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봉서초 박상관 감독이 들려주는 베트남 농구 이야기 그리고 천안농구의 미래

호치민/서호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8-11 18: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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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호치민(베트남)/서호민 기자] “4박 5일 동안 아이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됐고 선물이 됐다.”

9일과 10일 이틀 간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3x3 EXE 주관 아시아 3x3 국제 유소년 대회에 한국을 대표해 천안봉서초가 참가해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적을 거뒀다.

이번 대회 참가로 천안봉서초는 동남아 농구계에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게 됐고, 한뼘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6학년 6명을 이끌고 베트남으로 향한 박상관 천안봉서초 감독은 “초등농구연맹에서 국제대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셨다. 4박 5일 동안 아이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됐고 선물이 됐다. 오재명 회장님을 비롯한 초등농구연맹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어 “농구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이번 대회의 가장 큰 목적은 견문을 넓히는 것이었다. 그것만으로 크게 만족한다”고 이번 베트남 일정의 궁극적인 목적을 이야기했다.

말을 이어간 박 감독은 “사실 여행이라는 게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문물을 경험하면서 시야를 넓히고, 모험과 개척 정신을 배우 게 아닌가”라며 “이 선수들이 전부 다 선수의 길을 가는 건 아닐 거다. 베트남의 유적지를 견학하며 역사, 문화를 몸소 느끼고 또, 음식을 맛보며 진로에 대한 시야를 넗히게 됐을 것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큰 자양분을 얻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강팀들과 라오스, 필리핀, 한국 등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베트남 하노이를 연고로 한 ‘TTTT’ 팀에게만 두 차례 패했다. 5000명이 넘는 원생들을 보유한 TTTT 농구 클럽의 수준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대체적으로 선수들의 신장이 골고루 큰 데다 기본기, 스킬, 슈팅 능력 역시 한국의 천안봉서초보다 한 단계 위였다.

박상관 감독도 이를 인정하며 “제대로 된 강팀을 만났던 것 같다(웃음). 한국과 마찬가지로 베트남도 클럽 팀의 수준이 점점 가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걸 체감했다. 같은 팀에게 두 번 다 진건 아쉽지만, 좋은 공부가 됐다. 아이들도 똑같은 생각일 거다. 자신보다 기량이 한 단계 위인 선수와 맞붙으며 많은 걸 느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지금은 국보 센터 박지수의 아버지로 유명하지만, 박상관 감독도 박지수 아버지이기 이전에 농구 지도자이다. 그는 모교인 명지대에서 오랜 시간 후배들을 지도했고, 박지수의 모교인 분당경영고에서 딸의 후배들을 1년 간 지도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초부터는 천안봉서초로 적을 옮겨 초등학생 농구 꿈나무들을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박상관 감독은 자신의 손자 뻘인 초등학생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지금이 지도자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박 감독은 “사실 분당경영고에서 나온 이후로는 조금 쉬면서 다른 일을 찾으려고 했다. (박)지수 역시 지도자 생활은 더 이상 안 했으면 한다고 반대했었다”며 “그러다가 우연찮게 천안성성중 김대의 코치가 천안에서 재능기부 한다는 생각으로 한번 재밌게 해보는게 어떻겠냐며 봉서초에 나를 추천했다. 처음에는 고민도 했었는데 지도자 인생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천안에 내려오게 됐다”고 천안봉서초에 부임하게 된 과정을 들려줬다.

그러면서 “걸음마 단계에 있는 아이들이다. 막상 지도해보니 대학교, 고등학교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더라.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느낌이랄까. 물론 아이들이 못할 때는 야단도 하고 질책도 하는 편이지만 아이들이 점점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또, 아이들이 다들 착하다. 입바른 소리가 아니라 지금이 지도자 생활하면서 최고로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지수 역시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웃음). 이젠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대학교, 고등학교 선수들을 지도하는 것과 이제 걸음마에 있는 초등학교 선수들을 지도하는 건 또 다를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과 동기부여다. 아이들에도 항상 98%는 자신감, 2%는 너희 실력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연습경기를 해도 자신감이 떨어져 초반부터 끌려다니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래서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베트남 일정에는 천안봉서초 김수훈 농구부장은 물론 김기원 교장까지 동행했다. 김기원 교장은 평소 전국대회가 열릴 때도, 사천, 영광, 양구 등 대회장을 찾아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다른 학교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일이다. 그만큼 농구부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각별하다.

박상관 감독은 “우리 학교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진짜 전국 어딜 가도 이런 교장선생님, 부장선생님이 안 계신다. 두 분께서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시고 매 대회마다 일일이 신경써주시기에 내가 행복하게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거다. 바쁘신 일정 와중에 이번 베트남 일정에도 함께 동행해주신 두 분께 항상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베트남 일정이 끝나기 무섭게 천안봉서초는 금주 강원도 양구에서 열리는 하모니리그 챔피언십에서 참가한다. 종별선수권대회, 아시아 3x3 국제대회, 하모니리그 챔피언십 그리고 9월 태백에서 열릴 추계 대회까지 쉴틈 없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박상관 감독은 “베트남에서 쌓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올해 멤버가 좋은 편이다. 향후 몇 년간 이렇게 좋은 멤버를 구축하기는 힘들 정도라고 생각한다. 종별대회에서 처음으로 입상했기 때문에 그 기세를 이어가 이번에는 최소 결승에는 가보는 게 목표”라고 했다.

 

한편, 천안봉서초-천안성성중-천안쌍용고의 유기적인 연계로 최근 천안 엘리트농구 이미지도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박상관 감독은 “성성중 김대의 코치와 쌍용고 박상오 코치가 천안 농구 발전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박상오 코치가 천안쌍용고에 부임하면서 천안 농구 이미지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며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연계시스템이 더욱 탄탄해진다면 천안 농구도 점점 더 좋아질 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봉서초에 윤현중이라는 초등부 레벨에선 최고 재능을 갖춘 빅맨이 있다. 앞으로 성장세를 잘 이어나간다면 정말 좋은 빅맨이 될거라 본다. 이렇듯 풀 뿌리 격인 초등학교에서 좋은 선수를 발굴해 중, 고등학교로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책임감을 전했다.

#사진_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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