
[점프볼=홍성한 기자] “특별한 걸 원한 게 아니었는데…”
은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최진수(37, 203cm)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다만 그 감정은 선수 생활을 돌아보는 데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다.
KBL은 8일 2026 FA(자유계약선수) 가운데 영입의향서를 받지 못한 선수 20명에 대한 원소속구단 재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최진수는 은퇴 명단에 포함됐다.
그러나 그 과정은 최진수가 기대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FA 자율협상 기간이 끝난 직후인 2일 은퇴 동의서에 사인하며 일찌감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은퇴는 공시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오해와 추측이 뒤따랐다. 은퇴가 아닌 ‘방출’로 표현된 기사까지 등장했다고.
9일 연락이 닿은 최진수는 “가스공사 쪽에 연락드려서 은퇴 공시가 언제 되는지 계속 여쭤봤다. 그런데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기사가 그렇게 나온 줄도 몰랐다. 부모님, 지인들을 통해 알게 됐다. 계속 연락이 오더라. 그래서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기사도 2~3일 전에 나온 걸로 알고 있다. 지금은 수정됐지만, 그동안 구단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텐데 왜 바로잡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최진수는 원치 않는 오해와 추측을 막기 위해 누구보다 빠르게 은퇴 동의서를 작성했지만, 공시가 지연되면서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결국 팬들의 추측과 비난이 이어졌다. 해당 기간 동안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지 않은 악성 메시지를 받아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그런 게 싫어 빨리 은퇴 공시를 요청한 거다. 그런데 일 처리가 늦어지면서 미체결 상태로 남아 있었고, 팬들은 상황을 모르니까 별의별 추측을 다 했다. 악성 DM도 많이 왔다. 처음에는 그냥 다 무시했다. 가족들도 보면 안 좋아하니까 삭제하고 차단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방출 기사가 나온 후 비난이 더 심해졌다. 사람들이 ‘네가 잘못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 운동을 그만두는 것 자체가 정말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는데 이런 상황까지 겹쳤다”라고 말했다.

최진수는 많은 걸 바란 게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은퇴식은 바란 적도 없다. 특별한 걸 원한 것도 아니다. 그냥 공지만 제대로 됐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거다. 굉장히 아쉽다. 가스공사는 나에게 뜻깊은 팀이었다. 잘하고 끝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정말 컸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은퇴 동의서 작성 자체는 갑작스러운 선택이 아니었다.
그는 “1차 영입의향서 기간에 연락 오는 팀이 없으면 일찌감치 은퇴할 생각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려왔던 은퇴의 모습이 있었다. 내가 안 되겠다,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고 느끼면 미련 없이 내려놓자는 생각이었다. 설령 팀을 구하더라도 어린 선수들의 기회를 뺏을 수도 있지 않나. 나는 충분히 오래 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더 미련을 두고 싶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최진수는 자신이 그려왔던 방식대로 내려놓을 준비를 마쳤다. 아직 그의 선수 인생에 완전히 마침표가 찍힌 것은 아니다. 현재 새로운 도전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향후 행보를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KBL 코트에서 최진수를 다시 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졌다는 점이다.
최진수는 203cm의 좋은 신장과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유망주였다. 한국 남자농구 선수 최초로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디비전1에 진출한 ‘개척자’였고, 최연소(17세) 국가대표라는 타이틀도 남겼다.
KBL에서는 통산 541경기에 출전해 평균 8.4점 3.3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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