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흔들리는 ‘황소군단’ 시카고 불스

양준민 / 기사승인 : 2015-12-23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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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준민 인터넷기자] ‘첩첩산중(疊疊山中)’ ‘산이 겹겹이 겹쳐 있는 깊은 산’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로 ‘일이 자꾸 꼬이며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황소군단, 시카고 불스의 상황을 잘 나타내는 말이 아닐까 싶다.


시카고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최근 10경기 4승 6패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시카고는 23일 현재(이하 한국시각),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한때 동부 컨퍼런스 2위를 달리던 순위는 어느새 6위까지 주저앉았다. 무엇보다 19일 열렸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와 4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를 펼친 것이 시카고에겐 독이 되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팀 분위기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 데릭 로즈의 부진을 틈타 팀 내 1옵션으로 올라선 지미 버틀러(26, 201cm)는 20일 열린 뉴욕 닉스와의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나는 호이버그 감독을 존경하지만 그는 선수들에게 좀 더 강하고 냉정하게 가르침을 줄 필요가 있다”는 말로 호이버그의 지도방식에 일침을 가했다.


듣기에 따라선 호이버그 감독이 스타들이 즐비한 시카고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 하고 있다는 말로 들릴 수 있다. 다른 선수들 역시 입조심 해야겠지만 현재 팀의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는 버틀러의 입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팀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매우 경솔한 발언이었다.


문제는 굳이 버틀러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올 시즌 시카고에 ‘변화의 바람이 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시카고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올 시즌 시카고는 정말 지난 시즌에 비해 ‘변화’를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시카고 불스 전/현 시즌 기록 비교
: 2014-2015시즌 경기당 평균 100.8득점(15위) 97.8득점(공동 9위) 득/실점 마진 +3.0
45.7리바운드(3위), 21.7어시스트(공동 14위) FG 44.2% 3P 35.3%(경기당 7.9개)
: 2015-2016시즌 경기당 평균 100.4득점(20위) 99.6득점(12위) 득/실점 마진 +0.8
49.0리바운드(1위), 22.7어시스트(10위) FG 42.4% 3P 35.6%(경기당 7.9개)


지난 6월, 시카고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아이오와 주립대의 프레드 호이버그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지난 5년간 톰 티보듀 감독은 시카고를 꾸준한 팀으로 만들었지만, 시카고는 ‘변화‘를 이유로 티보듀 감독의 해임을 결정했다. 하지만 현재만 보면 시카고의 선택은 틀린 듯하다.


수비와 조직력을 중시하는 티보듀 감독과는 달리 호이버그는 개인의 능력을 최대로 살리고 적극적인 공격농구와 빠른 템포의 농구를 추구하는 감독이다. 실제로 호이버그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시카고의 선수층에 만족감을 표하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유로바스켓 직후 팀에 합류한 파우 가솔 역시 호이버그의 지도력에 만족감을 표할 정도였다.


그렇다고 호이버그 감독이 단순히 공격농구만을 추구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호이버그는 감독 취임 직후 수비전문가인 짐 보일런을 어시스턴트 코치로 영입하며 수비 전술의 완성 역시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고 했던가. 올 시즌 호이버그호의 시카고는 그 색깔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시카고만의 강점이 사라져 버렸다. 선수 로테이션에 문제가 있던 티보듀지만 그는 ‘수비’라는 확실한 색깔을 시카고에 주입시킨 감독이었다.


그러나 적극적인 공격농구와 빠른 업-템포 농구를 추구하는 호이버그 감독은 자신만의 색깔을 시카고에 주입하는데 실패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미 몇몇 전문가들은 "시카고는 더는 우승 후보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등 올 시즌 시카고는 자신들만의 색깔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시카고 불스의 전/현 시즌 오펜시브(ORtg), 디펜시브(DRtg) 레이팅 수치 비교
: 2014-2015시즌 오펜시브(ORtg) 104.7 디펜시브(DRtg) 101.5 기록
: 2015-2016시즌 오펜시브(ORtg) 98.4 디펜시브(DRtg) 97.8 기록


아이러니하게도 위의 기록을 본다면 ‘공격 앞으로’를 외치는 호이버그의 시카고는 티보듀의 시카고보다 수비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올 시즌 무엇이 시카고를 무색무취로 만들어버린 것일까. 지금부터 그 원인을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①‘흑장미’ 데릭 로즈의 부진와 호이버그의 아집!
올 시즌 ‘흑장미’ 데릭 로즈(27, 191cm)가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다. 최연소 MVP에 빛나는 그이지만 그 역시 부상악몽은 피해갈 수 없는가 보다. 뿐만 아니라 오프시즌 경기외적으로 많은 잡음을 몰고 다니던 로즈는 올 시즌 완전히 시들어버린 흑장미로 변해버렸다.


