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수원 KT는 29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서울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83-78로 승리했다. 시즌 25승 26패가 된 KT는 7위를 유지하며 6위 부산 KCC를 1경기 차로 추격했다.
쫓기던 순위 싸움 속에서 필요한 것은 명분이 아니라 결과다. KT는 후반에 흐름을 뒤집으며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외곽에 흔들리던 전반의 답답함을 털어낸 뒤 높이와 속도, 그리고 승부처 집중력으로 경기를 가져왔다.
출발은 썩 매끄럽지 않았다. KT는 체력적인 우위를 안고도 전반에는 삼성의 외곽포를 제어하지 못하며 근소하게 끌려갔다. 수비 자체가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었지만 턴오버가 빌미가 됐고, 그 틈을 삼성이 놓치지 않았다.
그래도 KT 벤치는 흔들리지 않았다. 승부를 후반으로 끌고 가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이 서 있었다.
그 믿음은 3쿼터 들어 코트 위에서 현실이 됐다. 조나단 윌리엄스와 김선형이 나란히 공격의 앞줄에 서며 19점을 합작했고, KT는 단숨에 경기의 방향을 틀었다. 조나단은 골밑에서 중심을 잡았고 김선형은 빠른 템포로 수비를 흔들었다. KT가 기다리던 반전의 장면이었다.
4쿼터에도 흐름은 이어졌다. 삼성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끝까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으며 점수 차를 4점까지 좁혔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KT에는 김선형이 있었다.
김선형은 고비마다 점수를 보태며 삼성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고, 경기 종료 1분 39초 전에는 딥쓰리를 꽂아 넣으며 사실상 승부의 문을 닫았다.
경기 후 만난 문경은 감독은 “어쨌든 지면 끝이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이겨서 다행이다. 전반에 40실점을 했지만, 수비말고 턴오버에 의해서 한호빈과 이관희에게 맞았다. 전체적인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다. 3쿼터에 가지고 오면 이길 수 있다 생각했다. 조나단이 수비에서 제공권을 우위에 점했고 선수들과 호흡이 맞아 들어갔다. 4쿼터까지 이어졌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KT의 국내선수들도 제 몫을 해냈다. 김선형은 16점 4리바운드로 공격의 매듭을 책임졌고, 한희원은 9점 4리바운드로 추격과 도망의 갈림길마다 힘을 보탰다.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상대가 따라붙으려 할 때 한 걸음 더 달아날 수 있게 만든 득점들이었고, 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다시 세운 득점들이었다.
문 감독 역시 이들의 외곽포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선형과 한희원이 추격을 해줬다. 멀리서 던진 두방이 승리의 원동력이 된 거 같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날 KT에서 가장 선명하게 빛난 이름은 조나단 윌리엄스였다. 합류 이후 가장 존재감 있는 경기를 펼쳤다. 34분 동안 22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에 합류한 뒤 첫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단순히 득점만 좋았던 경기가 아니었다. 골밑에서 칸터를 상대로 버텨냈고,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우위(36-27)를 점했다. 6강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는 시점에서 KT가 바라던 그림에 가까운 활약이었다.
문경은 감독은 “슈팅은 보너스라 생각했다. 본인이 중거리 슛이 특기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슛보다는 수비에 더 집중했다. 칸터의 포스트업을 버티는 것과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 더 돋보였다. 그 부분에 충분히 만족했다. 픽앤롤을 바라는 선수다. 이날도 3점슛 두 개를 제 타이밍에 쏘긴 했지만 작전타임 때 ‘이제는 쏘면 안 된다’고도 말했다(웃음)”고 했다.
이어 “역시 여러 나라를 다녀서 그런지 노련미가 있다. 자신있게 던져준 거 같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사진_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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