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는 융합, 2기는 상생, 3기는 엘리트” 이종석 경기도농구협회장의 키워드

조원규 기자 / 기사승인 : 2025-07-15 11: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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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임의 태권도 출신 농구 행정가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융합 이끌어
3기 최대 과제는 엘리트 농구 활성화

이종석 경기도농구협회(이하 경기도협회) 회장의 이력은 독특하다. 고등학교 때까지 태권도 선수였다. 청년기에는 서용인 청년회의소 회장, 경기지구 청년회의소 회장을 차례로 역임한 사업가였다.

 

농구와 인연이 없던 그가 2017년 경기도협회 수장이 됐다. 농구인 출신이 아닌, 그래서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엘리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던 그에게 경기도 농구인들은 체육단체 통합 이후 초대 회장을 맡겼다. 처음 4년은 생활체육과 엘리트의 융합, 다음 4년은 상생과 윈윈을 목표로 달려온 이 회장은 이제 엘리트 농구 발전을 위한 4년을 준비한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7월호에 게재됐습니다.

 

▲ 체육단체 통합 이후 초대 회장

 

2017년, 경기도협회 회장을 제안받았다. 전문체육과 생활체육 통합 이후 많은 갈등이 예견된 시기였다. 두 조직의 융합을 이끌 회장이 필요했다.

 

이 회장은 운동선수 출신으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오랜 기간 묵묵히 봉사를 실천했고 청년회의소에서 리더십도 확인했다. 농구인, 농구 단체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당시에는 중요했다. 이 회장은 “농구는 원체 좋아했던 운동이고, 잘할 수 있다는 주위의 꼬임에 넘어가(웃음)” 중책을 맡았다.

 

그런데 임기 시작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무거워졌다. 경기도협회 조직을, 그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잘 아는 상태가 아니었다. 전임 임원들의 열정을 확인하며 “저런 분이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고, 다행히 ‘통합’이라는 명확한 방향성에 사무국 직원들의 경험과 헌신이 있어 시행착오를 줄였다. 경기도 내 69개 종목 중에 농구가 가장 빨리 융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협회 경험도 없이 무리한 선택을 한 건 아닐까, 이거 그냥 가볍게 생각할 일이 아닌 데 생각도 들었죠. 그런데 경기도 69개 종목 중에 농구가 가장 빨리 융합했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뿌듯했던 기억도 있고, 사무국의 전무이사나 사무장, 또 임원들과 같이 뜻을 잘 펼쳤으니까 가능하지 않았을까…. 제가 엘리트나 생활체육 어디 속해 있다가 통합 회장이 된 게 아니잖아요. 중립을 지키면서 사업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이 엘리트나 생활체육 소속이었던 분들한테 좋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이런 부분이 컸다는 생각도 합니다.”

4년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연임을 결심했다. 왜 결심했는지 질문에 첫 번째 대답은 “아쉬움”이었다. 농구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전문 체육인 출신 일부는 경기도협회 행정의 만족감이 낮을 수도 있다. 특히 임기 마지막 해에 터진 코비드19는 모든 체육 활동을 중지시켰다. 그것을 회복하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넘기기 힘든 과제였다.

 

▲ 융합을 넘어 상생으로

 

“코로나19로 침체된 생활체육 농구의 저변 확대“는 경기도협회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1980~90년대 농구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상민, 전희철, 문경은 등 농구선수 인기가 연예인 못지않았다. 현주엽의 대학 진학 소식은 스포츠신문 1면을 장식했다.

 

엘리트 활성화는 농구 저변 확대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상생’은 농구 저변의 확대가 엘리트 농구 발전, 그것이 다시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이 회장에게 엘리트 농구는 “전체적으로 어렵지만 그 안에서 조금 더 어려운 쪽, 약한 쪽”이다.

 

2024년 기준 경기도 소재 초‧중‧고 엘리트팀은 총 15개다. 같은 해 기준으로 도내에는 2,494개의 초‧중‧고교가 있다. 농구부가 있는 학교 비율이 0.6%에 불과하다.

 

▲ 도내 농구부 있는 초중고 비율 0.6%

 

KBL 홈페이지 기준 서울 SK가 운영하는 유소년 클럽이 33개다. 그중 11개가 경기도에 있다. 수원 KT가 운영하는 12개 클럽은 모두 경기도에 있다. 두 구단의 도내 유소년 클럽 수가 엘리트 초‧중‧고 팀 전체보다 많다. 선수 숫자는 비교할 수 없이 클럽이 많다. 생활체육은 어느 정도 뿌리를 내렸다. 그러나 엘리트는 다르다.

