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 결산] ②언더사이즈 빅맨 대세, 4R도 그대로?

곽현 / 기사승인 : 2015-12-09 12: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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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시즌 전 KBL 외국선수 제도가 바뀌고 우려가 됐던 부분이다. KBL은 외국선수 제도를 장/단신 제로 바꾸면서 단신 외국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가 프로농구의 재미를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는 이미 과거 시행됐다 사라진 제도다. 과거에도 외국선수를 장/단신으로 나눠 선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조니 맥도웰 등 키는 작지만 힘이 좋은 언더사이즈 빅맨들이 주류를 이루면서 폐지된바 있다.


KBL이 원하는 ‘단신=1, 2, 3번의 외곽선수들’ 공식이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과거와 같은 현상이 반복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선 언더사이즈 빅맨보다 테크니션 가드들이 더 각광받았다. 16년 만에 등장한 포인트가드 외국선수 조 잭슨을 비롯해 안드레 에밋, 드워릭 스펜서, 론 하워드 등이 그들이다.


10명의 단신선수 중 정통 포스트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는 선수는 모비스에서 선발한 커스버트 빅터 정도였다.


구단들의 선택이 과거와는 달라진 것이 특이할 만한 부분이었다. 당시 감독들의 의견은 이랬다. “언더사이즈 빅맨 중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해외리그 경력으로 보면 오히려 테크니션 가드들이 더 좋은 효과를 보일 거라는 믿음이 강했던 듯 보인다. NBA 출신인 에밋을 비롯해 레바논 리그 득점왕 스펜서, D리그 MVP 론 하워드 등 쟁쟁한 경력의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


그리고 또 하나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면 국내 빅맨들의 경쟁력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프로농구 초창기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선수들의 신체조건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2m 이상 되는 선수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각 팀에 1명씩은 2m대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신장 뿐 아니라 웨이트도 예년에 비해 부쩍 좋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신 외국선수로 포스트플레이어를 뽑을 경우, 나머지 한 명은 외곽에 강점이 있는 선수를 선발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이 컸을 것이다.


▲외곽보다 골밑 강한 선수가 위력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시즌이 진행되면서 점차 달라지고 있다. 외곽 유형의 선수들보다 빅맨 유형의 선수들이 더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모비스의 커스버트 빅터다. 빅터는 키는 작지만 단단한 힘과 기술을 이용해 골밑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무엇보다 모비스는 빅맨형 선수를 2명 선발하면서, 이들의 로테이션을 통해 골밑에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케이티의 마커스 블레이클리는 완벽한 포스트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인사이더에 더 가까운 선수다. 웨이트가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긴 팔과 운동능력을 이용한 높이로 골밑에서 위력을 뽐낸다. 여기에 공을 다루는 능력이 좋아 때론 가드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 KBL은 전통적으로 이러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들이 위력을 발휘해왔다. 케이티는 블레이클리의 존재로 3쿼터 위력이 가장 높은 팀으로 꼽힌다.


이에 반해 가드들은 명확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 하는 모양새다. 빅맨형 선수들에 비해 외곽에서의 폭발력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조 잭슨은 화려한 개인기를 가지고 있지만, 지역방어에 고전하는 편이고, 실책도 많다. 론 하워드도 확실한 장점이 없다는 평가다. 드워릭 스펜서는 뛰어난 외곽슛을 가지고 있지만, 스펜서가 나올 경우 골밑수비가 약해진다. 전체적으로 이들 개개인의 약점보다는, 이들이 나오고, 장신선수가 빠졌을 시 골밑의 공백이 심각하다는 점이 문제다. 그 때문에 감독들이 이들의 출전시간을 많이 가져가지 못 하고 있는 것. 즉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것이다.


반면 안드레 에밋이나 마리오 리틀 같은 경우 외곽플레이어이긴 하지만, 탄탄한 웨이트를 갖고 있기에 단점을 최소화시키는 편이다. 어느 정도 골밑수비와 리바운드가 가능하고, 내외곽 공격에 모두 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같은 외곽플레이어라도 힘이 좋고, 골밑 수비가 가능한 선수들이 더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교체로 변화 시도하는 팀들
이에 몇몇 구단들은 단신 외국선수의 교체를 통해 전력에 변화를 주고 있다. 외곽플레이어보다 골밑플레이어가 팀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동부는 교체선수로 온 웬델 맥키네스가 대박을 치고 있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동부는 선발했던 다쿼비스 터커의 계약 거부로 단신에 운동능력이 좋은 라샤드 제임스로 교체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 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맥키네스다.


2013-2014시즌 인삼공사에서 뛰었던 맥키네스는 그리 특별한 기량을 보여주지 못 했다. 단신에 힘과 운동능력, 저돌적으로 골밑을 파고 들긴 하지만, 장신 외국선수들을 상대로는 큰 경쟁력이 없었다.


더군다나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이라는 걸출한 국내선수들이 있다. 이들을 보유한 상황에서 언더사이즈 빅맨인 맥키네스의 선택은 맞지 않는 옷처럼 보였다.


하지만 맥키네스는 이러한 염려를 모두 날려버리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12경기를 뛴 현재 평균 21.75점 9리바운드로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오히려 메인 외국선수인 로드 벤슨을 능가하는 활약이다. 덕분에 하위권에 머물던 동부는 공동 5위로 뛰어올랐다.


전자랜드 역시 알파 뱅그라를 인사이더인 자멜 콘리로 교체했다. 뱅그라의 기량으로는 향후 큰 비전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삼성 역시 하워드의 교체를 고려했지만, 마땅한 대체자를 찾지 못 해 교체의사를 접은 상황이다.





앞으로의 판도는?
언더사이즈 빅맨들이 대세인 건 분명하다. 적어도 현재 KBL에선 외곽플레이어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더 검증해볼 부분은 있다. 바로 4라운드 중요한 전환점이 있기 때문이다.


4라운드부터는 2, 3쿼터에 외국선수가 2명 뛸 수 있다. 기존 3라운드까지보다 외국선수들의 역할과 비중이 훨씬 더 높아지게 된다. 각 팀들은 외국선수들과 국내선수들의 시너지효과가 팀 전력을 좌우할 것이다.


한편으로 4라운드부터는 국내선수들의 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최대 10분의 시간을 외국선수들에게 뺏기기 때문. 이는 판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동부의 경우 김주성, 윤호영의 출전시간이 줄어드는 부분이 어느 정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이들의 체력을 보충해줄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함께 뛸 때의 시너지효과는 줄어드는 것이다. 인삼공사의 경우도 이정현, 강병현의 출전시간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갖가지 파생되는 문제점들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무조건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한편으로 언더사이즈 빅맨들이 대세가 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본래 KBL이 의도했던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


신장제한을 더 낮춘다고 하더라도, 본질적으로 전력 강화를 필요로 하는 각 팀의 욕구를 절제시키긴 힘들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뭔지를 고민해야 한다.


#사진 – 유용우, 신승규,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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