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현승섭 인터넷기자] 원정 연패는 끝났지만 LG가 가야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았다.
창원 LG는 1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75-74, 가까스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시즌 7승(22패)을 거둠과 동시에 원정 8연패 사슬을 끊었다. 또한 이날 승리로 9위 SK에 3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LG는 적극적인 골밑 공략과 트로이 길렌워터(전반 20득점)의 활약으로 전반 40-27로 앞섰다. 올 시즌 처음으로 오리온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둘 절호의 기회.
하지만 LG는 3쿼터에만 8개의 실책을 범하며 급격히 무너졌고, 급기야 오리온에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달 21일 오리온에 21점차로 앞서다가 역전패를 당했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4쿼터에 오리온과 시소게임을 펼친 LG는 길렌워터가 4쿼터 종료 2초전 던진 슛이 림을 갈랐고, 덕분에 극적인 역전승을 챙겼다.
LG의 원정 성적은 2승 13패, 리그 최하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집 나가면 고생이다’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성적. 지금까지의 LG의 원정 여정은 어땠을까?
우려는 현실로, 개막 이후 원정 5연패
시즌 초부터 농구관계자와 팬들 사이에서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LG. 그러나 홈 개막전에서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영입한 삼성에 승리를 거두며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듯 했다.
그러나 LG의 고통은 잠시 늦춰졌을 뿐이었다. 길렌워터에 의존한 단조로운 공격 패턴, 맷 볼딘의 기량 부족과 사타구니 부상,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로 징계를 받은 유병훈, 국가대표로 차출된 김종규의 부재, 양우섭 1번 활용 실패, 기승호의 부진, 반짝 스타로 떠올랐지만 이내 가라앉은 안정환. 총체적 난국에 빠진 LG는 1라운드 3번의 원정 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
2라운드에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김종규가 복귀했지만 기대했던 만큼 팀플레이에 녹아들지는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볼딘의 사타구니 부상이 악화되었다. LG는 일시대체선수로 브랜든 필즈를 영입했다. 필즈는 부산 KT 원정 경기에서 데뷔했고, 넓은 시야와 경쾌한 드리블로 KT를 괴롭혔다. 그러나 4쿼터 종료 0.6초 전, 필즈가 자유투 3개 중 1개를 놓치며 LG는 KT에 91-92로 석패했다. 이후 SK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패배한 LG에겐 ‘원정 1승’은 그림의 떡과 같았다.
드디어 원정 첫 승+첫 연승
LG가 기다렸던 ‘원정 1승’은 원주에 있었다. LG는 10월 18일 원주 동부와의 맞대결에서 77-68로 승리했다. 길렌워터는 내외곽을 넘나들며 28득점 9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여기에 필즈가 3쿼터 활약(3쿼터 13득점)이 더해지면서 실책에 발목 잡힌 동부를 따돌렸다.
또한 이틀 전(16일) KCC를 홈에서 잡아낸 LG는 이날 승리로 이번 시즌 첫 연승을 달성했다. LG는 필즈 영입 이후 안정된 외국 선수 경기력을 바탕으로 정성우, 한상혁 등 신인선수들을 드래프트 이후부터 기용함으로써 반전드라마를 쓸 수 있었다.

원정 8연패의 늪, 팀 원정 연패 기록 경신
1) 또다시 흔들리는 외국 선수 전력
LG는 볼딘을 퇴출하고 필즈를 완전 영입하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필즈는 이미 NBA 유타 재즈의 D리그 팀으로 가기로 약속한 상황. 필즈가 미국으로 떠나자 LG의 선수단 퍼즐은 완전히 어그러졌다. 급하게 영입한 대이비온 베리는 기량 부족으로 단 2경기만 소화하고 한국을 떠나야했다.
LG는 뒤이어 포워드형 단신 외국 선수인 조쉬 달라드를 영입했다. 그러나 달라드가 3경기 만에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LG는 달라드에게 이별을 고할 수밖에 없었다. KBL은 외국 선수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리그다. LG는 예견된 부진을 피할 수 없었다.
2) 잊고 싶은 원정 경기
- 연장전 패배 : 전자랜드전
LG는 10월 31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2차 연장승부 끝에 112-114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에서 길렌워터는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인 50점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허버트 힐(35득점 12리바운드 6블록)을 앞세운 전자랜드의 투지에 밀려 결국 승기를 내줘야했다.
- 대역전패 : 모비스 전
LG는 11월 24일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78-79로 패했다. LG는 3쿼터 종료 당시 모비스에 14점이나 앞선 상태였다. 그러나 LG는 귀신에 홀린 듯 6개의 실책을 범했고, 그 틈을 탄 모비스는 양동근, 김수찬, 커스버트 빅터의 활약으로 맹추격했다.
그리고 4쿼터 종료 1.4초전 함지훈이 침착하게 자유투 2개를 성공시키며 모비스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었다. 39분 59초 동안 이기고 1초 동안 진 LG. LG는 사흘 전(21일) 홈경기에서 오리온에 21점 차로 앞서다가 역전패(70-74)를 당했던 악몽을 채 씻어내기도 전에 또다시 같은 악몽에 시달렸다.
3) 불명예 기록 경신
이후 LG는 안양 KGC와 서울 삼성과의 원정 경기도 연이어 패배하며 기어이 8연패에 도달하고 말았다. 8연패(2015. 10. 22 - 12. 12)는 팀 자체 최다 원정 연패 기록. 더불어 이 기간 동안 오리온, 모비스로부터 당한 역전패는 LG가 후반전, 특히 4쿼터에 약하다는 오명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이전 기록은 2004-2005시즌에 기록한 7연패(2004. 11. 21 - 2005. 01. 01).
※ LG는 1점차 승부에서 3연패 이후 2연승 중이다.
10.10 부산 KT 전 91:92 (원정, 패)
11.15 인천 전자랜드 전 72:73 (원정, 패)
11.24 울산 모비스 전 78:79 (원정, 패)
12.05 서울 SK 전 79:78 (홈, 승)
12.13 고양 오리온 전 75:74 (원정, 승)
온고이지신 : 개막 후 원정 15경기 성적과 정규리그 최종 성적 (01-02 시즌 이후)
그렇다면 KBL 출범 후 현재 LG와 비슷한 원정 성적을 기록했던 팀들의 결과는 어땠을까?

