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일기] ‘상범매직’의 하나은행, 예상 깬 전반기 1위는 진짜 실력이었다

청주/정지욱 기자 / 기사승인 : 2025-12-28 17:54:3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2025년 12월 28일 /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청주 KB스타즈-부천 하나은행 / 청주KB챔피언스파크 / 날씨 : 동장군이 바쁜지 잠시 어디갔는가보다

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펼쳐진 WKBL 1위 하나은행과, 2위 KB스타즈 간의 3라운드 빅매치. 항상 그들만의(하위권) 끝장 승부를 펼치던 팀이 1위 자리에서 빅매치라니,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

하나은행의 이상범 감독은 정관장, DB 감독 시절에도 젊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면서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었다. 그게 여자선수들에게도 통할까 싶었는데, 우려와 달리 ‘상범매직’은 너무 잘 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8일 청주에서 열린 KB스타즈와의 원정경기에서 81-72로 승리, 1위(10승3패)로 전반기를 마쳤다. 6개 팀 중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다.

불과 8, 9개월 전만 해도 도무지 이길 수가 없는 농구를 했던 팀이 전반기가 끝나도록 리그 맨 윗자리를 지키고 있다니 ‘상범매직’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WKBL은 아쉽게도 시즌을 거듭할수록 1, 2위팀 간 빅매치마저도 경기력을 기대할 수 없는 흐름이었는데, 하나은행과 KB스타즈 모두 ‘진짜 빅매치 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 쿼터에 한자리 수 득점을 하는 일이 수두룩한 와중에 1쿼터부터 두 팀은 47점(KB스타즈 26-21 리드)을 주고받았고 심지어 야투도 50%를 넘겼다. 하나은행은 2쿼터 3점슛까지 터지면서 전반을 43-35로 리드했다. 오, 마이갓.

‘상범매직’이 단순히 동기부여만으로 경기력이 나온다고 하면 큰 오산이다. 수비에서 디테일도 좋았다.

하나은행은 2라운드 때 KB스타즈에게 46-70으로 완패했는데, 같은 패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수비 변화도 줬다. 박지수를 진안, 양인영이 번갈아 가며 1대1로 막되, 골밑으로 볼이 투입되는 순간에 이이지마 사키, 박소희가 자기 수비를 버리고 박지수의 앞으로 가서 패스를 끊어 상대의 확률 높은 공격 시도를 차단했다.

3쿼터 종료 2분 41초전 박소희, 2분 6초전 정현의 3점슛이 연이어 터지면서 63-53, 10점 차까지 달아나며 매서운 화력을 과시했다.

하이라이트는 65-55로 앞선 3쿼터 종료 직전이었다. 패스를 위해 베이스라인 밖에서 있던 박소희가 패스할 틈이 안보이자 뒤 돌아보며 수비하던 있던 박지수의 등에 볼을 맞춘 뒤 본인이 잡아 골밑 득점을 올렸다. 하나은행에서 이런 창의적인 플레이가 나오다니, 체육관에 있던 모든 이가 놀랐다.

4쿼터 종료 6분 54초 전에는 잠잠했던 최고참 김정은까지 3점슛이 터졌다. KB스타즈의 추격으로 72-65로 쫓긴 경기 종료 3분 10초 전에는 박소희의 피스톨 액션에 이은 패스를 받은 진안이 중거리 슛을 꽂았고 1분 뒤에는 사키까지 득점을 올리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시즌 3점슛 성공률이 27.64% 밖에 안되는 팀이 전반기 최고 빅매치에서는 35%가 나왔다.

부담감을 안고 치르는 빅매치에 더 강해지는 경기력, 상대가 흐름을 타는 위기의 순간을 벗어나는 능력까지 보여준 하나은행, 전반기 1위는 운이 아닌 실력이었다.


사진제공=WKBL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