 

특히 여자농구는 더 그렇다. 17개 시도 중 압도적으로 인구가 많은 경기도에 여자팀이 단 6개다. 이 회장이 “어려운 쪽, 약한 쪽”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지난해 처음 개최한 ‘2024 경기도교육감배 초·중학교, 클럽 꿈나무 육성 통합농구대회(이하 교육감배)'도 상생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경기도 내 농구 활성화, 유망주 발굴과 육성을 통한 엘리트 농구 발전을 위해 남초부 8개 팀, 여초부 6개 팀, 남중부 12개 팀, 여중부 8개 팀 등 총 34개 팀이 참가하는 대회를 신설했다.

 

도내 10개 초‧중부 농구부 중 9개 팀이 참가했다. 불참한 학교도 취지는 공감했으나 학교 사정이 있어 참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2023년부터 유소년 통합 농구대회가 있었다. 그러나 중등부까지 참가하는 통합 농구대회는 경기도가 최초였다.

 

이 회장은 “생활체육에도 엘리트만큼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 교육감배가 엘리트한테 충분히 자극도 되고 생활체육(을 즐기는 학생)도 조금 더 전문적인 농구 활동을 펼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과거에는 그런 학생들을 지도자들이 찾아다녔다면, 대회를 통해서 더 정확한 모습을 보고 발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너무 좋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엘리트팀 창단, 엘리트 선수 증가는 경기도협회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농구 종목의 전문 체육인이 아니다 보니 엘리트 출신 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마음을 쓰는 만큼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어요.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 2기의 과제였던 상생, 윈윈은 지금도 과제입니다. 생활체육 농구 저변 확대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습니다. 3기는 엘리트 활성화를 위해 더 노력할 생각입니다.”

“생활체육과 엘리트의 상생 체계 구축”은 “생활체육의 활성화가 엘리트 선수 공급을 확대하는 윈윈, 시너지”로 확장됐다. 과제는 생활체육의 유망주를 품어줄 엘리트팀이 적다는 것이다. 엘리트는 “팀들이 줄거나 유지하는 수준”이다.

 

엘리트 농구 활성화의 “기본적인 베이스는 창단”이다. 초‧중‧고 팀 창단에 더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쉽지 않은 과제다. 2기 때도 여러 차례 학교 책임자를 만났다. 적극적이지 않았다. 운동을 시키려는 부모님들의 의지도 과거에 비해 약하다는 진단이다. 선호도 높은 상급 학교, 일자리로의 연결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 쉽지 않은 과제,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그러나 만남을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엘리트 선수의 역량을 키우는 것은 가능하다. 경기도협회는 중학교 엘리트 선수들의 해외 캠프를 계획하고 있다. 이미 2021년과 2022년 진행한 경험이 있다.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고 토너먼트 대회에 참가하는 등 선진 농구 경험은 어린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다.

 

이 회장의 구상은 대한농구협회가 시작하는 디비전 시스템의 방향과 다르지 않다. 경기도는 시군 리그를 만들 수 있는 인구와 인프라가 있다. 시군 농구협회와 함께 디비전 시스템 안착에 도움을 주고 싶다.

 


태권도 선수에서 농구 행정가로 변신한 이종석 회장에게 두 종목의 차이점을 물었다.

 

태권도는 개인 혼자의 싸움, 농구는 조직력이 필요한 스포츠라는 답이 돌아왔다. 협회 일은 농구에 가깝다. 팀워크가 필요한 단체종목이다. 회장은 팀의 사령탑이다. 적재적소에 사람을 배치하고 그들이 기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 과정에서 농구는 “마음의 동반자”가 됐다. “나도 농구인이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는, 이 역할(회장)을 안 해도 그렇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 마음이 자리 잡았다고” 얘기한다.

 

사업을 하던 청년은 농구인의 융합을 위해 경기도협회 수장이 됐다. 농구를 “마음의 동반자”로 삼은 “농구인”은 더 많은 엘리트팀, 더 많은 엘리트 선수 만들기, 엘리트 선수 역량 강화를 3기의 과제로 삼았다.

 

이종석 회장은 대한농구협회, 광역시도 협회, 도내 시군 농구협회와 한 팀으로 과제 해결의 솔루션을 모색할 계획이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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