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바 스포트라이트 19화] 레이커스 2위의 일등공신 돈치치, 범인(凡人)을 벗어난 재능

유석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3-04 04: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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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유석주 인터넷 기자] 지난 일주일을 가장 화려하게 보낸 NBA 선수는 누구였을까. 점프볼은 올스타 이전 경기까지 한 주 기준 가장 뜨거웠던 선수를 동/서부 컨퍼런스에서 각각 한 명씩 선정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3월 3일 기준)

서부 컨퍼런스 – 레이커스 2위의 일등공신 by 루카 돈치치

루카 돈치치의 최근 다섯 경기 (레이커스 트레이드 후 30분 이상 출전)
34.0분 출전 23.4점 7.4 어시스트 10.2 리바운드 2.2스틸
야투율 36.4%, 3점 슛 성공률 23.3%

LA 레이커스 : 서부 컨퍼런스 2위
 


돈치치와 레이커스가 서부 컨퍼런스 2위 자리를 꿰찼다. 휴스턴 로케츠, 멤피스 그리즐리스, 덴버 너게츠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얻은 값진 성과다. 텍사스에서 날아온 천재에게 적응은 필요 없었다. 그저 약간의 다이어트가 필요했을 뿐, 홀쭉해진 몸과 함께 범인(凡人)의 영역을 벗어난 재능으로 레이커스의 시스템을 180도 바꿔냈다. 레이커스의 롭 펠린카 단장이 찬양받는 이유이자, 댈러스 매버릭스의 단장 니코 해리슨이 경호원을 고용한 이유다.

현대 농구에서 핸들러는 다다익선의 존재임을 입증했다. 돈치치는 그냥 핸들러가 아닌, 개인이 팀의 시스템이 되는 선수다. 득점 생산과 동료와의 연계 모두 리그 최상급이다. 여기에 뛰어난 BQ까지 더해져, 기존 레이커스 선수들과도 몇 시즌 뛴 것 같은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특히 르브론 제임스와의 조화가 돋보였다. 르브론 역시 20년 넘게 NBA를 누비며 드웨인 웨이드, 카이리 어빙 등 수많은 올스타 핸들러들과 공존한 베테랑이다. 역할과 동선이 겹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돈치치와 르브론은 따로 또 같이 상대 수비 코트를 휘젓고 다녔다. 아직 7경기를 함께했을 뿐이고, 돈치치의 몸 상태 역시 100%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돈치치 수비 리바운드 -> 제임스 러닝 속공’은 레이커스의 주요 공격 루트로 자리 잡았을 정도다.

다른 동료들도 돈치치 그래비티(gravity)를 누렸다. 특히 팀 안에서 ‘성실한 오프 볼 무브 = 득점’ 공식이 성립되기 시작했다. 돈치치가 없을 때도, 레이커스는 JJ 레딕 감독의 지휘 아래 컷 포제션 평균 득점이 11.0점, 리그 8위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팀이다. 돈치치 개인 득점은 아직 상대적으로 저조하지만, 상대 더블팀 유도 후 배달되는 패스는 여전한 품질을 자랑했다. 덕분에 레이커스는 2월 기준 3점 슛 성공개수에서도 리그 11위(평균 14.1개)까지 오르며, 팀 전체적으로 내외곽에서 균형된 볼륨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게 돈치치 한 명이 가져온 효과다.

놀라운 건 수비 코트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앤서니 데이비스 대신 돈치치의 합류로 가장 우려되었던 점은 바로 수비였다. 팀 수비와 보드 장악력에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하던 데이비스와 비교해, 돈치치는 데뷔 후 쭉 수비가 약점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이에 레딕 감독은 에이스의 약점을 가리는 데 모든 계산을 집중했다.

