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고양/최창환 기자] “굴욕적이기도 하지만, 멋진 장면 아닌가.”
‘역대급’ 하이라이트 필름의 희생양이었지만, 김종규(24, 206cm)는 쿨하게 받아들였다. 그것보다 팀이 지는 게 더 힘들다며 말이다.
김종규가 1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활약, LG의 75-74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종규는 지난 12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5반칙 퇴장 당하는 등 부진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이승현을 상대로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쳤고, 루즈볼을 살리기 위한 투지도 보여줬다.
결국 위닝샷은 트로이 길렌워터의 차지였지만, 김종규가 경기종료 20초전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득점을 올리지 않았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지 모를 일이었다. 김종규의 이날 최종기록은 18득점 8리바운드 1스틸 1블록.
김종규는 “내가 경기 중반에 판단을 잘못 내려서 공격이 잘 안 풀렸다. 하지만 길렌워터가 해결해준 덕분에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LG는 최근 들어 전반을 잘 풀어내고도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하는 경기가 많았다. 오리온과의 3라운드 맞대결에서도 21점차를 못 지켰고, 이날 역시 한때 17점차까지 달아났으나 접전을 펼쳐야 했다.
김종규는 “팀 내에 젊은 선수가 많아서 그런 것 같고, 역전패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다. 이기고 있어도 불안하고 쫓기는 기분이 들 때가 있지만, 오늘 경기를 기점으로 이 부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종규는 또한 이승현과의 자존심 대결에 대해 “(이)승현이는 맞대결할 때마다 신경 쓰이는 선수다. 승현이도 말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승부욕이 강한 선수인 만큼 의식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종규는 이어 “개인기록이 높다고 해서 승현이를 이기는 건 아니다. 팀이 이겨야 나도 승현이에게 이긴 것이다. 오리온과의 5~6라운드에서도 이겨서 시즌 맞대결 전적을 동률로 만들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LG는 올 시즌 오리온을 상대로 1승 3패 중이다.
김종규는 지난달 21일 오리온과의 홈경기에서 의도치 않게 화제의 중심에 섰다. 조 잭슨이 자신을 상대로 26cm라는 신장 차를 극복하는 인유어페이스를 터뜨렸기 때문이다. KBL 출범 후 가장 화끈한 덩크슛이라 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날도 잭슨은 3쿼터 중반 김종규를 앞에 두고 화려한 더블 클러치를 성공시켰다.
이에 대해 묻자 김종규는 오히려 웃었다. “잭슨의 탄력이 좋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기가 막힌 하이라이트 필름이 만들어지는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굴욕적이기도 하지만, 내가 봐도 멋진 장면이었다(웃음).” 김종규의 말이다.
김종규는 이어 “나도 다른 선수를 상대로 멋진 장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 때문에 정신력이 무너지진 않는다. 오히려 팀이 지거나 내가 제몫을 못하는 게 더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김종규 역시 빅맨임에도 탄력과 기동력이 뛰어난 선수다. 다음에는 하이라이트 필름에서 ‘당하는 자’가 아닌 ‘주인공’이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 사진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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