23일 현재 로즈는 24경기 평균 32.9분 출장 13.5점을 기록하며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을 기대케 했던 로즈였기에 현재 그의 부진은 더욱 뼈아파 보인다.


※데릭 로즈 2014-2015 정규리그/플레이오프 기록 비교
: 정규리그 51경기 평균 30분 출장 17.7득점 3.2리바운드 4.9어시스트 FG 40.5%
3P 28.0%(경기당 1.5개)
: 플레이오프 12경기 평균 37.8분 출장 20.3득점 4.8리바운드 6.5어시스트 FG 39.6%
3P 34.8%(경기당 1.9개)


호이버그 감독 역시 올 시즌 역시 로즈가 건재할 것이라 믿었던 모양새다. 그렇기에 오프 시즌 강력한 공격농구를 선보일 것이란 자신감을 표현했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했던가. 로즈에 대한 호이버그의 믿음은 철저히 무너져버렸다.


다행히 버틀러와 가솔 등 다른 선수들의 활약으로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권에 위치하고 있어 망정이지, 만약 올 시즌 시카고가 지금보다 더 큰 부진의 늪에 빠졌다면, 비난의 화살은 온전히 로즈에게로 향했을 것이다.


이미 오프시즌 성폭행 스캔들에 휘말리는 등 로즈는 시즌 전부터 각종 이슈를 몰고 다녔다. 뿐만 아니라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은 현재의 시카고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으며 팀 분위기를 흐리기도 했다.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즌 개막 직전 안와 골절 부상을 당하며 이번 시즌 로즈는 1옵션 자리마저 버틀러에게 내줬다.


※2015-2016시즌 데릭 로즈 / 지미 버틀러 기록비교
: 데릭 로즈 - 평균 13.5득점 5.4어시스트 3.3리바운드 PER(선수효율성지수) 9.79
: 지미 버틀러 - 평균 21.5득점 3.3어시스트 5.0리바운드 PER(선수효율성지수) 20.83


올 시즌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로즈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상 휴유증으로 사물이 2개로 보이고 있다. 지금 림과의 거리도 정확히 모르겠고, 상대 수비수의 손이 어딘지 파악하기도 힘들다”며 부상 휴유증의 심각성을 고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이버그는 로즈에 대한 미련을 쉽게 떨치지 못하고 있다. 호이버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즈의 부상완치에 3개월이 걸린다. 하지만 그를 라인업에서 빼기보다는 회복속도를 고려하며 조금씩 경기감각을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며 앞으로 그를 계속해 투입할 뜻을 전했다.


이미 로즈는 자신의 장기인 드리블 돌파도 힘들만큼 경기력이 떨어져 있다. 로즈를 대신할 마땅한 백업 포인트가드가 없다는 점도 문제지만 경기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선수를 계속해 라인업에 올리는 것은 호이버그의 뚝심이 아닌 그저 ‘아집’일 뿐이다.



②흔들리고 있는 선수단의 분위기, 리더가 없다
이미 시카고는 오프시즌 로즈의 “팀에 불만족스러운 점이 많다”는 발언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거기에 최근 버틀러까지 호이버그 감독에 대한 불만을 언론에 쏟아내며, 팀 분위기는 어수선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현재 버틀러는 올 시즌 평균 21.5점을 기록하며 팀의 1옵션이자 중심으로 올라섰다. 그렇기에 버틀러에겐 팀이 어려울수록 팀의 분위기를 다잡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과 팀의 중심선수의 충돌은 팀 전체의 분위기를 단숨에 흘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버틀러는 이번 발언은 너무나도 경솔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가솔 역시 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을 통해 멤피스 그리즐리스로 둥지를 옮길 것이라는 루머까지 퍼지고 있다. 거기에 최근 시카고가 드마커스 커즌스의 트레이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등 최근 온갖 루머들을 양산하며 시카고의 분위기는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조아킴 노아 역시 22일 열린 브루클린 네츠와의 경기에서 안드레 바르냐니와의 공중볼 경합 중 어깨부상을 당하는 등 현재 시카고의 분위기는 급격히 냉랭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할 ‘리더’가 없다는 점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노아는 부상으로 당분간 결장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가솔 역시 이미 팀에서 마음이 떠난 듯 하다. 로즈 역시 부진한 경기력으로 남이 아닌 자신의 입지부터 걱정해야할 처지에 이르렀다.


이외에도 시카고는 인사이드 진영의 교통정리 등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있다. 이제는 정말 그 누구도 아닌 호이버그의 감독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시카고는 22일 브루클린과의 경기를 끝으로 26일 경기 전까지 꿀맛 같은 휴식을 얻었다.


과연 호이버그 감독과 시카고는 남은 시간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잘 추스르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26일 시카고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경기를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사진 - NBA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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