54경기로 개편된 01-02 시즌부터 지금까지 정규리그에서 홈팀의 승률은 55.1%. 표에 기재된 팀들도 모두 시즌 최종 성적에 있어서 홈 성적이 원정 성적보다 좋았다. 심지어 04-05 시즌 인천 전자랜드의 홈 승률은 5할을 넘어섰다(14승 13패). 결국 약팀이든 강팀이든 안방에서의 승리는 어느 정도 보장된 셈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이런 점을 미루어보았을 때, LG도 결국 원정 경기에서 좀 더 힘을 내주어야 보다 높은 순위로 올라갈 수 있다.
※ 규격 외 기록 (1998-1999 대구 동양)
농구 팬들이라면 당시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이 한 시즌 3승 42패(승률 .067)와 32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숨겨진 기록이 또 있다. 바로 원정 경기 전패(18패). 당시 KBL의 한 시즌 경기 수는 45경기(2001-2002 시즌부터 54경기). 이 중 9경기는 중립구장인 서울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중립구장에서의 성적도 포함시킨다면, 당시 동양은 원정 22패를 기록한 셈이 된다(홈-원정을 나눴을 시). 만약 중립구장에서의 경기를 모두 원정 경기로 여긴다면 1승 26패가 된다.

키는 샤크 맥키식에게 있다
LG는 최근 5번째 단신 외국선수로 샤크 맥키식(25, 188cm)을 영입했다. 현재 3경기를 소화한 맥키식은 가드 자원으로 신장은 작지만 운동신경이 좋고 준수한 슈팅 능력을 가졌다. 이대로 KBL에 적응한다면 LG의 기대를 충족할만한 선수가 될 수 있다. 맥키식이 해야 할 일은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길렌워터를 벤치로 앉혀야 한다. 길렌워터는 경기당 평균 33분 44초를 소화한다(전체 5위, 외국 선수 1위). 최근에는 접전 상황이 많아 출전시간이 더욱 길어졌다(최근 5경기 평균 출전시간 36분 27초, 평균득점 32.4점). 본인도 체력적으로 힘든 건 사실이라고 시인할 정도. 맥키식이 제 몫을 해준다면 길렌워터도 좀 더 많은 휴식시간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부상을 조심해야한다. 4라운드부터는 2, 3쿼터에 외국 선수 2명 출전이 가능하다. 외국 선수의 활용 폭이 넓어진 상황. 그런 상황에서 외국선수 한 명이 이탈하는 것은 큰 손실이다. 특히 추격자 입장인 LG의 경우 더욱 타격이 크다. LG는 조쉬 달라드가 결장한 4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 이 중 3경기는 모두 5점 차 이내의 접전이었다. 다른 외국선수가 조금이라도 길렌워터를 도왔더라면 결과는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각국 리그가 시작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즉,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올라갈 수 없다
최근 각 팀들은 군 입대와 부상으로 이탈했던 선수들의 복귀나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안정화시키고 있다. LG로서는 특히 전자랜드(8위, 3.5경기차)와 SK(9위, 3경기차)가 신경 쓰인다. 전자랜드는 포웰의 복귀로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고, SK는 조만간 김민수의 부상 복귀를 맞이할 것이다. 이제 LG에 남은 경기는 25경기. 7승 22패인 LG가 지금부터 도약하지 않는다면 6강 진입은커녕 최하위권 탈출조차도 힘들 것이다.
#사진 - 유용우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