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김혜진 인터넷기자] 농구와 진득하게 엮인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바스켓볼 ON&OFF. 세 번째 주인공은 수원 KT의 ‘육각형 포워드’ 문정현입니다.

KT의 이번 시즌은 순탄치 않습니다. 허훈과 하윤기 등 국내 핵심 자원이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온전한 스쿼드로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 이 때문에 팀도 잠시 주춤했습니다. 지난 시즌 준우승(우승 부산 KCC) 이후 ‘대권 재도전’을 노리는 만큼 마이너스 요소를 채워줄 무언가가 간절했습니다.
그리고 문정현이 그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2023-2024 KBL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그는 적응기였던 데뷔 시즌을 지나 서서히 자신의 스타일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출전 시간과 공수 기여도 모두 대폭 상승, 주전 이미지 굳히기에 성공했습니다. 비록 문정현 역시 11월 한 달여간 부상으로 자리를 비워야 했지만 박준영과 문정현, 두 1순위의 맹활약이 KT의 이번 시즌 최대 수확인 것은 분명합니다. 덕분에 KT는 3위(13승 9패)에 올라있습니다.
본 편에서는 어느새 ‘프로 의식’을 단단히 갖춘 2년차 선수이자, 크고 작은 변화를 겪으며 자신을 찾아 가고 있는 ‘20대 청년’ 문정현의 이야기를 크게 ON과 OFF로 나누어 전합니다. (인터뷰는 19일에 진행되었습니다)
+ Part 1. Basketball – On +
문정현은 아마추어 시절 내내 최상위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무룡고 시절 동기 양준석(창원 LG)와 원투펀치를 이루며 팀을 수차례 정상에 올려놨고, 대학농구 폭격기 고려대에서도 메인 옵션으로 활약했습니다. 대학 시절부터 문정현의 가장 큰 메리트는 ‘다재다능’ 이었습니다. 그의 공식 포지션은 3번과 4번을 오가는 포워드. 그러나 문정현은 우수한 시야와 리딩 능력을 갖춰 가드를 겸할 수 있고, 수비에서도 탄탄한 프레임과 준수한 신장을 활용해 1-5번까지 매치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장점이 많은 선수임에도 문정현에게 시행착오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KT는 문성곤, 한희원, 박준영, 이두원, 하윤기 등 국내 빅맨 스쿼드가 워낙 두꺼웠던 탓에 코치진과 문정현 모두 그를 최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과정에서 일부 난항을 겪었던 것이죠. 그렇게 혹독한 데뷔 시즌을 보내고 프로 2년차를 맞은 문정현은 확연히 향상된 기량으로 ‘KT의 현재와 미래’를 도맡고 있습니다. 승리에 대한 갈망이 누구보다 강하고, 힘든 부분을 털어놓고도 결국 전부 핑계일 뿐이라고 자신을 다잡는 ‘농구 선수’ 문정현과 나눈 일문일답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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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컨디션이 온전치 않아도 코트에서 전혀 티 내지 않는 문정현. ‘나는 프로다’ X 100 |
Q1) 현재 몸 상태
사실 조금 일찍 복귀하게 됐어요. 그래도 팀이 급한 상황이라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몸 상태는 100%는 아닌데, 그래도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문정현은 11월 2일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이탈했고, 12월 6일 고양 소노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때문에 2025 FIBA 아시안컵 윈도우2 기간에도 국가대표팀에서 하차했다.
Q2) 시즌 중 한 달의 공백
처음에는 경기장에 응원하는 입장으로 갈 때 아무렇지 않았는데, 막상 들어가고 나니 되게 속상하더라고요. 답답하기도 하고 얼른 뛰고 싶었어요. 그리고 재활이 제일 힘든 줄 알았는데, 막상 이렇게 연패도 해보니 이게 훨씬 힘든 것 같아요…ㅎㅎ
*공교롭게도 인터뷰(19일)직전인 14,16,18일 세 경기를 패한 KT는 시즌 첫 3연패를 기록했다. 다행히(?) 이후 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Q3) 대학시절까지 이기는 것에 익숙했을 텐데
대학 때는 뭐 거의 진 적이 없어요 하하. 프로에 와서 지는 것 자체도 힘들었고, 연패가 정말 힘들었어요. 승패 하나하나가 전쟁이라고 생각하는데, 지면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리니까 미안한 마음이 제일 커요. 지는 건 하루하루 스트레스이고 고통인데, 정말 늘 이기고 싶어요. 근데 10개 팀 모두 이기고 싶어 하니까 그게 문제인 것 같아요(?).
