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유석주 인터넷 기자] 지난 일주일을 가장 화려하게 보낸 NBA 선수는 누구였을까. 점프볼은 올스타 이전 경기까지 한 주 기준 가장 뜨거웠던 선수를 동/서부 컨퍼런스에서 각각 한 명씩 선정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3월 10일 기준)
서부 컨퍼런스 – 재결합의 희망편 by 잭 라빈
플레이오프에 새로운 불을 켜다 : 라빈의 최근 일곱 경기
37.0분 출전 27.4점 3.1 어시스트 5.0 리바운드
야투율 59.2%, 3점 슛 성공률 55.8%
새크라멘토 킹스 : 서부 컨퍼런스 9위
한국 기준 10일, 새크라멘토는 LA 클리퍼스에게 110-111로 패배했다. 연장까지 간 접전 승부였고, 이전 경기 5승 1패로 상승세였던 새크라멘토에게 아쉬운 결과였으나, 새크라멘토는 지난달 후반기부터 지금까지 좋은 경기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해당 구간 라빈의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다. 최근 일곱 경기 30점에 가까운 득점 볼륨을 유지하면서도, 놀라운 효율로 팀 공격의 중심이 되었다.
라빈의 활약이 빛난 배경은 상황과 서사에 있다. 새크라멘토는 지난 2일, 휴스턴 로케츠와의 경기에서 도만타스 사보니스가 단 1분 만에 햄스트링 통증으로 코트를 빠져나갔다. 부상이 심각하진 않았으나 일주일 정도의 이탈이 예상되었고, 플레이오프 참가를 위해 매 경기가 소중한 새크라멘토에게 이는 악재였다.
믿을 수 있는, 아니 믿어야 했던 건 잭 라빈 & 더마 드로잔 듀오였다. 2021-2022시즌부터, 시카고 불스에서 니콜라 부세비치와 해당 듀오의 처참한 결말을 지켜본 새크라멘토 팬이라면, 재결합에 대한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라빈은 보란 듯이 후반기 상승세를 이끌었고, 자신을 둘러싼 주위 악조건과 우려의 목소리를 깔끔하게 불식시켰다.
특히 재결합 성공을 위한 개인과 팀 모두의 노력이 드러났다. 라빈은 철저히 공격의 마무리가 장점인 백코트 자원이다. 공을 쥐고 공격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임자 디애런 팍스와 180도 다른 유형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 내외곽에서 최고의 득점 효율을 자랑하는 라빈은, 드로잔에게 온 볼 포제션의 시작을 맡긴 뒤 본인은 패스를 받아 득점하는 순간에 집중했다(시즌 3점 슛 성공률 41%, 2점 구간 야투율 59.7% -> 커리어하이). 타고난 온 볼 성향의 드로잔도 공을 쥐는 시간에 어울리는 볼륨 생산으로 응답했고, 그렇게 ‘재결합한 시카고 듀오’는 공존에 성공했다.
새크라멘토 역시 라빈의 약점을 잘 가려줬다. 라빈과 드로잔의 시카고가 노출한 가장 큰 문제는 수비 에너지 저하였다. 당시 주전 빅맨이었던 부세비치 역시 수비에 강점이 뚜렷하지 않았고, 수비와 조율을 맡은 론조 볼은 부상으로 코트에 없는 기간이 압도적으로 길었다.
하지만 새크라멘토는 달랐다. 폭넓은 활동량과 수비력을 두루 갖춘 키온 엘리스와 키건 머레이가 열심히 뛰어다니며 에이스가 득점에 집중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고, ‘온 볼 포제션 단점 최소화 + 간결한 마무리 강화 + 수비 지원’ 효과를 받은 라빈은 기존 에이스 팍스의 공백을 지우는 데 성공했다.
이제 새크라멘토에게 남은 과제는 ‘라빈-드로잔-사보니스’ 트리오로 더 큰 목표를 바라보는 것이다. 냉정히 이번 시즌은 플레이오프 직행 마지노선인 5~6위를 노리는 게 현실적이지만, 봄 농구에 참가해 인상적인 경기력을 남길 수만 있다면, 라빈과 드로잔이 시카고에서 못다 이룬 꿈도 불가능은 아니게 된다. 과연 새롭게 단장한 새크라멘토의 빅 3가, 다시 ‘light the beam’을 외치며 플레이오프 전장에 뛰어들게 될까. 그중 가장 늦게 합류한 라빈이 첫 관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동부 컨퍼런스 – 올랜도의 정해진 해답 by 파올로 반케로
부상 후 정상궤도 진입! 반케로의 최근 여섯 경기
37.0분 출전 30.0점 4.5어시스트 6.3리바운드
야투율 53.2%, 3점 슛 성공률 37.8%
올랜도 매직 : 동부 컨퍼런스 8위
시즌 초반 상승세를 뒤로 한 채, 올랜도가 힘겨운 정규 리그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승리한 경기가 단 7경기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다. 그나마 긍정적인 건, 시즌 초 복부 근육 파열 부상으로 이탈했던 반케로가 점점 제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단 점이다.
올랜도는 공격에서 볼 핸들링을 포워드가 담당하는, 구조적으로 굉장히 독특한 유형의 집단이다. 올랜도의 자말 모슬리 감독은 다재다능한 반케로와 프란츠 바그너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며, 콜 앤서니나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같은 백코트 선수들에겐 스페이싱을 지시, 득점원을 위한 공간을 넓히도록 지시한다. 그럼 무대에 오른 반케로가 1대1에 기반한 포스트 업&풀업 등을 통해 득점을 창출하는 식으로, 올랜도는 대부분의 공격을 전개한다.
그렇기에 반케로 개인의 득점력은 팀 전체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다. 시즌 디펜시브 레이팅 3위의 올랜도는 이미 검증된 수비 집단이다(109.5).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제일런 석스를 포함해 칼드웰-포프와 개리 해리스 등의 자원들이, 핸들링에 크게 참여하지 않는 대신 강도 높은 압박과 대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올랜도의 단단한 방패를 유지하고 있다.
관건은 득점이다. 리그에서 세 번째로 공격이 답답한 올랜도는 시즌 내내 불안정한 외곽 지원이 발목을 잡았다.(107.8->오펜시브 레이팅 27위, 3점 슛 성공률 30.7%->리그 꼴찌) 당연히 반케로와 바그너의 손끝에 많은 걸 의존했고, 상대 팀 역시 올랜도의 3점은 버려둔 채 포워드 방면 수비에 모든 걸 집중했다. 현대 농구를 역행하는 수비에도 올랜도는 카운터를 날리지 못했고, 그렇게 올랜도의 후반기는 문제를 알면서도 답을 내놓지 못하는 순간의 반복으로 이어졌다.
그렇다고 올랜도의 남은 정규 리그가 극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 해당 체제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까지 맛본 상황이다. 당장 우승은 어려워도, 올랜도는 다시 한번 공격에서 반케로를 앞세워 봄 농구를 시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어차피 플레이오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은 불확실한 변화보다 뚜렷한 강점을 바탕으로 순위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시험 종료 직전에 바꾸는 답안지의 위험성을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반케로는 올랜도가 신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해답이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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