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2026 KBL 정규시즌을 끝맺는 날, 나는 울산으로 향했다. 순위가 결정되는 경기도 있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울산에서 열리는 현대모비스와 LG의 경기다.
아니, ‘선수’ 함지훈을 마지막으로 보는 경기다.
경기 3시간 전 동천체육관에 도착했다. 체육관 한 가운데에 함지훈의 은퇴경기를 알리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감회가 새로웠다. 함지훈은 커리어 내내 자신보다는 남을 빛내주는 선수였다. 그랬던 그의 마지막은 비로소 자신만을 위한 경기로 빛나게 됐으니까.

5시 20분이 좀 지난 시각. 현대모비스 선수단 버스가 도착했다. 함지훈의 마지막 출근길을 담고자 선수단 출입구에 기다렸다. 잠시 후 함지훈이 등장했다. 상징과도 같은 슬리퍼를 신고...많은 팬들과 미디어가 자리해 레전드의 마지막 출근길을 반겼다.

현대모비스 구단 유튜브에서 그에게 질문했다. 마지막 출근인데 어떠세요? 밤에 잠을 잘 못잤다던지...
“그냥 뭐... 똑같은데요. 잠 잘자고, 밥 잘먹고... 아, 경기장 왔는데 팬들이 평소보다 많이 오셨네요. 허허”
함지훈 다운 답변이었다.
잠시 함지훈을 따로 만났다. 내 팔을 잡아끌더니 꽉 안았다.
“형, 고마워요. 책(점프볼 4월호) 너무 잘 만들었더라고요. 가족들도 다 맘에 들어하고...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요. 이따봐요”
경기를 앞두고 양동근 감독을 만났다. 이미 8위가 확정된 현대모비스는 승패보다 함지훈의 마지막 경기에 의미가 더 큰 만큼 그를 위한 판을 깔아줄 계획이었다.
“(함)지훈이가 계속 뛸겁니다. 힘들다고 할 때만 교체해주고요. 마지막이니까 본인이 하고 싶은 것 원 없이 해보라고요.”

함지훈은 자신을 위한 경기에서 제대로 빛났다. 베스트5로 출전해 첫 공격부터 볼을 잡아 득점에 성공했으며 1쿼터 종료 3분 24초 전에는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하이포스트에서의 날카로운 패스로 레이션 해먼즈의 골밑 득점을 도왔다.
전반 8점 5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는 3쿼터에 이미 두 자리수를 넘겼다. 경기 종료 6분 31초 전에는 박정환의 3점슛을 어시스트하며 정규시즌 통산 3000어시스트까지 달성(통산 7호)했다. 포워드-센터 포지션 선수로는 처음이다.
시간은 순식간에 흘렀다. ‘선수’ 함지훈의 시간도 끝에 다다랐다. 경기 종료 2분 26초 전 함지훈의 3점슛이 터졌다. 득점과 함께 양동근 감독은 함지훈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벤치로 들어서며 동료들과 포옹했다.
그 순간 LG 조상현 감독이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함지훈을 위한 것이었다. 시간이 멈춘 사이 동천체육관은 함지훈의 응원가가 나왔고, 함지훈은 다시 코트로 나와 LG 벤치에 인사하고 팬들에게도 작별의 인사를 했다.
상대 팀의 배려까지. 완벽한 마무리였다. 마지막 경기 함지훈이 남긴 기록은 19점 4리바운드 9어시스트. 올 시즌 자신의 최다 기록이다.
함지훈이 빠진 뒤 경기는 78-56, 현대모비스의 승리로 끝났다.
날씨마저 너무 화창한 하루. 지훈아, 오늘은 완벽한 너의 날이다.

사진=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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