Q4) EASL 병행
EASL(동아시아슈퍼리그)이 겹치니까 일정이 되게 많아요. 그렇지만 이건 핑계고, 뭐든 많이 이겨야 하는데 좀 아쉬운 게 있어요. 작년에는 신인이라 정말 아무것도 몰랐거든요. 고참 형들이 힘들 거라고 이야기 해주기는 했는데, 이제는 이동거리가 생각보다 많아서 체력적으로도 나타나는 것 같아요. 잠을 잘 못 잘 때도 있고, 그래서 다리가 무겁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가 있어요. 다 말하진 못 하니까 보시는 분들은 잘 모르시지만, 경기장에서도 티가 날 때가 있죠. 근데 뭐 다 핑계죠.
*KT는 지난 시즌 준우승 팀으로서 우승팀 KCC와 함께 정규리그와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일정을 병행하고 있다.
Q5) 프로에서의 첫 비시즌
뛰는 건 좀 덜한 것 같아요. 아마추어에 비해 더 체계적이고, 굳이 큰 차이를 뽑자면 웨이트에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저는 정말 고통스럽게 하는데, 김영환 코치님께서 늘 ‘하면 좋아진다’고 하셔서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 같은데, 정말로 몸이 훨씬 좋아져서 늘 감사하게 생각해요. 당시에는 거의 두 달간 맨날 뛰고 체력훈련에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하느라 일어나기가 무서울 정도로 온 몸에 알이 베기도 하고…너무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스피드나 힘이 더 올라와서 다행인 것 같아요. 아, 그리고 프로는 패턴이 많다 보니 처음에는 좀 깜빡했던 적도 있어요. 아무튼 앞으로도 비시즌에 안 다치고 꼬박꼬박 열심히 하는 게 목표에요.
Q6) 이번 시즌 스탯 향상
우선 비시즌 때 드리블 훈련도 열심히 했고, 몸무게 감량도 하려고 했는데 저는 살이 잘 안 빠지더라고요. ㅎㅎ. 몸무게가 잘 안 빠지고, 근육량은 늘었는데 여기서 유지만 하면 제가 좋은 컨디션이 될 것 같아요. 지금처럼 98-100kg가 제일 좋아요. 비시즌에 열심히 하기는 했는데, 막상 시즌이 개막하니까 비시즌 때 했던 게 잘 안 나타나는 것 같아요. 수치상으로는 많이 좋아졌는데 아직 많이 보여주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못하더라도, 팀이 이기면 개인 스탯은 정말 신경쓰지 않아서 팀만 이길 수 있으면 다 상관 없어요.
*문정현의 이번 시즌 평균 기록은 10.7점 5.4리바운드 2어시스트(3점슛 성공률 39.5%)로, 지난 시즌 4.7점 3.1리바운드 1.1어시스트(3점슛 성공률 31.1%)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출전시간 또한 16분 17초에서 29분 51초로 크게 늘었다.
Q7) 경기 피드백은 어떻게
제가 잘 했든 못 했든 2~3번씩은 다 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쉬운 점을 보게 돼요. 작년에는 슛을 못 쏘고 나오는 모습이 제일 후회 됐어요. 그런데 작년에 그 생각을 하고 나서 (오)세근(서울SK)이 형이 ‘슛을 안 쏘고 나오는 것보다 후회 없이 두세 개 쏘고 안 들어가면 나오면 되고, 들어가면 계속 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아직도 너무 가슴에 와 닿아요. 지나가는 말일 수도 있지만 저한테 너무 힘이 됐고, 그래서 제가 후반기나 마지막 라운드에 좀 괜찮게 하지 않았나 싶어요. 감사하다고 또 한 번 전하고 싶어요.
