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권수정, 홍아름 인터넷기자] 선수들은 본인의 기록보다 팀의 승리를 위해 경기를 뛴다. 그러나 개인기록도 결국 그 흔적으로 남는다. 그래서 「점프볼 랭킹쇼 TOP 3」에서는 선수들의 한 경기, 한 경기가 축적된 기록에 초점을 맞췄다. 신경 쓰지 않으려 하지만, 괜히 신경 쓰이는 기록에 대한 선수들의 속마음을 엿보려 한 것이다.
개인의 ‘나 홀로 득점능력’도 중요하지만 농구는 5명이 정해진 패턴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팀 스포츠다. 원활한 패스와 약속된 플레이로 팀의 득점을 만들어 낸다면 그보다 최선의 공격루트는 없을 터. 어시스트는 그러한 공격의 초석이 된다.
대부분 코트 위의 사령관으로 불리는 포인트 가드나 한 팀에서 농구를 오래한, 즉 팀의 플레이에 잘 녹아드는 고참들이 어시스트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득점 욕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팀의 확실한 득점을 위해 넓게 보며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 둥지에서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 새를 둔 어미 새의 심정이 이러할까?
맛있는(?) 득점을 동료들에게 주기 위해 더 넓은 시야로 공간을 탐색하며 득점 루트를 살피는 KBL 어미 새 TOP 3를 만나보았다.
※ 선수들의 솔직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표현을 그대로 옮겼음을 밝힌다.
1위 함지훈 (울산 모비스, 포워드)
38경기 어시스트 219개(평균 5.76개)
Q.어시스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기쁨을 둘로 나누면 더 기쁘듯이 어시스트로 득점하면 득점한 선수나 어시스트를 한 선수, 둘 다 좋은 거라서 그런 점에서 좋은 거 같아요.
Q.함지훈 선수의 패스를 어시스트로 만들어주는, ‘어시스트-득점’ 관계에서 ‘영혼의 콤비’는 누구인가요?
A.커스버트 빅터와 아이라 클라크, (양)동근이 형이 제 어시스트 대부분을 올려주죠. 세 선수가 득점을 잘 해준 덕분에 제가 어시스트 부분 탑3에 올라간 것 같아요. 포워드 포지션인데 이렇게 어시스트 부문 상위권에 올라있다는 것만으로도 좋네요(웃음).
Q.함지훈 선수는 본인의 경기 중 어시스트와 관련된 기억이 있나요?
A.2008-2009시즌 삼성과의 경기에서 오다티 블랭슨이 3점슛을 넣어 역전승을 한 적이 있어요. 그 슛을 제가 어시스트를 했죠. 그런데 제가 어시스트를 해서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아니에요. 평소 유재학 감독님이 승리 후 제스처가 없으신 편인데, 그날 그 슛이 들어가고 정말 좋으셨는지 블랭슨이랑 배치기를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그날이 기억에 남아요.
여기서 잠깐! 함지훈의 그 경기!
2008년 11월 30일 모비스는 삼성을 상대로 원정경기를 치렀다. 경기종료 9.2초를 남기고 모비스가 83-85, 2점차로 뒤처져 있었다. 작전시간을 마치고 나온 선수들은 휘슬과 함께 마지막 공격을 시작했다. 오타디 블랭슨이 외곽에서 인사이드로 볼을 패스했고, 이를 함지훈이 받았다. 함지훈은 네 명의 수비수가 자신에게 몰리자 다시 외곽에 있는 블랭슨에게 패스를 했다. 블랭슨은 1초가 채 안 남은 상황 3점슛을 던졌고, 모비스는 그 슛이 림을 가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유재학 감독 배치기’ 세리머니로 알려진 경기가 이 경기였다. 이날 함지훈은 21득점 5어시스트 4리바운드로 활약했고, 막판 짜릿한 역전 3점슛을 어시스트한 주인이 되기도 했다.
Q.어시스트 관련, KBL에서 인상 깊었던 경기가 있다면요?
A.음···. (10초 동안 큰 눈을 땡글땡글 굴리며 고민을 하더니)경기에 대한 기억은 따로 없는 것 같아요(웃음).
Q. 많은 선수들에게 어시스트를 해줬지만, 반대로 어시스트를 받은 적도 많을 것 같아요. 농구 외적으로, 함지훈 선수의 지금까지 모습을 돌아봤을 때 본인에게 어시스트를 해준 사람 중 생각나는 선수가 있나요?
A.(함지훈은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3일이 지난 다음에야 그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생각을 해봤는데, 떠오르는 게 가족이었어요. 요새 아들 승후가 경기장을 잘 찾아줘서 아들을 보고 힘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웃음).
2위 양동근 (울산 모비스, 가드)
30경기 어시스트 163개(평균 5.43개)
Q.어시스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제가 잘 못하더라도 동료들이 득점을 해주게 되면 제 어시스트가 늘어나잖아요. 그래서 제가 잘한다는 것보단 넣어준 선수들에게 고마운, 그런 점이 매력인 것 같아요.
Q.양동근 선수의 패스를 어시스트로 만들어주는, ‘어시스트-득점’ 관계에서 ‘영혼의 콤비’는 누구인가요?
A.제가 패스를 잘하는 선수는 아니에요. 골라서 줄 수 있는 선수도,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도 아닌 것 같아요. 득점 기회가 보이는 대로 줘요. 그 선수가 넣으면 어시스트 개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누구에게 준다기보다 기회가 나는 쪽으로 주는 것 같아요.
Q.양동근 선수는 본인의 경기 중 어시스트와 관련된 기억이 있나요?
