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SK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 경기 전 SK 라커룸에서 문경은 감독을 만났다.
매니저로부터 상대팀 선수명단을 받아든 문 감독은 유심히 명단을 살펴봤다. 평소 그냥 슬쩍 훑으면 그만인 선발명단을 왜 이리 오래도록 살펴봤을까. 짧은 찰나였지만, 그 이유가 궁금했다. 그리고는 취재진을 보고 “박진수를 선발로 내세운 이유는 뭘까요…”라고 물었다.
문 감독을 잠시나마 고민에 잠기게 한 이유는 바로 박진수의 선발출전이었다. 이날 전자랜드는 박진수를 주전 포워드로 명단에 올린 것.
문 감독은 이어 “우리 팀에 수비할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닌데…”라며 머리를 갸우뚱 했다. SK는 현재 주전 파워포워드인 김민수가 허벅지부상으로 결장 중인 상태다. 이동준, 이승준이 있다고는 하지만, 굳이 식스맨인 박진수를 기용한 것에 대한 의문이 컸던 것.
문 감독은 “주태수가 나올지, 정효근이 나올지만 고민했는데”라며 대비했던 부분이 판단착오가 났음을 전했다.
박진수는 보통 교체멤버로 출전하는 선수다. 이번 시즌 경기당 7분여를 뛰고 있다. 사실 경기에 큰 영향을 줄만한 선수는 아니다.
SK의 라커룸을 나와 전자랜드의 라커룸으로 향했다. 유도훈 감독을 만나자마자 선발명단 얘기부터 꺼냈다. “박진수를 선발로 넣으신 이유는 뭔가요?”
유 감독이 답했다. “박진수가 D리그 스타플레이어 아니냐. 안 쓰면 되겠나. 그래야 D리그도 활성화되지 않겠나” 유 감독다운 유쾌한 답변이었다.
그는 이어 “(이)현호가 아직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았다. 우리 팀이 4번 자리가 약하다 보니 상대팀 4번 수비수가 늘 다른 선수에게 더블팀을 간다. 4번 포지션의 선수가 한 골을 넣으면 경기가 잘 풀릴 수 있다. 그 공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일단 진수가 중거리슛 능력이 좋다. 그리고 우직하게 파고드는 스타일이다”라며 박진수의 기용 이유를 전했다.
유 감독의 말대로 박진수는 D리그에서는 꽤나 알아주는 선수다. 지난 1일 오리온과의 경기에서는 34점을 넣으며 이번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SK의 라커룸에서도 박진수 얘기를 하면서 34점 얘기가 나오자 문 감독은 “김우겸은 D리그에서 라틀리프다. 아무도 못 막는다. 케이티로 간 신윤하는 에런 헤인즈였다”라며 웃어넘기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만큼 D리그와 정규경기는 하늘과 땅 차이다.
라커룸에서 화두가 박진수였다 보니 기자 역시 경기 시작과 함께 박진수의 플레이를 유심히 살펴봤다. 박진수는 리바운드에서 돋보였다. 1쿼터 공격리바운드 3개를 잡아내며 존재감을 보였다. 박진수의 신장은 192cm로 4번을 맡기엔 작은 신장. 하지만 특유의 탄력과 적극성을 앞세워 리바운드를 잡았다. 수비에서도 나름대로 매치업 상대를 잘 막았다.
공격은 아쉬웠다. 3개 시도한 슛이 모두 빗나갔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큰 선수를 상대로 득점을 하기가 쉽지는 않아보였다. 박진수는 이날 11분 14초를 뛰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선발 출전은 그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줬을 것이다.
다시 라커룸으로 돌아와서. 유도훈 감독은 신인 한희원이 과로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무슨 일일까?
“어제 훈련을 하는데 갑자기 간 수치가 올라가면서 얼굴이 부어올랐다. 병원에 갔다 왔는데 과로인 것 같다더라.”
결국 한희원은 이날 경기에 결장했다. 프로 초년병인 한희원으로선 프로팀의 고된 훈련과 일정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큰 부담이 된 듯 했다.
유 감독은 한희원에 대한 얘기를 더 해주었다. “선수들도 안다. 내가 신인들을 잘 안 뛰게 한 다는 걸. 난 완벽하게 준비가 돼 있는 선수만 뛰게 하니까. 근데 희원이는 처음부터 많이 뛰게 했다. 그래서 선수들이 의아해 했을 거다. 희원이가 슈터이기 때문에, 경기를 많이 뛰게 하면서 감을 잡게 하려는 생각도 있다.”
이번 시즌은 개막 후 신인드래프트가 열리다 보니 신인선수들이 팀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러한 부분이 1순위 문성곤을 비롯해 한희원 등 신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못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한희원의 과로 역시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한 성장통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부상자 얘기도 나왔다. SK 김민수는 허벅지 부상을 당한지 3주가 지났다. 하지만 이제 걷고 힘을 좀 줄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문 감독은 2주 정도는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자랜드의 안드레 스미스는 어떻게 됐을까? 스미스는 지난 10월 무릎 통증이 심해 8주 진단을 받고 미국으로 떠난 상태다. 전자랜드는 스미스의 대체선수로 허버트 힐을 영입했다.
완전교체는 아니다. 전자랜드는 8주 후 스미스의 부상이 나아지면 다시 스미스를 부를 예정이다.
유도훈 감독은 “스미스가 아직 운동을 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하더라. 일단 현재로서는 계속해서 힐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8주가 지난 후에 스미스를 영입할 경우, 기타사유로 인해 교체카드 한 장을 써야만 한다.
전자랜드가 개막 후 4연승을 달릴 당시만 해도 스미스의 활약이 빛났다. 크지 않은 키지만 탁월한 기술과 좋은 슛 적중률을 보이며 주목을 받은 스미스다.
유도훈 감독이 리카르도 포웰을 포기하면서까지 선택했던 스미스. 유 감독이 이번 시즌 팀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가장 큰 이유도 외국선수의 교체를 꼽고 있다.
스미스가 건강한 몸상태로 돌아온다면 전자랜드로선 천군만마를 얻는 기분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스미스의 복귀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사진 -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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