Q8) 힘든 감정을 숨기는 편인지
사실 아파도 아프다고 말을 잘 안 해요. 어디 부러진 거나 끊어진 거 아니면..? ㅎㅎ 이번에 발목도 끊어진 느낌이 왔는데 참고 뛰려고 했어요. 근데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끊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까 웬만해서는 참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 같아요. 아, 그런데 경기를 지고 나면 표정에서 티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항상 경기 끝나고 팬분들이 기다리시는데 늘 웃으면서 대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될 때는 죄송하고 그래요.
Q9) 크고 작은 슬럼프
중학교 때는 정말 365일을 그만둔다고 코치님께 말씀드렸는데, 그때마다 저한테 ‘더 잘 할 수 있다’고 다잡아 주셨어요. 그 시절이 없었으면 지금처럼 못 했을 거에요. 지난 시즌에는 왜 힘들었냐면 저만 스트레스 받으면 상관이 없는데 가족들도 되게 걱정하셨고, 팬분들께도 1순위라는 좋은 위치로 프로에 왔는데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서 힘든 마음이 컸어요. 그래도 결국엔 코트에서 보여드리면 되는 거니까 그냥 후회 없이 하자고 마음 먹었는데, 조금이라도 나타나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Q10) 1순위 타이틀
사실 잘 하면 ‘역시 1순위다’ 하실 거고, 못 하면 ‘1순위인데 왜 그래’ 하실 텐데, 그런 부분을 신경 쓴다면 선수가 아니죠. 그래서 타이틀 보다는 제가 코트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을 다하고 나오려고 해요. 제 몸을 많이 희생하더라도 상대를 이길 수만 있다면 뭐든 그게 제 역할이 아닌가 싶습니다.
Q11) 코트에서의 의견 표출
밖에서도 그렇고, 지금 막내 라인 중에 1군 라인업에 들어가는 것도 저밖에 없어서 형들이 되게 저를 예뻐해 줘요. 그리고 코트 안에서도 제가 의견을 내면 형들이 다 들어줘요. 특히 (이)현석이 형에게 조언을 많이 구하는데 형이 ‘이럴 땐 이렇게 해라’, 혹은 ‘정신 차려라’ 같은 얘기도 많이 해줘요. 저한테는 정말 수원의 엄마 같은 형이에요. 형 말을 듣고 코트 위에서는 선후배가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 있게 하고 있는데 현석이 형에게 고맙다고 또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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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컨디션이 온전치 않아도 코트에서 전혀 티 내지 않는 문정현. ‘나는 프로다’ X 100 |
▲자꾸만 손이 가는 ‘수원 엄마’ 현석이형. 뭐라고 하는 건지 우리도 알려줘요(?)
Q12) 이현석 선수를 사랑하는 것 같은데?
형은 ‘츤데레’라고 볼 수 있죠 ㅎㅎ 진짜 냉정해서 좋은 것 같아요. 방은 같이 쓸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어요. 형은 제가 잘 할 때는 ‘더 해라’라고 이야기 해주고, 집중을 못하고 있으면 정말 냉정하게 얘기해줘요. 남들은 사실 이렇게 냉정하게 얘기는 안 하는데, 형은 정말 저를 위해서 진심으로 말해주는 거라 되게 고마워요. 모든 선수는 시합을 많이 뛰고 싶기 때문에, 현석이 형도 출전 시간에 있어서 본인도 힘들 때가 있을 거에요. 그런데 코트 밖에서도 형은 늘 후배들을 독려 해주기 때문에 이 부분도 많이 배워야 할 것 같아요.