A.어시스트는 제 포지션 상 매 경기 나오기 때문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건 없어요. 대신 어시스트를 하는 순간마다 머릿속에 떠올리는 건 있어요. 패스를 할 때 실책 없이 안전하게 줘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흐름이 바뀌지 않게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여기서 잠깐! 기자가 뽑은 양동근의 기록!
‘모비스의 심장’, ‘공격의 시작과 끝’이라는 수식어답게 양동근은 통산 2,500어시스트를 앞두고 있다. KBL 역사상 다섯 번째로 2,500어시스트를 돌파한 선수로 남게 되는 것. 수많은 어시스트를 했지만 2500어시스트를 달성하게 되는 순간, 그 어시스트만큼은 양동근의 기억에 남지 않을까.
Q.어시스트 관련, KBL에서 인상 깊었던 경기 or 선수가 있다면요?
A.김승현(은퇴) 선수와 이상민(삼성) 감독님이요. 다른 분들도 공감하시는 만큼 그 이유를 잘 아시겠죠?(웃음) 제가 중계 화면을 통해 전체적으로 봐도 ‘저기에다 어떻게 찔러 줄 수 있을까?’ 싶어요. 농구 센스도 그렇고, 시야가 엄청 넓잖아요. 그런 점이 정말 인상 깊어요.
Q.많은 선수들에게 어시스트를 해줬지만, 반대로 어시스트를 받은 적도 많을 것 같아요. 농구 외적으로, 양동근 선수의 지금까지 모습을 돌아봤을 때 본인에게 어시스트를 해준 사람 중 생각나는 분이 있나요?
A.농구, 농구외적인 부분으로 나눠서 뽑을게요. 일단 농구적인 부분에서는요. 당연히 유재학 감독님이죠(웃음). 제가 농구를 재밌게, 뭐 아직 그렇게 오래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오래 할 수 있도록 해주신 감독님이 가장 생각이 나죠. 농구 외적으로는 농구를 할 수 있게 항상 응원해주고 뒷바라지 해준 부모님과 와이프에게 감사해요.
3위 김선형 (서울 SK, 가드)
18경기 어시스트 97개(평균 5.39개)
Q.어시스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팀플레이니까 제가 한 골 넣는 것 보다 제 패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해서 골을 넣으면 두 명, 세 명이 기분이 좋잖아요. 그게 큰 매력이지 않을까 싶어요.
Q.김선형 선수의 패스를 어시스트로 만들어주는, ‘어시스트-득점’ 관계에서 ‘영혼의 콤비’는 누구인가요?
A.일단 저 같은 경우에는 외국선수들이랑 많이 맞추다 보니까 데이비드 사이먼이나 드워릭 스펜서가 아닐까요? 제 개인적으로도 그 선수들에게 어시스트를 많이 하려고 하고, 또 팀 적으로도 외국선수를 중심으로 한 패턴플레이가 많아서 저희 세 명의 역할이 많아요. 그러다보니 그 두 명이 저와 제일 잘 맞는 것 같아요.
Q.김선형 선수는 본인의 경기 중 어시스트와 관련된 기억이 있나요?
A.속공플레이를 선호해서 제가 마무리 짓는 걸 좋아하는데, 항상 사이먼 선수나 스펜서 선수를 보면 제가 속공치고 나갈 때 밖에 있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스펜서 선수를 많이 보고 있어요. 그 상황에서의 플레이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여기서 잠깐! 기자가 뽑은 김선형의 어시스트!
김선형이 말했듯 SK는 김선형을 중심으로 외국선수와의 패턴 플레이가 많이 보인다. 총 97어시스트 중 약 25%를 차지하는 24어시스트는 스펜서의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특히 그중 13어시스트는 호쾌한 3점슛으로 장식됐다. 사이먼과의 조화 또한 눈에 띈다. 29%에 달하는 어시스트가 사이먼의 포스트 득점이 된 것. 김선형의 이번 시즌 최다 어시스트는 지난해 12월 5일 창원 LG와의 원정경기에서 기록한 11어시스트. 데뷔 후 최다는 지난 2014년 1월 15일(vs 창원 LG), 2014년 3월 7일(vs 원주 동부) 등 두 차례 기록한 12어시스트다. 무리해서라도 속공찬스를 많이 살리는 편이었다고 말했던 김선형. 이전과는 달리 동료에게 만들어주는 기회가 잦아진 이번 시즌은 포인트가드로서 더욱 성장 중인 김선형을 볼 수 있는 시즌이지 않을까.
Q.어시스트 관련, KBL에서 인상 깊었던 경기 or 선수가 있다면요?
A.일단 (함)지훈이 형이 제일. 괜히 1위에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빅맨인데도 정말 시야가 넓고, 패스에 대한 감각이 좋기 때문에 1위를 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대학교 시절엔 형 4학년 때 제가 신입생이어서 얼마 못 맞춰 봤지만, 그때도 센스가 엄청 났어요.
Q.많은 선수들에게 어시스트를 해줬지만, 반대로 어시스트를 받은 적도 많을 것 같아요. 농구 외적으로, 김선형 선수의 지금까지 모습을 돌아봤을 때 본인에게 어시스트를 해준 사람 중 생각나는 분이 있나요?
A.아, 저에게 어시스트 해준 사람이요? 아버지가 제일 생각이 많이 나요. 저희 부모님이 많이 힘드셨을 텐데, 뒷바라지 많이 해주셔서 제가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항상 고마운 마음이 있어서 새해에는 더 잘해드리려고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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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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