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짓말 같던 이 말은 얼추 들어맞았다. 지난 한 달간 KBL(소노, 삼성, 가스공사), WKBL(삼성생명, 신한은행) 구단을 말 그대로 [이웃집]에 방문하는 감정으로 찾은 두 기자는 웃으면서 행복해졌다.
웃음으로 [이웃집]의 공기를 채운 히어로는 참여한 10인의 선수들(강지훈, 신지원, 조수아, 이주연, 구탕, 최성모, 김지영, 신이슬, 양우혁, 김민규)이다. 이들이 던진 재미 100%의 말들, 놓치기 싫어서 담아보았다.

[이웃집]시리즈 중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린 구단은 단연 가스공사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양우혁과 김민규만 쫓아다닌 효과다. 식사과정과 집 공개, 훈련 과정까지 낱낱이 파헤치는 과정은 마치 ‘그것이 알고 싶다’를 방불케 했다.
낯을 가리던 둘도 긴 시간이 적응되어서 인지 쉴틈 없이 두 기자를 ‘웃참 챌린지’에 참여하게 하는 말을 연신 날렸다.
“멀리까지 와주셨는데 커피 저희가 사겠습니다!”
“민규 형이 금수저라 아마 쏠 거예요. 오늘도 무슨 돈 생겼다 자랑하던데요? 민규 형, 점심 먹고 커피 살 거죠?”
“…? 무슨 소리야 우혁아. 그리고 네가 나보다 더 돈 많잖아? 네가 사자?”
“저 통장에 0원 있는데요? 아직 사회초년생이라 엄마가 제 돈을 관리하시는데…”
“네가 아무리 이래봤자, 1라운더라 돈 제일 많아. 기자님들 우혁이가 지금 이러는 거 기만입니다.”
“아… 형이 스타벅스 사겠다는 거죠? 잘 마실게요.” “1라운더한테 커피를 사는 내 인생…”
당첨(?)된 김민규는 양우혁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르자 소심하게 복수했다. “우혁이가 요즘 20대가 됐다고 어른인 척을 종종하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고르네요. 쓴 커피 맛은 아려나요? 풉!” “아이 형…!!!”

티격태격하며 도착한 양우혁의 집. 집에서도 농구와 밀착형 생활을 하는 양우혁의 옷장에 박수를 건네던 때였다.
사실 이날 대구의 낮 최고 기온은 23도. 도무지 3월이라고 믿겨지기 어려운 날씨가 반복됐다. 대프리카의 봄은 달랐다. 낯선 대구의 더위를 간과한 복장을 한 취재진은 연신 땀을 닦고 부채질을 했다.
그러자 이를 보던 양우혁은 깜짝 한 마디를 건넸다. 반팔티를 꺼내들면서 말이다. “더우시죠 엄청? 가지고 있는 반팔 티셔츠 나눠드릴게요!”
[이웃집]은 양우혁의 깜짝 선물에 연신 감사한 마음을 건네고 또 건넸다. 대구의 미래이자 1라운더의 마음은 아주 넓었다. 한편으론 양우혁의 배려심을 제대로 느낄 수 있던 대목이었다.
그러자 스타벅스를 지출(?)당한 양우혁 러버 김민규가 한 마디 보탰다. “역시 우혁이가 1라운더라 마음이 넓네요. 집도 저보다 넓고요. 역시 양우혁!”

기부천사를 자처한 주인공은 한 명 더 있었다. 소노의 루키 강지훈은 신지원과 함께 호텔방을 찾은 [이웃집]을 위해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보여주려 했다. 강지훈의 넘쳐흐른 열정은 과자 기부, 맛집 소개까지 이어졌다.
“이거 제가 대표팀 갔다가 대만에서 직접 사온 과자예요! 지원이랑 둘이 다 먹기엔 양이 많아서 그런데… 두 분도 한 번 드실래요!? 완전 맛있어요!”
“(과제를 하는 노트북을 보여주다가) 신촌에 얼마전에도 한 번 갔다 왔어요. 그쪽이 또 맛있는 식당이 되게 많아요. 흠… 하나 알려드릴까요? 신촌에서 조금 더 가면 상수역 쪽에 ‘이츠야’라고 있어요. 거기가 일식 돈카츠로 유명한 곳인데, 웨이팅도 있고 빨리 마감해요. 그런데 진짜 맛있어서 그쪽 부근 가시면 한 번 드셔보세요. 이름은 기억 안나는데 그쪽에 갈비 맛있는 곳도 있고요.”

[이웃집]이 만든 일과표를 작성하던 중 STC(삼성 트레이닝 센터)에서 생긴 일이다. “주식과 운동 말고 내가 일상을 어떻게 보내지?”라며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최성모.
갑자기 옆에서 부지런히 일과표를 채워가던 구탕을 힐끔 쳐다봤다. 너무나 J같은, 나아가 트리플 J같은 구탕의 일과표를 보던 그는 “저스틴(구탕), 넌 뭘 그렇게 자세하게 적어?”라며 웃었다.
웃음과 동시에 크게 압박감도 느꼈다. “그래도 좀 더 자세하게 채워야 하는데… 뭐라고 적지…”
계속되는 고민이 보이자, 두 기자는 앞서 진행한 다른 선수들의 일과표 일부를 공개하며 최성모의 생각 정리를 도왔다. “아하… 요즘 애들 이런 거 되게 잘하네요? 저는 진짜 못하는데… 저스틴도 그렇고 다 너무 잘해서 위기감이 드네요(웃음).”
그러자 삘(?)이 온 최성모는 구탕을 돕던 왕준일 통역에게 물었다. “준일아, 주식 차트 보는 시간을 영어로 좀 있어 보이게 쓰고 싶은데 뭐라 적으면 좋아? 시장의 흐름을 읽는 것이니까… 리딩 더 마켓 어때? 이걸로 적어야겠다.” ‘리딩 더 마켓’ 타임은 그렇게 완성됐다.