Q13) 선수로서 가장 힘든 것
솔직히 경기 뛰는 것 빼고는 다 힘들고 하기 싫을 때도 많죠 ㅎㅎ 농구선수라는 직업 자체가 경기장 안에서 행복한 만큼 밖에서는 정말 힘든 것 같아요. 지금 제 또래 친구들은 술도 마시고, 놀러도 가고 자유롭지만 저는 하고 싶은 걸 억제하면서 참아야 하는 게 가끔은 속상할 때가 있어요. 그래도 그걸 못 참으면 결국 제가 나중에 편하지 못할 걸 알아서, 나중을 위해 잘 참는 중입니다.
Q14)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기억에 남는 경기는 많은데…! 제가 4쿼터 클러치에 가끔 자신 있게 중요한 한 방을 던져서 이긴 경기들이 좀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작년에 KCC가 챔피언 결정전이 끝나고 우승 퍼레이드를 했던 기억이 나요. 그 경기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데, 왜냐하면 저는 너무 이기고 싶었는데 실력은 부족했고...아직 가슴속에 묻고 있고 나중에 또 기회가 온다면 지고 싶지 않아서 인 것 같아요.
Q15) 마음에 드는 본인의 무브
딱 명확한 동작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ㅎㅎ 동생이 항상 ‘형 무브는 좀 재미가 없다’고 말 해주거든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안정적인 거고, 팀이 이기는 방식으로 갈 수 있다면 다행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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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리머니 맛zip 두두등장. 부끄럽다는 거 솔직히 거짓말이죠? 이 집이 맛있게 잘 해~ |
Q16) 세리머니
팬분들은 재미있는 걸 좋아하시니까 제가 원해서는 아니더라도 부끄러움을 참고 자주 하는 편입니다. 어린 팬들이 부탁하실 때도 있어요. 화면에 잡히려면 뭐라도 액션을 취해야 하니까..! 형들은 부끄럽다고 하지 말라고 할 때도 있었는데, 익숙해 지니까 준비하지 않아도 흥이 올라오면 자동으로 나오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아만 해 주신다면 자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Q17) 하드콜에 관해
수비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이 확실히 있죠. 반대로 생각해보면 경기가 잘 끊기지 않아서 체력적으로 무리가 가니까 슛 성공률은 전체 선수들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이 부분은 핑계이기도 한데, 선수가 체력을 더 키우고 집중해서 슛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 적응하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내년이 되면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까 해요.
Q18) 본인 pick KBL 내의 강자
우선 저희 팀 (문)성곤이 형이요. 코트에 없을 때도 수비 라인을 잡아주는 힘이 있고, 수비왕 타이틀이 왜 있는지 알 것 같아요. 저도 많이 배우고 있는데 아직 부족한 게 많죠. 다른 팀 중에서는 안영준 형(SK)인데, 형의 플레이 몇 개를 빼 와서 그렇게 하고 싶지만 아직 멀었죠. 그렇지만 누구를 똑같이 닮기 보다는 ‘제 1의 문정현’이 되고 싶어요.
Q19) 2년차, 팀원들과의 관계성
KT는 사실 다 가족이죠. 처음에는 형들이 저를 약간 어려운 이미지로 생각 했대요. 그래서 좀 억울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형들이 저를 겪어 보니까 그냥 능글맞고, 나쁜 애는 아니라고 얘기해주더라고요. 다행이에요 ㅎㅎ 지금은 워낙 귀여워 해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너무 좋아요.
Q20) 막내 탈출?
경기를 엔트리에 있는 12명이 가기 때문에 그 중에서는 막내일 때가 많아서 아직 크게 바뀐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팀원이 3명 더 생긴 게 좋죠 어깨동무도 같이 하고. 지금 후배들이 다 개인 능력치도 좋고 가진 게 많아서 같이 열심히 하다 보면 경기도 함께 자주 뛸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응원하고 있어요. 솔직히 저를 어려워하는 면은 전혀 없는 것 같고요, 안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 저는 대학 때도 후배들에게 그렇게 못한 것 같아요.
