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했던 “잠깐만요! 하나만 더 말할게요”라는 외침, 이어진 말은 깊은 감동을… “후배들은 더 화려하게 은퇴했으면”

부천/이상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8 21:03: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부천/이상준 기자] 리빙 레전드는 후배를 위한 마음도 레전드였다.

부천 하나은행은 28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 썸과의 경기에서 67-63으로 승리했다. 2연승을 기록한 하나은행의 시즌 전적은 19승 9패(2위)다.

김정은(9점 4리바운드)은 기록은 돋보이지 않아도, 2쿼터 버저비터 중거리슛 포함 팀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충실하게 했다.

경기 후 만난 김정은은 “BNK도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고,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KB스타즈가 1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상태라 자력 우승은 쉽지 않지만, 끝까지 해야 하는 게 맞다. 그거를 떠나 후반기 경기력이 올라와야 한다고 느껴서 더 열심히 하려 했다. 플레이오프의 연장선이다.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조금씩 첫 경기보다는 경기력이 올라온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정은 본인 역시 5라운드 말과 6라운드 초반, 부침을 겪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조금이나마 덜어낸 승리이기도 하다. 김정은은 이에 대해 “핑계 대고 싶지는 않지만, 체력적인 여파도 분명이 있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A매치 브레이크 기간의 중요성을 덧붙였다.

“지나고 보면, 늘 ‘내가 조금만 더 해줬으면’하는 아쉬움은 있다. 근데 지난 거 계속 생각해 봐야 나만 힘들다. 그냥 체력이 조금 떨어졌나 보다라고 생각을 넘어간다. 그래도 올 시즌은 정말 다행인 게, 휴식기가 길었다. 다른 선수들에게는 길었을 지 몰라도, 나에게는 굉장히 좋은 시기였다. 휴식기 동안 잘 쉬려했다. 체력이 바닥 난 게 느껴져서… 바닥을 치면, 쉬다가 운동량을 늘리면 더 잘 올라오더라. 그런 걸 선수 생활 해보면서 느낀 게 도움이 많이 됐다.”

리빙 레전드의 시간은 친정팀 복귀 후 두번째 봄 농구를 향해 가고 있다. 하나은행은 1위 도전 여부를 떠나 2023-2024시즌 이후 한 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많은 게 다르다.

김정은은 “2023-2024시즌,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 시를 짚어보면 지금 선수들 중에서는 (양)인영이와 (정)예림이만 뛰었다. (박)소희는 다쳐서 거의 못 뛰었다. 그래도 올 시즌은 나나 경험 많은 (이이지마)사키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차이를 전했다.

박소희에게는 그러면서 따끔한 조언의 한 마디를 전했다. “이런 말 하면 소희가 부담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소희도 국가대표를 다녀오고 나서 ‘가드의 중요성을 많이 알았다’라고 이야기 하더라. 좋은 가드는 코트 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걸 알고 있다. 소희가 플레이오프 같은 무대에서는 너무 덤비지 않되, 큰 생각 없이 했으면 한다. 아직 올라가야할 때와 빼줘야 할 때를 구분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래도 소희는 능력이 되는 선수라 이런 잔소리를 더 하게 된다. 우리 팀의 키는 소희가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규리그는 어느덧 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말인 즉슨 선수 김정은의 시간이 끝나간다는 걸 의미한다.

사실 김정은은 올 시즌 내내 ‘라스트 댄스’라는 말을 끊임없이 들었다. 시즌 전부터 예고했던 은퇴이기에 당연한 결과이긴 하지만, 너무 많은 동어 반복에 피로감을 느낄 법도 했다. 그렇기에 김정은은 현재의 하나은행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한다.

김정은은 “안 그래도 (염)윤아(KB스타즈)의 은퇴식을 보면서 ‘진짜 세월이 빠르구나. 나도 저 날(은퇴)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라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 그래도 이제는 더 이상 나의 라스트 댄스에 초점을 두고 싶지 않다. 그저 하나은행이 창단 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으면 한다. 언론에서도 매번 ‘마지막’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실 때가 많은데, 솔직히 말하면 너무 많이 들어서 피로감이 있다(웃음). 팀 전체적으로 웃으면서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그런 후 “잠깐만요. 저 한 말씀 더 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라고 취재진을 붙잡았다. 자신의 마무리보다는,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큰 언니 답게 후배들을 위한 마음 하나를 덧붙였다. 자신을 계속해서 찾아오는 한 명 한 명을 그리면서.

“아산 우리은행전(25일)에서 김단비가 와서 ‘언니랑 경기 뛰는 게 오늘이 마지막이네요’라고 하더라. 오늘(28일)도 김소니아와 박혜진이 찾아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우리은행 시절 같이 한솥밥을 먹은 친구들이라 그런가… 마음이 되게 그렇더라. 나는 그 선수들이야말로 나보다 더 화려하게 은퇴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동시대에 한 팀에서 동고동락한 애정은 무시 못하는 것 같고, 은퇴할 때가 되니까 더 실감이 난다. 화려하게 그들의 선수 생활을 그렸으면 좋겠다.”

#사진_WKBL 제공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