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바 스포트라이트 21화] 스테픈 커리, 역사에 남을 곡선을 그려내다

유석주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8 12: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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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유석주 인터넷 기자] 지난 일주일을 가장 화려하게 보낸 NBA 선수는 누구였을까. 점프볼은 한 주 기준 가장 뜨거웠던 NBA 선수를 동/서부 컨퍼런스에서 각각 한 명씩 선정하는 시간을 준비했다. (3월 17일 기준)

서부 컨퍼런스 – 역사에 남을 곡선을 그려내다 by 스테픈 커리

후반기는 우리를 위한 시간 : 커리의 최근 6경기
평균 33.6분 출전 27.2점 5.0어시스트 4.2리바운드 1.0스틸
야투율 45.3%, 3점 슛 성공률 40.3% (경기당 평균 4.5개 성공)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 서부 컨퍼런스 6위




지난 14일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경기, 3쿼터 볼 경합 과정에서 모제스 무디의 패스를 받은 커리는 상대 수비를 가볍게 날린 뒤 3점 슛을 성공, 데뷔 후 통산 1013경기 만에 4000번째 3점 슛을 터뜨리며 NBA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2021년 12월 15일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레이 앨런의 2974개를 넘은 뒤, 3점 슛은 자신의 영역임을 다시 한번 선포한 것이다. 경기 역시 130-104로 대승을 거뒀다.

최근 10경기 9승 1패, 7연승의 골든스테이트는 어느덧 플레이오프 직행권에 자리 잡을 정도로 경기력에 큰 반등을 일궈냈다. 표본을 지미 버틀러의 합류 시점으로 넓히면 무려 14승 2패다. 버틀러가 반등의 시작점이라면, 커리는 전반기와 완전히 달라진 활약상으로 팀과 개인 모두의 상승 곡선을 그린 장본인이다.

우선 커리 개인을 살펴보자. 다른 득점원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인 성실한 공 없는 움직임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NBA 평균 득점 14위(24.3점)의 커리는 골든스테이트에 자신의 그래비티를 재활성화시켰다. 여기에 2월부터 지금까지 경기당 5개에 가까운 3점을 38.6%로 집어넣으며, 물량과 정교함을 겸비하기까지 했다(2월~현재, 경기당 평균 4.9개 3점 슛 성공).

커리가 불타오르니 동료들의 공간도 덩달아 넓어졌다. 늦깎이 신인 퀸튼 포스트와 버디 힐드, 무디 등 득점 경로가 단순하지만 확실한 자원들이 해당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여기에 조나단 쿠밍가까지 31경기 만에 발목 부상에서 돌아왔다.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다치기 전까지의 쿠밍가는 ‘개인 기반 득점&수비 + 팀 오펜스 마무리’ 역할을 착실하게 수행한 입체적인 선수다.

주변 환경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가장 직관적인 변화로는 버틀러가 있다. 공격에선 커리를, 수비에선 드레이먼드 그린의 역할을 대신하는, 말 그대로 베테랑들을 위한 베테랑이다. 덕분에 커리는 개인 득점 창출 + 벤치 리딩의 짐을 덜어냈으며, 자신이 수비 코트에서 매치업 헌팅으로 공략당하는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시즌 내내 칼같이 이어진 스티브 커 감독의 출전 시간 관리도 한몫했다. 순위를 걱정할 만큼 연패할 때도, 혹은 압도적인 페이스로 승리할 때도, 커리는 철저히 32~33분 정도만 소화하며 과부하의 우려를 사전에 방지했다. 이는 본래의 장점인 활동량과 정교함을 유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들쭉날쭉한 출전 시간은 선수의 리듬을 쉽게 헤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독의 철학 덕분에 주전이 아닌 자원들 역시 꾸준히 코트를 밟으며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고, 벤치 평균 득점 2위(44.6점)의 골든스테이트는 언제 어떤 조합으로 상대를 만나도 위협적인 팀이 되었다.