Q21) 동생과 꾸준히 같이 언급, 함께 이루고 싶은 목표는
옛날에는 유현이가 ‘문정현 동생’ 이었는데, 요즘은 제가 ‘문유현 형’이라고 불리고 있거든요. 좋으면서도 가끔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같이 이루고 싶은 목표는 유현이도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는데, 5~6년 안에 같이 대표팀에서 뛰는 거에요. 둘 다 이름을 날리게 되면 ‘문 형제’로 팬들과 부모님 모두 너무 좋아하실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 만약 유현이랑 프로에서 다른 팀에 있더라도 치열하게 싸워야죠. 저는 유현이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제가 이길 거라고 생각해요. 키가 저보다 훨씬 작으니까~. 봐주고 그런 거 없어요(단호).
*문정현의 동생 문유현(가드)은 고려대 2학년에 재학 중이며, 2024시즌 고려대의 통합 우승 후 MVP를 수상했다. 또한 2025 FIBA 아시아컵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해 데뷔전을 치렀고,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Q22) 동생과의 관계
연락 자주 하죠. 계속 저한테 짠돌이래요(억울). 용돈을 주는데도 안 준다고 하고…저번에도 패딩을 사라고 거액을 줬는데, 알고 보니 엄마가 주신 돈으로 패딩을 사고 제가 준 건 뒤로 숨겼더라고요. 이런 좋은 얘기는 안하고 자기 하고 싶은 얘기만 하더라고요. 하하. 더 이야기 할 게 많지만…아껴 뒀다가 나중에 풀도록 하겠습니다.
Q23) 첫 올스타 선정
작년에도 올스타를 나가고는 싶었는데 시기상 제가 너무 못하고 있을 때라 후보에도 못 들었어요. 올 해 목표가 올스타와 대표팀에 뽑히는 거였는데 둘 다 돼서 너무 감사하죠. 물론 부상 때문에 대표팀으로 경기는 못 뛰었지만…. 저희 팬분들이 매일 꼬박꼬박 투표 해주시고 응원해 주신 덕분에 제가 뽑히게 됐는데,이 감사함을 어떻게 전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팬들이 바라시는 건 코트에서 열심히 하고 바른 모습 보이고, 죽어라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항상 감사하고 더 분발해야 할 것 같아요. 퍼포먼스는 지금 준비하기엔 좀 이른 것 같고, 브레이크 전까지 경기를 다 치르고 더 집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Q24) 시즌 목표
저희가 지금 외국선수 한 명으로 이렇게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아쉽게 놓친 게 많아요. 그 중 한두 경기만 잡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데, 지금은 부상 선수들도 거의 다 복귀했고 (허)훈이 형도 2주 뒤에 돌아오니까 그때까지만 잘 버티면 충분히 상위권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KT는 외국 선수 제레미아 틸먼을 조던 모건으로 교체했으나, 모건 역시 부상으로 이스마엘 로메로와 교체되었다. 인터뷰 당시까지 로메로는 비자 문제 때문에 경기를 뛸 수 없어 KT는 레이션 해먼즈로만 경기를 운영했다.
+ Part 2. Basketball-Off +
업으로 삼은 농구에 관해서는 한없이 열정적으로 번뜩였던 문정현이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에는 조금 달랐는데요. 치열하고 북적이는 승부의 세계에서 사는 만큼 문정현은 반대로 고요함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다양한 고민과 생각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취향이 변했음을 느낀다고도 했습니다.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할 때는 먹방 ASMR을 틀어놓고 잠에 든다고 할 때는 지나친 현실감(?)이 느껴져서 웃음을 유발했고, 최근 팬들에게 각자의 힘듦이 있으면 자신에게 털어놓으라고 말했다는 대목에서는 왜 그가 살가운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코트 밖의 ‘일상ver. 문정현’과 나눈 일문일답까지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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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 타고 봐도 문정현 아니냐고요 ㅠㅠ 혹시 어제 찍은 사진인가요…? 너무 귀엽죠 |
Q1) MBTI
원래 ISFJ 였는데 바뀌었어요. 한 번은 ISTP도 나왔고, 제일 최근엔 ESFP가 나왔어요. E가 70정도 되는 것 같아요. 상상을 해도 ‘이거 먹으면 살 찌겠지…?’ 같은 현실적인 상상을 하는 편이라서 S도 맞는 것 같아요. T랑 F는 반반인 것 같고, P는 확실해요. 딱히 계획을 하기 보다는 즉흥적인 스타일인데, 좀 덤벙대는 스타일이라 많이 혼나요. 손이 좀 많이 가요.