사실상 가드 포지션을 소화하는 돈치치를 뒷선으로 빼고, 게이브 빈센트, 도리안 핀니-스미스, 자레드 밴더빌트 등 빠르고 유능한 수비수들을 앞선으로 내세워 압박했다. 상대가 돈치치, 오스틴 리브스 등 상대적으로 수비가 약한 선수들을 스크린 스위치로 불러낼 때마다, 레이커스는 페인트 존 공간을 바짝 좁혀 손질과 디플렉션을 시도했다. 해당 전술의 수혜를 입어, 돈치치도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은 7경기에서 2.5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정교해진 야투 생산으로 상대의 속공 전환 횟수를 줄인 것 역시 수비 지표에 큰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레이커스는 2월 기준 평균 107.2로 디펜시브 레이팅 1위 자리에 올랐다. 시즌 초(11월 기준) 25위까지 떨어졌던 걸 고려하면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다. 다만, 이는 장기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페인트 존을 좁혀 형성하는 수비 전술은 3점 슛 허용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외곽포가 매서운 팀들과의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레이커스가 돈치치 합류 후 많았던 물음표를 기록으로 증명했다는 점이다. 돈치치가 노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직후 유타 재즈와 샬럿 호네츠에게 패배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으나, 몸 상태를 끌어올려 30분 이상 출전한 경기에선 4승 1패를 기록하며 레이커스 2위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표본이 많진 않아도, 현재까진 공수 양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드러난다. 이 페이스만 유지할 수 있다면, 더 높은 곳을 향한 레이커스의 꿈도 불가능은 아니다.

동부 컨퍼런스 – 인디애나, 시스템 재가동 by 타이리스 할리버튼

시즌 초 부진은 잊었다, ‘The System’ 할리버튼의 최근 다섯 경기
34.1분 출전 23.4점 12.0어시스트 2.4리바운드 3.2스틸
야투율 62.7%, 3점 슛 성공률 58.3%

인디애나 페이서스 : 동부 컨퍼런스 5위



후반기 할리버튼의 활약은 말 그대로 비현실적이다. 전반기엔 사타구니, 햄스트링, 허리 등 잦은 부상으로 고생하며 좀처럼 제 경기력을 찾지 못했다. 그런 할리버튼에게 올스타 휴식기는 너무나 달콤했다. 최근 다섯 경기 물오른 야투 효율을 자랑하며, 우리가 알던 인디애나의 시스템다운 모습을 되찾았다.

드라이브가 아닌 슈팅 기반의 득점원답게, 퍼리미터 공격이 살아나자 본래 장점인 공격 조립도 더욱 날카로워졌다. 최근 다섯 경기에선 평균 7.2개로 많은 3점 슛을 시도하면서도, 그 성공률이 무려 60%에 가까웠다. 체감상 던지면 다 들어가는 수준이기에, 상대는 필연적으로 수비 범위를 넓힐 수밖에 없고, 할리버튼은 광활해진 코트를 맘껏 누비며 어시스트를 적립해갔다.

도우미가 명확해진 점도 긍정적이다. 인디애나는 1-4 대형의 스윙 오펜스를 자주 활용한다. 단순하지만 선이 굵은 농구가 특징인 스윙 오펜스는, 빅맨인 마일스 터너를 할리버튼의 파트너로 세운 뒤 3점 슛이 능한 나머지 선수들을 윙과 코너에 배치하는 형태로 공격을 진행한다. 득점과 어시스트 볼륨을 모두 쌓을 수 있는 할리버튼이 투맨 게임의 시작점 역할을 맡기에 가능한 전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릭 칼라일 감독은 보조 핸들러 앤드류 넴하드가 공을 잡는 비중을 늘렸다. 할리버튼이 부상으로 신음했던 탓도 있지만, 함께 뛸 때는 에이스가 조금이라도 직관적인 공격에 집중하도록 내린 결정이었다. 그 결과 넴하드는 득점과 어시스트에서 모두 커리어하이를 달성했고, 부담을 한 층 던 할리버튼 역시 지난 시즌 대비 usg%(해당 선수 손끝에서 공격이 마무리되는 비율)가 줄었음에도 여전한 효율을 기록했다(지난 시즌 23.9% -> 20.9%).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서부와 달리, 이번 시즌 동부 컨퍼런스는 순위별 경쟁 그룹이 명확히 나뉜 모양새다. 압도적인 선두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치열하게 2위를 다투는 보스턴 셀틱스&뉴욕 닉스 제외, 밀워키 벅스와 인디애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가 조금이라도 높은 시드를 위해 싸우고 있다. 밀워키는 야니스 아테토쿤보와 데미안 릴라드가 버티고 있고, 디트로이트는 커닝햄을 중심으로 최근 10경기 9승 1패의 엄청난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여차하면 7위권으로 밀려날 수 있는 상황. 다행히 후반기 진입과 함께 할리버튼이 부활했기에, 인디애나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오프 직행을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파스칼 시아캄, 애런 니스미스를 비롯한 모든 동료가 할리버튼이 제 궤도에 오를 때까지 잘 버텨줬다. 5위로 맞이하는 후반기, 이젠 에이스가 경기력으로 응답할 차례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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