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리바운드도 몰랐는데…농구는 직관이죠!” MBC 스포츠플러스 차기 에이스 김희연 아나운서의 폭풍 성장기

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6 06: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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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 리바운드도 몰랐던 풋내기의 폭풍 성장기. MBC 스포츠플러스 김희연(26) 아나운서의 성장기는 ‘슬램덩크’ 주인공 강백호를 연상케 했다. 생동감 넘치는 현장 소식을 노련하게 전하는 모습을 보면 머지않아 새로운 에이스가 될 거란 예감도 든다. 오세근, 김선형, 야구로 예를 들면 류현진의 신인 시절 포스라고 할까. MBC 스포츠플러스 차기 에이스의 첫 인터뷰를 맡다니! 영광이었습니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4월호에 게재됐으며, 인터뷰는 3월 12일에 진행됐습니다.

안녕하세요. 점프볼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2024~2025시즌 WKBL 리포팅, 인터뷰를 맡은 김희연 아나운서입니다. 2023년 1월에 입사한 3년 차예요. 저 인터뷰 처음 해 봐요! 제가 인터뷰했던 선수들의 마음을 이제 알 것 같아요(웃음).

스포츠 아나운서를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 연기를 전공했어요. 대학 입학하자마자 연기는 저와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요새는 원데이 클래스가 잘 갖춰져 있잖아요. 그래서 여러 가지를 체험해 봤는데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너무 좋아서 아나운서를 준비하게 됐어요.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좋은 기회가 닿아 HL 안양(아이스하키팀) 리포터를 맡았는데 그때 스포츠 현장에 있는 게 재밌다는 걸 느꼈어요. 그때부터 스포츠 아나운서도 같이 준비했어요.

입사 3년 차인데 벌써 최고참이 됐다고 들었어요.
그렇게 됐네요. 너무 힘들어요(웃음). 임무가 막중합니다. 어제도 후배들과 야구장, 스튜디오에 다녀왔어요. 저도 아직 현장에서 뛰어다니는 위치이다 보니 후배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거예요. 최고참이 됐으니 그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요.

MBC 스포츠플러스의 새로운 간판 아나운서가 되셔야죠~!
(박)지영 선배가 너무 보고 싶어요(웃음). 퇴사 이틀 전 소식을 들었어요. 너무 당황스러웠죠. 저에게는 “선배님~”하면서 기댈 수 있는 언덕 같은 존재였거든요.

농구는 이번 시즌이 처음이죠?

네. 후반기에 처음 맡았어요. WKBL도 담당하게 됐다는 걸 2주 전쯤 들었어요. 그때부터 ‘열공’한 후 투입됐죠. 그전까지는 리바운드가 뭔지도 몰랐거든요. KBL도 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당장 투입되어야 하는 현장은 WKBL이다 보니 많이 보진 못했어요.

2주 만에 투입됐다는 게 전혀 티 나지 않을 정도로 매끄러웠어요.
다행이네요. 진짜 많이 공부했거든요. 회사에도, 농구 팬들에게도 민폐를 끼치면 안 되잖아요. 김일두 위원님, 김연주 위원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두 분이 저를 살려주셨죠(웃음).

어떤 방법으로 공부했나요?
제가 터득한 방법인데요. 일단 노트에 팀, 선수 정보와 팀의 최근 이슈에 대해 다 정리해요. 그리고 최근 경기를 다 찾아 보고, 중계방송을 보며 위원님들 코멘트도 잘 새겨들어요. 기사도 많이 찾아보고요. KBL 유튜브를 많이 보면서 농구용어에 대해서도 알게 됐어요. ‘더 퍼스트 슬램덩크’, ‘리바운드’ 같은 농구 영화도 찾아봤고요. 스스로 이 종목을 얼마나 재밌게 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농구 팬의 입장이 돼 어떻게 보면 즐길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두고 공부했어요.

현장에서 느낀 농구의 매력은?