Q2) 원래 붙임성이 좋은지
경상도 출신이기는 한데, 이제 상경했으니까 서울 남자, 아니 수원 남자죠! 저 사투리도 잘 안 쓰지 않나요? ㅎㅎ 사투리는 울산에 가서 친구들이랑 있거나, 부모님이랑 있으면 나오는 것 같아요. 전에 엄마랑 통화할 때 사투리를 안 쓴 적이 있었는데, 징그럽다고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이제는 ‘수도권 남자’인 걸로 할게요.
Q3) 시즌 중 휴식이 주어지면
시즌 중에는 진짜 쉬는 날이 거의 없긴 해요. 가끔 하루 정도 쉴 때가 있으면, 놀러 나가고 싶기는 한데 제가 사람 많은 곳을 안 좋아해서요…ㅎㅎ 시즌 때는 술도 잘 못 먹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도 고민이 많아요. 몸은 쉬어야 하는데 결국 밖에 오래 못 나가니까 쉴 때 그냥 영양제 잘 챙겨먹고 푹 자요. 넷플릭스도 보고, 그러다 고기 구워 먹는게 제일 힐링 되는 것 같아요. 요즘 요리에 관심이 좀 생겼는데 거창하지는 않고 ‘어떻게 고기를 맛있게 구울까’ 정도에요. 아, 요즘은 레몬수도 챙겨 먹고 있어요. 몸에 좋은 걸 먹으려고 하다 보니 집에 있게 되는 것 같아요.
Q4) 학창 시절 추억
저는 초등학교때부터 농구를 해서, 생각해보면 중고등학교 친구들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초등학교 친구들이랑 많이 친한데, 그때도 수학여행 같은 걸 못 가서 추억이 많이 없어요. 대학 때도 엠티나 축제를 즐겨본 적이 없어요…항상 연세대 같은 중요한 팀이랑 만나기 전에 축제가 있더라고요. 자전거 타고 나가서 한 10분 구경하고 들어와서 자고 그랬던 것 같아요.
Q5) 2세의 농구 찬성/반대
2미터 이상이면 찬성이요. 그 밑으로는 힘들어요. 농구공도 안 보여줄 것 같습니다 (단호). 너무 힘든 길인 걸 아니까…. 물론 공부도 힘들지만 제가 겪어 본 바로는 운동이 좀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Q6) 공부 10시간 VS 농구 10시간
하…너무 고민되는데요? 중간에 못 쉬는 거죠? 둘 다 너무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농구도 10시간은 고통이고요, 공부는 10시간을 어떻게 앉아있는 거에요? 저는 그냥 빨리 할아버지가 될래요(?). 편하게 누워서 쉬고 싶습니다. ㅎㅎ.
Q7) 밖에서 휴식 시간 보내는 법
밥 먹고, 카페 가서 앉아 있고 그래요. 옛날에는 ‘카페를 왜 가는 거지?’했어요. 초코 라떼 두 잔 시켜서 원샷 하고 이랬다 보니 이해를 못 했어요. 지금은 나이가 들었나(?), 그냥 가만히 앉아서 멍 때리는 것도 좋고 혼자 밖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아졌고…. 저도 많이 바뀐 것 같아요. ㅎㅎ. 저희는 경기 끝나고 돌아오면 10시가 넘잖아요. 경기 시간 뿐만 아니라 그 전날부터 경기만 준비하다 보니 다른 생각을 잘 못해요. 그래서 쉴 때는 좀 멍하게 보내는 것 같아요. 요즘은 조용한 게 너무 좋아요.
