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삼성은 7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의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79-81로 패했다. 시즌 전적은 13승 31패로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공동 9위다.
코트 위에 서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같은 무게로 주어지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출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오래 기다린 한 번의 기회다. 그래서 짧은 출전이라도 선수라면 최선을 다해야 된다.
최근 삼성의 흐름은 무거웠다. 연패가 이어지며 코트 안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었다. 경기 전 김효범 감독이 선택한 변화는 젊은 선수들이었다. D리그에서 뛰던 정성조가 이날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7일 김효범 감독은 경기 전 “근성 있는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들을 콜업했다”고 설명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결국 에너지와 투지다. 코트에서 몸으로 증명해야 하는 가치다.
정성조는 지난 D리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D리그는 성장하고 정규시즌으로 가기 위한 무대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라 믿는다. 그 기회를 찾아왔을 때 완벽히 준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가 말한 기회는 예고 없이 찾아왔고 코트 위에서는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KCC와의 맞대결. 2쿼터 초반 정성조는 공격리바운드를 따내며 칸터의 자유투를 이끌었고 이근휘의 3점슛이 빗나간 상황에서도 다시 공격리바운드를 잡아 직접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어 스틸과 디플렉션으로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 사이 삼성은 28-21로 점수를 벌렸다.
잠시 벤치로 물러난 뒤 흐름은 다시 흔들렸다. KCC의 추격이 이어졌고 삼성은 4쿼터를 56-64로 시작했다. 경기 종료 6분 50초 전 점수는 61-72. 승부의 추가 기울 수 있는 흐름이었다.
그때 다시 정성조가 코트로 들어왔다.
첫 3점슛은 림을 외면했다. 그러나 다음 장면이 이어졌다. 공격리바운드를 따냈고 이규태의 패스를 받아 외곽슛을 꽂아 넣었다. 교체 투입 후 19초 만에 나온 득점이었다.
수비에서도 장면이 이어졌다. 블록슛을 기록한 뒤 리바운드를 잡았고 곧바로 속공을 시도했다. 자유투까지 얻어내며 1분 5초 동안 5점을 몰아넣었다. 점수는 66-74.
이런 정성조의 작은 불씨가 들불이 되어 팀의 추격을 이끌었다. 이규태와 구탕이 외곽에서 연달아 슛을 꽂아 넣었다. 수비에서는 약 2분 여 초동안 KCC의 공격을 묶어냈다. 칸터의 스틸 이후 정성조의 패스를 받은 구탕이 속공 득점을 완성했다. 점수는 74-74 동점이었다.
경기 종료 1분 24초 전 칸터의 연속 5점으로 삼성은 79-78 역전에 성공했다. 이규태의 스틸까지 이어지며 흐름을 붙잡는 듯했다. 정성조의 속공 레이업이 림을 향했지만 최준용의 블록에 막혔다. 이어 다시 역전을 허용하며 경기는 KCC의 승리로 끝났다.

올 시즌 정규리그 출전은 11경기 중 10분 이상 코트를 밟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삼성 유니폼을 입고 가장 긴 시간을 소화한 경기였다. 실전 경험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만큼 거칠거나 서툰 장면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기록은 14분 7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2블록슛. 숫자는 크지 않았지만, 잃어가던 흐름 속에서 희망의 끈을 잠시 붙잡아 준 장면이었다.
경기 후 김효범 감독은 이렇게 평가했다. “진취적인 선수다. 기회가 주어지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다. 선수 출신이 아닌데도 농구를 모르지 않는다. 자신감도 좋고 투지 있는 모습이 너무 좋다. 오늘(7일)처럼 활약한다면 계속 기용할 것. 4쿼터 추격하는 과정에서 (정)성조의 역할이 컸다. 기세 넘치는 선수가 더 있어야 한다.”
경기가 끝난 뒤 정성조는 눈물을 흘렸다. 기다림 끝에 찾아온 시간은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코트 위에서 쏟아낸 몇 분의 에너지와 투지는 분명 흔적을 남겼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 잠실에서 흘린 그 눈물은 어쩌면 한 선수의 다음 장면을 단단하게 다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날의 눈물이 헛되지 않았는지는 앞으로의 코트가 답해줄 일이다.
#사진_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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