버틀러와 함께 재도약에 성공한 커리와 골든스테이트는 후반기 가장 압도적인 팀 가운데 하나다. 당연히 우승에 대한 희망도 조금씩 피어오를 수밖에 없다. 에이스의 4000번째 3점이 기록된 역사적인 시즌, 팬들이 원하는 가장 완벽한 결말은 커리가 모든 손가락에 반지를 끼는 것이다.

동부 컨퍼런스 – 기회는 잡는 사람의 것 by 쿠엔틴 그라임스

댈러스 매버릭스의 아픈 손가락 등극? : 그라임스의 최근 7경기
평균 34.8분 출전 26.1점 4.4어시스트 5.0리바운드 2.1스틸
야투율 53.5%, 3점 슛 성공률 38.9%

그라임스의 커리어 평균 기록 : 9.6점 1.8어시스트 3.0리바운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 동부 컨퍼런스 12위

 



후반기의 그라임스는 말 그대로 코트를 날아다녔다. 시즌 전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에서 댈러스로 팀을 옮기며 서부 컨퍼런스에 첫발을 내디뎠으나, NBA 역사에 남을 ‘루카 트레이드’ 이후 그라임스는 연봉 협상 문제로 댈러스를 떠나 필라델피아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그렇게 다시 동부로 돌아온 그라임스. 그리고 이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

그라임스에게 필라델피아가 기회의 땅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루키 자레드 맥케인과 핵심 조엘 엠비드가 빠진 상황. 각각 왼쪽 반월판과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판정받았다. 거기에 그나마 있던 폴 조지와 타이리스 맥시마저 건강을 장담할 수 없게 되자, 출전 시간은 자연스레 다른 선수들에게 분배되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코트가 목말랐던 그라임스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200% 활용해 힘차게 비상했다.

기존의 그라임스는 준수한 슈팅과 수비력, 성실한 공 없는 움직임으로 대변되는 ‘3&D’ 자원이었다. 그랬던 그라임스가 많은 출전 시간을 배정받은 뒤엔 드라이브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NBA 공식 홈페이지 기준 경기당 9.3회로, 필라델피아 내에서 맥시 다음으로 많은 기록이다.

이는 상당히 유의미한 변화다. 공이 없는 상태로 비어있는 공간을 선점하는 ‘3&D’의 동선과 달리, 드라이브는 공을 쥔 상태로 공간을 잡아먹는 공격 방식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기회를 많이 받았던 댈러스에서조차 그라임스는 클레이 탐슨(4.0회)만큼 드라이브 비중이 없던 선수다(3.9회). 출전 시간이 갑자기 증가했고, 그동안 해오던 것과 다른 역할을 맡았음에도 그라임스는 효율과 볼륨이 정비례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필라델피아 입장에서 그라임스를 벤치에 앉힐 이유가 전혀 없는 셈이다.

하지만 그라임스 개인의 활약상과 달리, 현재의 필라델피아는 암울한 나날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10경기 3승 7패, 동부 12위까지 가라앉으며 플레이-인 토너먼트에도 걸쳐있지 못하다. 이대로라면 무난한 탱킹이 예정된 상황. 그나마 위안거리는 필라델피아가 낮은 성적으로 1~6순위 지명권을 획득할 시 2025년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활용이 가능하단 점이다. 물론 팀 성적과 별개로 지명권 순위가 떨어진다면 그 권리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받는다. 쓸 선수가 부족했기에 그라임스가 비상할 수 있었지만, 역설적으로 팀은 추락했기에 맥스 연봉자 셋으로 리빌딩을 노리는 아이러니함이 발생한 것이다.

한편 그라임스는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향후 RFA(제한적 자유계약 상태)가 되어 큰돈을 받거나, QO(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해 완전한 자유계약을 노릴 수 있으며, 자신의 미래가치를 인정받아 필라델피아에 오래 자리할 수도 있다. 과연 혼돈의 필라델피아와 그라임스는 서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시계는 일단 기회를 잡은 자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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