Q8) 비시즌 에피소드
이번에 저희 통역 형이랑 필리핀을 2박 3일 갔다 왔어요. 그래서 저희 전 아시아쿼터 일데폰소 선수 집에도 갔다 왔고요. 술도 같이 마셨는데, 술이 너무 독해서 2박 3일 중에 하루는 누워만 있었던 것 같아요. ㅎㅎ. 그냥 기억이 없습니다(?). 마지막 날은 비행기에서 뻗어 있었던 것 같아요.
Q9) 주량
자주 마시지는 않는데, 그래도 술이 몸에서 잘 받는 편인 것 같아요.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선배님들이나 감독님, 코치님이 주시는 술은 멋있게 원샷 하는 편입니다. 안 빼고 남자답게 ㅎㅎ 그래도 탑3에는 드는 것 같은데, 숨은 강자가 많기 때문에 신입 선수들도 들어왔으니 시즌이 끝나고 한 번 봐야 할 것 같습니다.
Q10) 농구 말고 좋아하는 것
일단 물에 둥둥 떠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수영을 한다기 보다는 떠있는 게 좋아서 동생이랑 가끔 가요. 혼자 잠수해 있기도 하고… 좀 이상하죠? 저도 정상은 아닌 가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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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형제와 어머님의 쓰리샷. 두 아들이 효도 많이 한다고 하니 어머님은 단단히 각오하시길 바랍니다ㅎㅎ |
Q11) 삶의 우선순위
잘 모르겠어요. 저도 최근에 이 주제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봤거든요. 일단 행복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처음에는 ‘돈만 벌면 행복하겠지’ 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산책을 하든 침대에 누워있든 모두 행복일 수 있고, 본인만의 행복을 잘 찾으면 자신한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돈은 분명히 필요한데, 행복을 즐기려면 열심히 일하고 자기 노동의 가치로 행복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요즘은 열심히 농구하고 효도도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부모님이 저희 키운다고 너무 고생 하셨거든요. 고깃집을 데리고 가면 일반 가정집보다 가격이 두 세배는 나왔고, 저희가 선수다 보니 빨래도 정말 많고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고…이제는 저희가 효도할 차례인 것 같아요.
Q12) 다른 운동은 잘 하나
저 옛날에 축구 하려고 했어요! 처음에 공격수였다가 살이 급격하게 찌는 바람에 공격수에서 미드필더, 그리고 수비수까지 내려왔다가 결국 골키퍼까지 갔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이건 아니다’ 하셨고, 키가 크다 보니 농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지금은 취미로도 공은 잘 안 차는 것 같아요. 시간도 많이 없고, 힘들어서 기력이 없어요….ㅎㅎ.
Q13) 체격은 타고난 건지
전 원래 단걸 좋아해요. 전에는 살집이 더 있었던 이유가 젖살도 있고, 워낙 단 음료를 좋아해서 그랬어요. 이제는 마실 것도 조절을 많이 하고, 라면 같은 것도 가끔만 먹고… 정말 자제하고 있어요. 그래서 타고난 건지는 모르겠지만 체지방 같은 부분은 좋게 나오는 것 같아요.
Q14) 식욕 억제 방법(?)
웬만한 먹방 유튜버들 영상은 다 봤을 거에요. 먹고 싶은 거 다 검색해보는데, 정말 많이 나오거든요. ASMR 소리 들으면서 잔 적도 많아요. 시즌 때는 최대한 참다가 정말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쉴 때 가서 먹어요. 생각나면 바로 먹어야 맛있는데…(아련).
