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현의 고양 소노는 1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서울 SK와의 맞대결에서 105-76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이정현은 29점 3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필드골 성골률은 무려 71%.
초반부터 밀리지 않은 에너지와 매서운 외곽포가 승부를 갈랐다. 한 경기 3점슛 21개를 꽂아 넣으며 역대 한 경기 최다 3점슛 성공 기록까지 새로 쓴 소노는 1차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2쿼터 중반 흐름이 흔들리던 찰나마다 소노에는 이정현이 버티고 있었다. 3점슛 한 방이 분위기를 붙들었고 다시 한 번 터진 외곽포는 소노 쪽으로 기운 추를 더 단단히 묶어뒀다. 한번 탄 기세는 쉽게 꺼지지 않았다.
전반은 이정현이 밝힌 시간이었다. 그는 전반에만 21점을 몰아치며 코트를 지배했다. 플레이오프에서 국내 선수가 전반 21점을 기록한 것은 역대 공동 4위. 큰 무대일수록 더 선명해지는 이름값을 보여준 셈이었다.
경기 후 이정현은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리해서 기분 좋다. 초반부터 에너지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했고 공수에서 좋은 에너지를 보여줬다. 좋은 흐름을 가지고 1차전을 승리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날 소노의 외곽은 시작부터 뜨거웠다. 슛감이 올라오자 분위기도 함께 달아올랐다. 한 명의 손끝에서 시작된 흐름은 팀 전체로 번졌다. 상대 수비가 흔들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고 찬스가 날 때마다 주저 없이 림을 겨눴다. 그 결과는 3점슛 21개였다. 21개는 플레이오프 역대 최다 3점슛 기록이다.
다만 본인은 들뜨지 않았다. “특별히 다르게 느끼진 않았다. 하던 대로 하려고 했다. 슛이 잘 들어가면서 좋은 영향이 팀원들끼리 서로 전염된 것 같다. 팀원들이 다 잘 터져줘서 고맙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승리 뒤에도 가장 먼저 나온 이름은 동료들이었다. 특히 득점보다 보이지 않는 역할로 버틴 네이던 나이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나이트는 3쿼터 중반까지 무득점이었지만, 패스와 수비에서 돋보였다.
이정현은 “나이트에게 고맙다고 했다. 득점은 없었지만 (자밀)워니를 잘 막아줬고 헬프 수비도 좋았다. 스크린과 리바운드도 너무 잘해줬다. 득점이 없어도 중심을 잘 잡아줬다”며 치열한 승부 한가운데서 팀의 버팀목이 되어준 헌신을 짚었다.
이날 소노의 공격은 단발성이 아니었다. 공이 한곳에 머물지 않았고 움직임도 끊기지 않았다. 팀 어시스트 25개를 기록했다. 이정현은 “SK는 조직적인 팀이다. 그래서 우리도 서로 주고받고 움직이면서 찬스를 만드려고 했다. 우리도 슈팅이 잘 들어가면서 상대 수비에 균열을 만든 것 같다”고 짚었다.
플레이오프 무대만의 열기도 선수들의 어깨를 밀어줬다. 경기 전 워밍업부터 체육관을 메운 응원 소리는 평소와 결이 달랐다. 경기장 절반이 파란 물결을 만들고 있었다. 홈 경기장 못지 않은 함성 소리와 함께.
그는 “워밍업부터 팬들의 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정규시즌과는 또 다른 응원의 재미가 있다. 그런 응원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팬들은 우리 팀의 열세 번째 선수라고 생각한다. 모두의 힘이 합쳐져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트 안 다섯 명만으로 만든 승리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날 함께 주목받은 카드 가운데 하나는 이재도(11점 3어시스트)였다. 아직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온 단계는 아니지만 팀에 주는 안정감은 분명했다.
이정현은 “정규시즌 때도 뛰었지만 (이재도)형이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진 않았다. 그래도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호흡을 맞추려고 했다. 안양 경기 때부터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위험한 상황에 나온 비장의 카드라고 생각한다”며 신뢰를 보냈다.
지난 미디어데이에서 팀 훈려련에 지각하면 커피를 쏴야한다. 이에 이정현은 “늦지 않았다(웃음). 그래서 커피를 사지 않았다”고 비하인드도 전했다.
소노는 첫 무대의 무게에 움츠러들지 않았고 뜨거운 손끝만이 아니라 단단한 에너지와 팀 농구로 승리를 만들었다. 무서운 ‘벌집 부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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