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9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현대모비스 감독 취임 소감은?
너무 좋다. 내 꿈이었다. 한 팀에서 오래 선수 생활하고 감독까지 한 경우가 몇 명 없지 않나.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
현대모비스에서 선수-코치에 이어 감독이 됐다.
다른 팀에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다(웃음). 기분이 좋다. 한 팀에서만 선수-코치-감독까지 한다는 게 쉬운 게 아니다. 팀에 감사할 따름이다.
양동근 감독에게 울산이란?
인생에 반 정도를 울산과 함께 했다. 프로에서의 추억이 다 있는 곳이다. 이제는 원래 살던 동네 같다. 서울에서 자라긴 했지만 울산에서 많은 걸 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라고 표현하고 싶다.

내 키가 일반인 중에서 큰 편에 속한다. 200cm 정도 되어야 농구선수인줄 바로 알 수 있는데 나는 시민들 속에 있으면 묻혀서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래도 감사하게 알아봐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사실 울산에서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다. 거의 운동만 해서 길거리에서 팬들과 만날 기회가 없다.
감독을 맡은 팀이 현대모비스라 더 부담감이 클 것 같은데?
과정이 좋으면 결과도 좋을거라 생각한다. 성적은 선수 구성이 맞아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한다. 팀 훈련을 통해 내 색깔을 입힐 수 있으니 좋은 과정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함께할 코칭스태프로 박구영 수석코치, 박병우 코치를 선택했다.
박구영 코치도 현대모비스에서 20년 가까이 있었다. 선수 시절부터 내 스타일을 잘 알았다. D리그에서 선수들 지도하는 모습을 봐왔고, 경험도 많다. 나와 잘 맞을거라 생각한다. 박병우 코치는 박구영 코치가 추천했다. 나는 코치도 육성하기 위해 더 어린 코치를 원했는데 찾다보니 박병우 코치가 눈에 띄었다. 선수 시절 마지막에 우리 팀에 있었는데 D리그에서 경기를 많이 못 뛰어도 정말 열심히 운동했다고 들었다. 드릴을 직접 만들어서 후배들과 함께 하고, 웨이트트레이닝도 성실하게 했다. 그건 코칭스태프에 보여주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선수 생활하는 내내 그렇게 해온 거다. 이 부분을 박구영 코치가 높이 사서 나에게 추천을 해줬다.
감독이 된 후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모든 게 달라졌다. 가장 말하고 싶은 건 우리 팀 그 누구도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 성적을 떠나서 우리 팀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걸 모두에게 심어주고 싶다. 그래서 선수 시절부터 식당, 청소 어머니들을 더 챙겨드리려고 했다. 어머니들께서 내가 감독이 되고 굉장히 좋아하셨다. 트레이너들에게도 내가 말하는 동작이 왜 안 되는지 연구하도록 하고, 함께 농구를 위한 동작을 만들어보자고 했다. 모두에게 동기부여를 주면서 서로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양동근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지만 현대모비스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우석이 상무에 입대했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한호빈(삼성)과 김국찬(가스공사)은 이적했다. 외국선수 듀오 숀 롱, 게이지 프림 또한 모두 팀을 떠났다. 대신 정준원, 이우정, 이도헌, 김근현을 영입해 로스터를 채웠고, 부산 KCC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이승현, 전준범을 영입했다. 외국선수로는 지난 시즌 수원 KT에서 뛰었던 레이숀 해먼즈와 새 얼굴 에릭 로메로를 선택했다. 전력은 약해졌지만 양동근 감독은 확실한 계획을 갖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수비를 기본으로 하는 끈적한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오프시즌 훈련을 시작한지 약 한 달이 지났는데?
그동안 체력 훈련에만 집중했다. (박)무빈이, (이)대균이가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일정으로 빠졌고 (이)승현이, (전)준범이는 원래 없는 구상이었다. 무빈이와 대균이가 빠진 게 크다. 외국선수가 들어오기 전에 움직임을 50~70% 정도 만들어놔야 외국선수가 합류했을 때 수월하게 훈련이 될 텐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팀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해진 건 사실이다. (이)우석이가 빠졌고, 외국선수도 롱과 프림이었는데 영상도 찾기 힘든 로메로가 2옵션으로 왔다. 제대로 된 외국선수를 뽑으려면 유럽 출장에 가서 직접 보고 오는 게 맞다. 영상만 보고 선발하면 안 된다. 근데 감독 선임이 되고 난 후 출장 갈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눈에 익은 외국선수를 데려왔다. 우리 팀 1번(포인트가드)이 약한 건 맞지만 어느 정도 기회를 주면서 키워야 한다.
KCC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이승현, 전준범을 영입했는데?
승현이는 (함)지훈이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4번(파워포워드) 자원이 아닌가. 팀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선수가 왔다는 건 너무나 반가울 따름이다. 경기 외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될 거다. 승현이가 왔다고 성적이 올라간다기보다 팀에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해먼즈와 로메로 영상을 보면서 어떻게 맞춰갈지 구상해야 될 것 같다. 준범이는 예전보다 성숙해졌다고 하더라. 내 성격과 스타일을 워낙 잘 안다. 후배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줄 수 있다. 벌써 지훈이, (정)준원이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고 하더라. 지금 봐도 막내 같은데 어느새 베테랑이 됐다. KBL에 준범이처럼 슛을 던질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성공률도 높기 때문에 위력적이다.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준범이가 우리 팀에 오면서 ‘전준범 데이(12월 17일)’가 다시 부활했다. 은퇴하기 전까지 KBL에서 일정 배정을 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웃음).

해먼즈는 KT 오기 전 러시아리그 영상을 보고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지난 시즌 수원 KT에서 뛰는 걸 보는데 외곽슛이 저렇게 좋은 줄 몰랐다. 공도 다를 줄 안다. 팀에 1번을 도와줄 외국선수가 필요했는데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미팅을 하면서 어떤 걸 좋아하는지 물어봤고, 더 적극적으로 자신감 있게 하라고 했다. 로메로는 다른 선수를 추천받아서 영상을 보는데 상대 팀에 눈에 띄는 선수가 있더라. 그게 바로 로메로였다. 내가 좋아하는 픽&롤 플레이를 잘하고, 운동능력이 좋다. 또한 잘 뛸 수 있다. 프림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을 받았다. 2옵션이기 때문에 장점만 보고 뽑았다.
현재 선수단에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하는 척하지 말라고 한다. 할 거면 열심히 해야된다.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면 된다. 그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똑같은 말이 반복되면 어쩔 수 없이 처진다. 그동안 체력 훈련만 했으니 이제부터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올 시즌 어떤 농구를 보여주고 싶은지?
아직 잘 모르겠다. 구상 중이다. 대균이, 무빈이가 이제 팀 훈련에 합류했고, 승현이도 와야 된다. 확실한 건 가드들이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만들어주고 싶다. 여러 실험을 통해 적절한 조합을 찾아야 한다. 상대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어야 된다. 그게 나와 코치들이 할 일이다. 기본은 무조건 수비다. 끈적한 수비를 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선수들 훈련 가르치는 건 자신 있다. 안 다치고 열심히 따라 와줬으면 한다. 요즘 선수들이 힘들어 하는 것 같더라. 시즌 전까지 아프지 않고 잘 따라와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많이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결과 때문에 핑계는 대지 않을 것이다.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응원 보내주셨으면 한다. 체육관 많이 찾아와주시면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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