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김선아 기자] “은퇴 선수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어떻게’, ‘얼마나’와 같은 현실적인 질문을 했을 때 자신있게 답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래서 농구인 이환우(43), 권은정(41) 부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머릿속 구상을 현실로 옮긴 것. 2015년 9월, 은퇴선수들의 진로개척을 위한 비영리사단법인, KPE4LIFE를 출범 했다.
KPE4LIFE는 은퇴선수들의 ‘제2의 인생 설계’를 목표로 한 비영리사단법인으로 2015년 9월 경기도 수원에서 문을 열었다. 은퇴한 체육인들이 자립할 수 있게 사업을 기획하고, 이들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 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목적이다.
여자농구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권은정 씨가 회장, 남편이자 전직 전자랜드 코치 이환우 씨가 사무총장을 맡았다. 이환우 사무총장은 “은퇴선수 스스로 일할 수 있게 지원하는 단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한체육회와 체육인재육성 재단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가 그 플랫폼 역할을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KPE4LIFE는 이환우 사무총장이 경희대학교 스포츠산업창원지원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구상이 시작됐다. 애초 이환우 사무총장은 농구교실 개점을 생각 하고 있었으나, 수업을 들으면서 계획을 전면수정했다. 은퇴선수의 삶에 더 관심을 갖게 됐고, 급기야 이를 사업적으로 발전시켜간 것이다.
“일반 회사에 다니던 사람들은 이직이나 은퇴를 앞두고 이런 프로그램을 접한다. 하지만 운동선수는 다르다. 나도 지인의 소개로 알았을 정도다. 현역 선수 중 80%가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 것을 모를 것 같다. 운동으로 사회성이 좋아 질 수 있지만, 엘리트 농구선수들은 오히려 사회와 격리되고 고립되어 있다. 그래서 운동선수일수록 이런 프로그램이 더 필요하다 생각했다. 현역시절에 주목 을 받아온 선수들은 은퇴 후에도 기회가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음지 로 갈 수밖에 없다.”
2015년 3월부터 구체화된 이 구상은 약 6개월 여를 거쳐 ‘현실화’되었다. 10월에는 「2015 수원시 사회적 경제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이 아이디어로 우수상을 받았다. 권은정 회장과 이환우 사무총장이 가진 생각이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환우 사무총장은 “지속경영재단에서 진행하는 경기도 사회적경제아카데미 디자인띵킹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많은 사람과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이 문제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은퇴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하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은퇴 선수들 어떻게 돕나
그렇다면 KPE4LIFE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은퇴선수들을 도울까. 운동선수들의 은퇴 후 교육이라 특화된 부분이 있겠지만, 먼저 기본은 인성교육이라고 한다. 이를 기반으로 KPE4LIFE는 경희대 스포츠산업창업교육에서 멘토를 해준 홍성욱 교수와 운동선수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권은정 회장은 “우리는 은퇴선수의 100% 취업을 보장하는 곳이 아니다. 은퇴 선수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 자신감을 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운동 말고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이를 이루게 해줄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권 회장과 이 사무총장 모두 그간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사회에 눈을 떴고, 이를 동료들과도 공유하길 원하고 있었다. 권은정 회장은 최근에도 경희대 대학원을 다니며 꾸준히 자기 계발에 힘쓰고 있다.
‘스포츠’를 사업 범위로 정했지만, 농구인 출신인 만큼 현재까지는 농구를 대상으로 한 사업계획이 더 많다. 애초 계획해온 맞춤형 생애 재설계 교육운영 외에는 제주 국제 동호인 농구대회, 농구 캠프 개최, 초등농구연맹 권역별 리그 운영 등이 있다. 권 회장과 이 사무총장은 “당장 덩치를 키우기보다 차근차근 성장해 KPE4LIFE를 알리고 싶다”고 방향을 설명했다.
수익도 놓칠 수 없다. 교육 외에 은퇴선수들이 활동할 자리를 만드는 데 자금이 필요한 건 당연한 이야기. 방과후 교실과 자율학기제를 통한 재능기부, 스포츠 관광, 스포츠클럽 운영 등이 사업 계획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중 ‘스포츠 관광’이라는 말은 생소하다. 이환우 사무총장은 “팀 매니저와 코치를 하면서 해외 전지훈련을 많이 다녀봤다. 그때 경험한 것을 살리려고 한다. 12월에 중국 상하이 U-18 청소년 대표팀이 한국에 전지훈련을 왔다. 우리의 첫 번째 일이 될 것이다. 이들이 경희대, 동국대, 한양대, 삼일상고, 안양고와 경기하도록 도울 것이다. 그리고 12월 27일 인천 전자랜드와 고양 오리온이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경기할 때 오프닝 경기로 이벤트(U18과 송도고, 전자랜드 D리그 연합팀의 경기)를 열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벤트 경기는 법인이 하고 있는 목적사업에 들어가는 부분이다. 운영하 려면 수익 사업도 있어야 한다.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스 포츠 관광에서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짧은 기간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참여자들의 적성에 맞는다면 제대로 이 분야로 진출할 수도 있다. 선수들에게 원천 기술은 있지 않은가. 자기 종목을 활용해 사회로 자연스럽게 걸음을 밟아나가도록 돕겠다”라고 설명했다.
KPE4LIFE는 아직 기틀을 다지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첫 발을 뗀 뒤 현재는 뿌리를 튼튼히 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어려운 첫 걸음을 뗐기에, 이제 이들에게는 앞으로 걸어갈 걸음이 더 중요하 다. 권은정 회장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희망이 보이는 그림이지만, 아직 선명하지는 않 다.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성사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단체가 될 것으로 본다. 나의 은퇴 후 경험으로 인해 누군가 나를 찾을 수 있고, 혼자가 아니라 다같이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꿈을 가져본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환우 사무총장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에 여기까지 왔다. 지금은 성공이 아니라 과정을 진행 중이다. 너무 급하게 가지는 않을 것이다. ‘허울만 좋고 내용이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다. 더디게 가더라도 꾸준히 갈 수 있는 환경을 우리 스스로 만들겠다. 우리는 연결고리가 많다.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아 놀랐다.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내실 있는 법인을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KPE4LIFE란?
KPE4LIFE는 삶을 위한 생활 체육인 KOREA PHYSICAL EDUCATION FOR LIFE의 줄 임 말이다. 이환우 사무총장은 “스포츠와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다. 2022년이면 인구의 2/3가 생활체육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본다. 미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FOR LIFE’는 인생을 위한, 삶을 위한 체육교육이라는 말을 담고 있다. 우리는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한 사람들의 모임이며, 우리가 생활체육계에 같이 있다는 말을 담고 있다”라고 전했다. (문의 : [email protected])
사진_신승규 기자,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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