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던 것을 하지 말고…” “이제는 부담을 느끼면서 해야할 단계” 박소희의 귀가 유난히 따가웠던 한 주

부천/이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3-30 10: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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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부천/이상준 기자] 한 주간 박소희(22, 178cm)의 귀는 따가울 정도였다.

부천 하나은행 박소희는 올 시즌 괄목한 만한 발전을 이뤄냈다. 29경기 평균 29분 34초라는 출전 시간 동안 평균 10.3점 3.6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앞선에서 힘을 낼 가드로 주목 받았다. 당연히 이 기록은 데뷔 후 가장 좋은 기록이다.

오프 시즌부터 이상범 감독의 혹독한 조련과 쓰디쓴 조언을 버텨낸 결과다. 그렇게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으로 성장했다. 이달 열린 2026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는 17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대표팀의 일원으로 당당히 올라서기까지 했다.

박소희는 25일 아산 우리은행과의 경기 후 “내가 정통 포인트 가드는 아니라, (허)예은 언니와 (안)혜지 언니의 리딩을 보고 느끼는 게 많았다. 가드로서 동료들의 찬스를 많이 봐주고, 흐름을 읽는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라 느꼈다. 대표팀 훈련에서도 안 되는 것들을 언니들이 많이 알려주셨다”라고 다른 영역에서까지 발전하고 싶은 의지를 내비치기까지 했다. 아직 배고프다는 것을 외친 셈.

그러나 더 잘 하고자 한 마음이 ‘과유불급’이 되었을까. 소속팀에 복귀한 후 박소희는 또 한 번 잔소리 폭격을 맞았다. 대표팀에서 많은 것을 소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오기 바란 이상범 감독은, 박소희가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에 다녀와서 좋은 것들을 흡수해오라고 했는데… 외려 이상한 것을 배워온 것 같다. 안하던 것을 하려고 한다. 자꾸만 자기 손에서 만들어서 주려고 하는데, 그러다가 턴오버가 너무 많이 나온다. 나머지 공격자들의 타이밍을 다 끊게 된다. 박소희는 냉정하게, 잘하는 선수이지만 그 정도 능력을 가진 선수는 아니다. 보이는 대로 주고 뛰는 게 낫다. 쉽게 하면 될 걸 어시스트로 풀어가려 한다. 대표팀 언니들은 그런게 당장 가능할지라도 박소희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그런 걸 고쳤으면 한다.” 많이 냉정하게 들릴 수 있는 이상범 감독의 코멘트였다.

다른 영역에서까지 두각을 드러내고 싶어한 선수와, 지금 당장 강점을 보이는 것에 집중해 더 좋은 선수로 커야 한다는 감독의 의견이 충돌한 순간이다. 어쩌면 지금은 큰 의견 차이로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이상범 감독의 쓰디쓴 잔소리도, 결국 박소희를 위해서 하는 겉은 차갑지만 속은 따수운 말이다. 슈팅과 좋은 신체 조건이라는 강점이 확실한 선수이기에, 이것부터 내것으로 만들라는 의도가 더 컸다.

맏언니 김정은도 한 주 동안 많은 조언을 건넨 건 마찬가지. 하나은행 복귀 후 계속해서 박소희와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한 김정은은, 박소희가 아예 하나은행의 플레이오프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견해까지 전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소희가 또 부담을 느낄 지도 모르겠지만(웃음). 가드의 중요성을 대표팀에 다녀와서 많이 느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장은 소희가 너무 덤비지 말고,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경기에 나섰으면 한다. 소희도 2023-2024시즌 봄 농구를 갔을 때는 뛰지를 못해서… 이번이 처음이라 더욱 그렇다. 아직 올라가야 할 때랑 빼줘야 할 때를 모르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소희가 능력이 된다고 생각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려 한다. 박소희가 하나은행 플레이오프의 키를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부담도 느끼면서 해야할 단계다.”

그런 순간이 있다. 나는 이만큼까지 더 잘하고 싶지만, 주변에서의 생각은 다를 때 말이다. 박소희에게 어쩌면 사령탑과 언니의 말이, 자신의 의지 및 견해와 너무 다르다고 느껴질 법하다.

하지만 이 말들은 곧, 미래의 자신을 위한 코멘트다. 때로는 따스한 말보다는 잔소리가 나를 위한 자양분이 된다. 잔소리 폭격으로 국가대표 박소희의 시간은 더욱 야무지게 흐른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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