Q15) 좋아하는 영상, 드라마, 영화
유튜브 자주 봐요. 최근에는 ‘환승 연애’에 출연하신 희두, 나연님 유튜브도 봤어요. 그리고 여행 유튜브도 좋아하는데 인도 여행 영상도 찾아봤어요. 유튜브를 틀어 놓고 잘 때가 많아요. 영화는 최근에 ‘서울의 봄’ 재미있게 봤어요. 계엄령 사건이 터지고 그 후에 이것 저것 찾아보다가 보게 됐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Q16) 제일 행복할 때와 화날 때
제일 화날 때는 팀이 질 때죠. 정말 그때는 잠도 잘 못 자는 것 같아요. 반대로 제일 행복할 때는 팀이 이길 때에요. 이기고 돌아와서 편하게 잠에 들 때만큼 행복할 때가 없는 것 같습니다. 시합이라는 게 누구는 이겨서 행복하고 누구는 져서 슬퍼야 하는데, 냉정한 현실이지만 강해져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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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만 봐도 팬사랑 느낌 오시죠? 힘든 일 있으신 팬분들 얼른. 정현 선수에게. 달려가세요. !! |
Q17) 친밀한 관계
우선 당연히 가족이고, 팬들도 되게 의미가 큰 것 같아요. 팬과 선수의 관계 이상으로 벽이 없다고 생각해요. 정말 힘들 때 말할 수도 있고요. 저도 팬들한테 힘든 일이 있으면 저한테 이야기 하라고 했어요. 팬들도 각자 힘든 일이 있을 수 있잖아요. 저한테 말씀하셔도 되고, 다 들어주겠다고 할 만큼 가까운 존재인 것 같아요. 대학교 때부터 뵌 분도 있고 프로에서 저를 좋아해주시는 팬들도 많으신데 다 너무 소중하죠.
Q18) 멘탈은 강한 편인지
생각보다 강한 것 같아요. 누가 뭐라고 해서 흔들리는 스타일도 아니고, 코트에 들어가서도 선배나 외국 선수가 있으면 긴장할 수도 있는데 저는 딱히 그렇지 않아요. 그냥 ‘어떻게 하면 이기지’, ‘어떻게 하면 기를 죽이지’ 같은 생각을 해요. 친한 형들한테만 도발(?)도 자주 해요. ㅎㅎ. 프로에 와서 확실히 슬럼프를 겪으면서 욕도 먹어보고, 칭찬도 많이 받으면서 멘탈이 더 세진 건 맞는 것 같아요.
Q19) 이상형
이건 예전부터 얘기한 건데, 쌍커풀이 있지만 수술은 안 하신 분이요. 그런데 그냥 저를 좋아해 주시면 일단 감사하죠. 연예인으로 굳이 따진다면 요즘은 에스파 지젤님 좋아합니다. 수퍼노바를 자주 봤었기 때문에…. ㅎㅎ. 요즘 팬이 된 것 같습니다.
Q20) 별명이나 애칭
전에는 ‘쿼카’라고도 불러 주시고, ‘수원의 아들’이라고도 불러 주실 때도 있어요. ‘문치치’도 있고…아무튼 되게 많아요. 뭐든 저를 애정해서 붙여주신 이름이니까 잘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Q21) 남들에게 자주 듣는 말/내가 자주 하는 말
제가 형들한테 자주 듣는 말은 ‘돼지야~’ 이거요. 전혀 기분 나쁘지 않고, 형들이 저를 부를 때 안으면서 배를 만져요(?). 제가 자주 하는 말은 우선 ‘몇 시야?’ 에요. 운동 시간을 체크해야 하니까 알람도 많이 맞춰요. 그리고 ‘밥 뭐야?’이것도 있어요. 여기 밥이 정말 맛있고, 제가 가지를 안 먹는데 가지도 먹으라고 말씀 많이 하셨어요. 덕분에 제가 이렇게 힘내서 안 다치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워낙 자주 봐서 이제는 엄마 같은 느낌도 있어요.
Q22)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이기든 지든 항상 뒤에서 힘을 많이 보태 주시는데 정말 감사해요. 진짜로 뭐라고 표현을 더 하고 싶은데 이 말밖에 안 나와서 죄송해요 …ㅎㅎ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제가 은퇴하는 그 날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또 더 많은 팬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매년 발전할 수 있도록 예의 바르고 성실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겨우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문정현. 가진 게 많은 그이기에 앞으로도 선수로서, 또 사람으로서 얼마나 더 완성될 수 있을 지 충분히 기대를 걸어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사진=점프볼 DB, 문정현 선수 본인 제공
#영상_김예지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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