[이웃집]의 모든 순간은 두 기자의 핸드폰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 기자의 위대함을 크게 느낀 순간이기도 하다. 어김없이 김지영의 모든 순간도 핸드폰 카메라로 담고 있었다.
이때 김지영의 시선이 기자의 핸드폰으로 향했다. “와… 핸드폰 색깔 진짜 예쁘다. 이거 모델명이 뭐에요? 아이폰 17인가요?”
“오 이거요? 아이폰 16이에요. 색깔은 울트라 마린이라고 그때 아마 발매하면서 처음 나온 색상일 거예요.”
“와 진짜요? 왜 그러냐면… 저는 애플 제품 볼 때마다 신기해요. 단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거든요. 이거 일과표 적으면서 처음으로 아이패드 써 본 거예요!”
아이폰, 아이패드(매직 키보드), 애플 워치, 에어팟까지 오로지 애플 제품만 사용하는 기자의 호기심을 꿈틀거리게 했다. “헐 정말요? 혹시… 갤럭시 파이신가요?”
“네 맞아요. 온리 갤럭시! 갤럭시 탭에 갤럭시 워치, 갤럭시 버즈입니다. 동료들 것 써봤는데 애플 제품은 제가 느끼기에는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스와이프하는 방식도 다르고(웃음). 예전에 하나은행에 있을 때 최민주 선수(전 하나은행)가 ‘언니 갤럭시 말고 애플로 갈아타!’라고 해서 서로 투닥투닥한 적이 있어요. 서로 나는 갤럭시 대장, 너는 애플 대장 하면서 서로 자존심 싸움한 게 기억 나네요. 사용하시는 아이폰 색깔 물론 정말 예쁘지만… 저한테 있어서는 그래도 갤럭시가 최고예요. 사진도 잘 나오고. 바꿀 생각 제로.”
다른 종목 이야기이지만, 수원 삼성으로 가면서 모든 걸 삼성 제품으로 바꾼 ‘애플 러버’ 이정효 감독이 생각나는 건 왜였을까.

대화는 가끔 산으로 갈 때가 있다. A라는 주제를 이야기하다가도 C라는 주제로 경로 이탈을 하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유쾌한 조수아와 [이웃집]의 대화 마지막이 그랬다. 낚시 이야기로 시작해 농구 이야기로 가다가 갑자기 유튜브, 이상형 공개까지 왔다. 경로 이탈도 이런 경로 이탈이 없었다.
“유튜브(미쬬)도 직접 운영하시는데, 유튜브 생태계에 대해 꽤나 전문적으로 아시나요?”
“아이 뭐 그런건 아니에요. 그냥 좋아하는 채널이 확고해서 그게 좀 많이 뜨더라고요(웃음).”
“낚시가 대다수 아니 99%일거 같은데요…?”
“그렇긴 한데, 또 그런 것만은 아니에요(웃음)! 먹방도 보고, 제가 탁재훈 씨를 좋아해서 노빠꾸탁재훈 엄청 좋아해요! 낚시 다음으로 제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네? 채널이 범상치 않은데… 제 유튜브 알고리즘 보셨나요? 제 유튜브를 보는 거 같은데요.”
“아 진짜요??? 아 맞다! 하나 생각난게 제가 탁재훈 씨나 지상렬 씨 같은, 말을 재밌게 잘하는 분이 이상형이에요. 두 분의 입담을 보면 지친 하루의 피로가 풀려요. 사용하시는 표현들이 되게 신기해요. 노빠꾸탁재훈도 탁재훈씨가 뭐라고 하는 지 궁금해서 봐요.”
취미 부자 조수아 파이팅.

신이슬의 취미는 많다. 그중 하나가 컴퓨터 총 게임 ‘배틀그라운드’다. 흔히 ‘배그’로 불리는 이 게임은 끝까지 생존해 최후의 1인, 혹은 마지막 팀으로 남아야 승리한다. 그래서 익숙한 문구인 ‘이겼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은 1등을 뜻하는 말이다.
워낙 고인물(?)들이 많아진 탓에 이른바 ‘배린이’에게는 쉽지 않은 게임이기도 하다. 그래도 잘하는 팀원을 만나 버스를 타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그리고 신이슬은, 스스로도 인정한 그 버스의 단골 승객이다.
“요즘 배그에 빠졌어요. 옛날에 한 번씩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때는 멀미도 나고, 총도 잘 안 맞고, 재미도 없었어요. 최근에는 닌텐도 같이 하는 친구들이랑 하거든요. 또 그 사람들이 잘해요(웃음). 한 명은 진짜 잘해서 저를 계속 챙겨줘요. 그래서 할 맛이 나는 거예요. 죽어도 다시 살 수 있게 해주거든요. 저는 그냥 파밍만 하거나 옆만 보다가 “저기 사람 있다” 이렇게 알려주는 역할이에요. 애들 살리러 가다가 저도 죽고 그래요. 제가 팀킬도 하거든요(웃음). 숨어 있다가 적인 줄 알고 쐈는데, 같은 팀인 거 있죠?”
버스 단골을 넘어 치킨 많이 드시기를 응원합니다.
#사진_이상준, 정다윤 기자, 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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