와~ 농구는 공수 전환이 정말 빨라요. 선수들의 열기를 꼭 현장에서 봐야 해요. 화면으로 보면 역동적인 모습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요. 햄스터가 쳇바퀴 돌듯이 2시간 동안 미친 듯이 뛰더라고요. 경기 끝난 후 체육관에서 나오면 어안이 벙벙해요. 그 정도로 집중도가 높은 종목인 것 같아요. 아, 사전 리포트할 때 꼭 선수들이 “어이~ 어이~” 하면서 몸을 풀어요. 그때 진짜 설레요. ‘이제 경기 시작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저도 같이 웜업하는 느낌도 들어요. 팬들도 굉장히 열정적이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누구인가요?
이민지 선수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인터뷰 힘드냐고 물어보니까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첫 질문인 경기 소감이 너무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김단비 선수에게 인터뷰 특강 받는대요. 성장하는 모습이 저를 보는 것만 같아서 정감이 가고 더 잘했으면 해요. 울 때 마주친 적도 있어요.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나올 때 저도 퇴근했는데 눈이 부어있더라고요. 플레이오프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응원하게 됐어요. 제가 인터뷰하러 다가가면 ‘왜 나한테?’ 이런 눈빛을 보내는 것도 너무 귀여워요. 별명이 ‘아산 MJ(민지)’인데 ‘스파이더맨’ 여자친구 이름도 MJ잖아요. 뚱한 표정 지을 때 보면 이미지도 비슷한 것 같아요.

‘MJ’는 농구에서 신적인 존재인 마이클 조던의 약자이기도 하죠.
아, 그래요? 처음 알았어요. 그래서 MJ였구나~! 이렇게 또 하나 배워가네요(웃음).

농구선수들은 대부분 미디어에 친절하잖아요. 덕분에 인터뷰가 수월했던 적도 많을 것 같아요.
맞아요. 첫 취재가 우리은행 경기였는데 김단비 선수가 너무 잘해주셨어요. 사전 인터뷰로 김단비 선수와 관련된 것만 준비했는데 워낙 베테랑인데다 인터뷰를 많이 해서 꺼리지 않을까 싶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너무 털털하시더라고요. 쉴 때는 그냥 누워서 농구와 관련된 생각을 안 한다고, 머릿속에서 농구를 꺼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농구 현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이것도 김단비 선수예요. 위성우 감독님과 같이 인터뷰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감독님이 그렇게 유쾌한 분인 줄도 몰랐거든요. 농구 팬 입장에서 두 분을 볼 때마다 케미가 너무 웃기더라고요. 한쪽(?)이 일방적으로 쏟아내시잖아요. 그런데 그걸 듣는 건지 마는 건지도 모르는 듯한 반응이 너무 웃겼죠(웃음). 그래서 함께 인터뷰했는데 “제2의 아버지”, “너무 고마운 선수”라고 얘기해주셔서 인상적이었어요. 사실 김단비 선수는 계속 감독님과 같이 못하겠다고 주저하셨었거든요.

응원하는 선수도 있나요?
있죠! 홍유순 선수, 허예은 선수가 기억에 남아요. 만났을 때 사람 자체가 선하다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얘기하다 보면 꾀부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것도 느껴지고요. 그래서 더 마음이 가요. 특히 허예은 선수는 단신인데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다람쥐 같아요. (아까 말씀하셨던 그 쳇바퀴?)맞아요(웃음). 허예은 선수 없는 KB스타즈의 농구가 상상이 안 될 정도예요. 말도 조리 있게 잘하더라고요. 털털하면서도 재밌는 선수인 것 같아요.

청주야구장에서 리포팅 도중 뒤에 있는 정민철 해설위원, 정병문 캐스터가 손하트를 그린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진짜 모르고 있었는데 PD님이 “희연아, 뒤에 봐!” 하셨는데 두 분이 하트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저도 엉겁결에 손하트를 했는데 다음 리포팅할 때부턴 신경이 뒤로 가 있더라고요. 청주구장에서 진짜 재밌는 추억이 많았어요.

