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출국 D-DAY, 7월 9일
오전 대표팀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모였다. 12시간의 비행 끝에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에 닿았다. 빈에서 브르노까지 선수단은 전용 버스에 몸을 싣고 3시간 가까이 달려 대회 장소에 도착했다.
“다녀오겠습니다.”
주변의 관심과 도움 그리고 회사의 승낙으로 나도 대표팀의 뒤를 따르게 됐다. 선수단 출국 이틀 후 11일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같은 루트로 빈에 도착한 나는 하루 묶은 후 대회 개막일인 12일 오전 빈에서 브르노로 향하는 기차에 올라탔다. 브르노 역에서 대회가 열리는 브르노 스타레즈 아레나 보도바까지 걸어서 1시간. 배낭과 캐리어를 끌고 체육관에 도착했다. 한국의 경기는 마지막 일정으로 세계 최강 미국과의 경기였다. 경기 2시간 전 대표팀 선수들이 체육관에 도착했다. 강병수 감독과 코치진이 반가운 얼굴로 맞았다. 선수들 표정도 크게 긴장되거나 두려워 보이지 않았다. 언제부터 우리가 국제 대회 성적을 기대했는가. 그저 열심히 좋은 경기로 부상 없이 대회를 마치길 바랐다.

여자 청소년 랭킹 21위 한국은 A조에서 미국(1위), 이스라엘(23위), 헝가리(9위)와의 예선을 모두 패했다. 솔직히 이스라엘전은 승리를 기대했으나, 후반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 나보다 선수들 그리고 코칭스태프가 느낀 아쉬움을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스라엘 에이스 갈 라비브는 대회 평균 26.3점을 넣으며 득점 1위를 기록했다.
16강 캐나다(3위)와의 경기는 개인적으로 이번 대회 한국에게 최고의 경기라고 생각한다. 캐나다는 평균 17.3개의 3점슛을 넣으며 48.1%의 뜨거운 슛감을 보여준 팀이었다. 이런 팀을 상대로 한국은 탄탄한 수비와 집중력을 보여줬다. 심지어 3쿼터는 14-12로 우리가 앞섰다. 비록 1쿼터 열세를 좁히지 못하며 패했지만, 한국은 캐나다의 외곽슛을 제대로 틀어막았다. 캐나다는 8개의 3점슛을 넣으며 28.5%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결과를 떠나 한국이 세계 강호를 상대로 무기력하지 않게 승부를 펼친 것에 큰 감동을 받았다. 우리도 보여줄 수 있다. 실제 대회 공식 사이트에서 “캐나다, 한국에 힘겨운 싸움 끝에 숨 쉴 수 있게 됐다”고 16강 경기를 리뷰했다.
체육관 밖 브르노를 눈에 담다
대회 휴식일도 있었다. 15일 오전 선수들은 숙소에서 나와 브르노 시내로 향했다. 생소하고 낯선 유럽 도시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음식도 맛봤다. 잠시 대회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선수단의 표정은 밝아졌다. 사실 어두울 필요도 없는 일이다. 선수들은 삼삼오오 모여 자유시간을 가졌다. 영락없는 어린 소녀의 모습이었다. 브르노는 인구 약 40만이 사는 체코 제2의 도시다. 역사도 깊어 중세 건물의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여담으로 ‘음악의 신’ 모차르트도 1767년 당시 유행병을 피하기 위해 빈을 떠나 잠시 브르노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고 한다. 모차르트가 머물던 건물도 브르노 시내에서 볼 수 있었다.


선수들의 최상의 경기력을 위해서
시차 7시간. 음식도 환경도 어색한 브르노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지켜주기 위한 어른들의 노력은 계속됐다. 먼저 선수들의 손과 발이 되어준 이경준 매니저. 능통한 외국어 실력과 서글한 성격으로 출국부터 귀국까지 선수단의 안전과 현지 적응을 책임졌다. 김신유, 김은빈 트레이너는 경기와 훈련 전후 선수단의 컨디션을 관리했다. 때론 어린 선수들의 손발이 되어주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대한민국농구협회 대표팀 주치의 이효열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도 팀 닥터로 응급 상황을 위해 늘 선수단 곁을 지켰다. 또 트레이너 파트와 소통하며 필요한 처방을 도왔다. 무엇보다 소집부터 지금까지 코치진의 열정도 잊어서는 안 된다. 소집을 앞두고 코치진이 새롭게 구성됐다.
현지 봉사자 얀 스벨링가도 선수단을 잊지 못할 것이다. 체코에서 유소년 클럽 코치로 소개된 얀은 대회 기간 대표팀 담당자로 선수단과 함께했다. 특히 경기 중 정현의 렌즈가 찢어진 긴급한 상황에서 여분의 렌즈를 빠르게 구해오며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도왔다. 마지막 날에는 떠나는 대표팀 선수들을 위해 손수 간식도 준비해 주며 추억을 마무리했다. 선수들 또한 그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기억될 대표팀 유니폼을 선물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없다. 하지만 12명의 모든 선수는 자신들을 위한 이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느꼈을 것이다.
잊지 않겠습니다
긴 시간 출장을 함께한 일원들에게 감사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어린 선수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대한민국농구협회와 중고농구연맹, WKBL 관계자들에게도 감사합니다. 현지에서 선수들뿐 아니라 저까지 신경 써준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여러 관계자에게도 정말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좋은 기회가 후배들에게도 이어질 수 있도록 묵묵히 노력하겠습니다. 9박 10일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U19 여자농구 월드컵 대표팀 경기 결과
예선 1경기 대한민국 53-134 미국 패
예선 2경기 대한민국 61-63 이스라엘 패
16강 경기 대한민국 58-70 캐나다 패
9-16위 결정전 대한민국 87-80 브라질 승
9-12위 결정전 대한민국 85-79 나이지리아 승
9-10위 결정전 대한민국 86-80 이스라엘 승
대회 최종 성적 3승 4패 9위
*브르노 2025 FIBA U19 여자농구 월드컵 대표팀
감독 강병수(수원여고 코치)
코치 이상훈(분당구미중 코치) 권은정(화봉고 코치)
트레이너 김신유, 김은빈
팀 닥터 이효열(충북대 의과대학 교수)
매니저 이경준
조사연구원 김명희(수피아여고 코치) 양선희(효성여고 코치)
가드 이민지(우리은행) 이원정(온양여고3) 임연서(수피아여고2)
포워드 김연진(숙명여고3) 이가현(수피아여고3) 정현(하나은행) 최예슬(삼성생명) 최예원(삼천포여고3)
센터 김채은(신한은행) 송윤하(KB스타즈) 홍수현(상주여고3) 황윤서(선일여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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