야구장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창원에서 있었던 일이에요. 한여름이어서 너무 더웠는데 이 날씨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고민해 봤어요. 폴 투 폴(외야 왕복 달리기)도 얘기가 나왔는데 그건 너무 힘드니까 1루부터 전력 질주하는 걸 직접 해봤죠. 3시간 내내 야구 얘기, 선발투수 얘기 나오니까 저만큼은 야구 얘기 안 해도 되잖아요. 그 순간만큼은 새로운 걸 보여주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종종 색다른 시도를 하는 편이에요.

별명이 있다면?

아, 말하기 민망한데…. 정민철 위원님이 뭐만 하면 “역시 신인왕이야!”라고 하셨어요. (3년 차인데 최근 별명은?) 이제는 에이스라고, “역시 신인왕 출신 에이스!”라고 하세요. 민망합니다(웃음).

화려한 면이 부각 되는 직업이지만, 공부도 경기 준비도 많이 해야 하잖아요.
지금까지 쓴 노트가 18권 돼요. 입시 준비할 때부터 선수들이 훈련일지 쓰듯이 매일 쓰는 게 습관이었거든요. 자책도 많이 쓰여 있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리자’, ‘희연아 뭐하냐’ 이런 문구를 쓴 적도 있어요. 외로움을 안 느끼는 편인데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 보니 외롭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배우 김혜수 씨가 고요한 상황에서 혼자 연기를 시작해야 할 때 너무 외롭다고 얘기한 게 공감이 되더라고요.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 없이 홀로 모든 걸 책임지고 방송에 들어가야 하니까요.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황영묵 선수(야구) 인터뷰를 한 적이 있어요. 엄청 돌고 돌아서 프로에 온 선수잖아요. 김경문 신임 감독님 부임 후 1번타자로 공수주에서 완벽한 활약을 한 날이어서 황영묵 선수의 스토리를 듣고 누군가 힘을 얻었으면 했어요. 그런 부분을 물어봤는데 “너무 큰 힘을 얻었다”라는 반응이 나와서 많은 보람을 느꼈죠. 위성우 감독님, 김단비 선수를 같이 인터뷰한 것도 마찬가지예요. 팬들에게 스포츠는 취미생활인데 즐거움이 배가되면 좋은 거잖아요. 그게 제 역할이기도 하고요. 팬들이 인터뷰를 즐겁게 봐주셔서 ‘내가 유의미한 즐거움을 줬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WKBL 플레이오프는 현장 중계가 없어서 아쉬울 것 같아요.

너무 아쉬워요. 중계 보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농구를 담당하면서 무조건 직관을 가야 한다는 걸 느꼈거든요. 그 명승부를 현장에서 봤어야 하는데…. 시간이 된다면 챔피언결정전은 농구 팬으로 보러 가려고요. 응원하면서 보고 싶어요.

올해 계획, 그리고 궁극적으로 어떤 스포츠 아나운서를 꿈꾸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베이스볼 투나잇 주중 MC를 맡았어요. 평일에는 베이스볼 투나잇을 진행하고, 주말에는 종종 현장에 나갈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시즌이 금세 끝나지 않을까요?(웃음) 팬들에게 너무 먼 존재처럼 느껴지지 않았으면 해요. 친근한 이미지, 팬들과도 친하게 지내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함께 야구, 농구 보는 친구와 재밌게 얘기하는 것 같은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얘기가 나온 김에 팬들에게도 한마디를 남긴다면?

앞으로 농구를 더 재밌게 보실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에요. 저도 스포츠 팬이기 때문에 팬들이 어떤 마음으로 팀, 선수를 응원하는지 너무 잘 알거든요. 그런 마음을 더 어루만질 수 있는 아나운서가 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첫 인터뷰인데도 말씀을 너무 잘하시는데요?
정말요? 제가 인터뷰 대상이 되니 선수들에게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친절한 질문을 많이 해야겠어요(웃음).

#사진_문복주 기자, 김희연 아나운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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