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안녕’ 염윤아 “존경하는 후배들, 이 얘기 꼭 전해주세요”

청주/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7 20: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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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청주/최창환 기자] 베테랑 염윤아(39, 177cm)가 정들었던 코트에 작별 인사를 전했다. 뜨거운 눈물과 함께.

청주 KB스타즈는 27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69-52로 승리했다. 1위 KB스타즈는 2위 부천 하나은행과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1경기 남겨둔 상황서 매직넘버를 1로 줄였으며, 하나은행은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염윤아의 은퇴식이 열린 날 거둔 완승이었기에 의미도 배가됐다. 2018년 FA 협상을 통해 KB스타즈로 이적했던 염윤아는 만 31세에 전성기를 열었다. 블루워커에 국한됐던 부천 하나은행 시절과 달리 정교한 3점슛 능력, 리더십을 두루 뽐내며 KB스타즈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KB스타즈의 통합우승(2018~2019시즌, 2021~2022시즌)을 모두 함께한 선수 가운데 1명이었다.

지난 시즌도 17경기 평균 20분 43초를 소화하는 등 코트 안팎에서 팀에 기여했던 염윤아는 지난해 1월 29일 인천 신한은행과의 원정경기 도중 십자인대가 파열됐고, 이게 선수로 치른 마지막 경기가 됐다. 올 시즌 막판 복귀를 기대했으나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고, 결국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김완수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하나은행 시절까지 포함해 10년 정도 인연을 이어왔다. 항상 솔선수범한 선수였다. 코칭스태프가 어떤 부분을 원하는지 말 안 해도 알고 선수들을 끌고 와줘서 고맙다. 완벽한 선수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축하 인사를 해야 하지만, 코트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감독으로서 아쉽고 너무 미안하다. 존경하지 않는 후배가 없을 정도로 모범적인 선수 생활을 했다. 선수들이 (염)윤아를 위해 열심히 뛰어서 통합우승을 은퇴 선물로 안겨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KB스타즈는 주장 염윤아의 은퇴식을 성대하게 준비했다. 선수단이 염윤아의 애칭이 새겨진 슈팅 저지를 입고 몸을 풀었고,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문구도 특별했다. “염윤아를 위한 경기를 시작합니다!”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코멘트와 함께 경기 개시를 알렸고, 하프타임에 꽃다발과 기념 액자 등을 전달하는 은퇴식을 거행했다.

유니폼 모양의 동판에 선수단의 이름, 사인이 새겨진 동판도 특별 제작했다. 무게만 약 15kg에 달하는 등 KB스타즈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선물이었다. 또한 염윤아의 부모님, 남편뿐만 아니라 최희진도 만삭의 몸으로 체육관을 찾아 염윤아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 왔던 삼성생명의 베테랑 배혜윤도 꽃다발을 전달하며 앞날을 응원했다.

“은퇴식은 다음 시즌에 하는 게 맞지만 함께하고 있는 스태프, 선수들과 함께 홈에서 하고 싶었다. 구단에 한 달 전쯤 말씀드렸다”라며 운을 뗀 염윤아는 “팬들이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부상을 당했을 때 함께 슬퍼해 주셔서 ‘잘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팬들에게 받았던 많은 사랑에 보답하며 열심히 살겠다”라며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은퇴를 결심한 시점은?

매 시즌 고민하긴 했다. 사실 2년 전 재계약은 (박)지수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계약이었다. 우승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지수가 해외리그에 진출했다. 그래도 팀이 지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최선의 농구를 했고, (박지수가) 돌아오면 마무리하는 걸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부상을 당하면서 뛰지 못한 채 끝내게 돼 아쉽다. 은퇴식은 다음 시즌에 하는 게 맞지만 함께하고 있는 스태프, 선수들과 함께 홈에서 하고 싶었다. 구단에 한 달 전쯤 말씀드렸다.

부상으로 인해 마지막 경기가 마지막이 될 거란 것을 알지 못했던 게 아쉬울 것 같다.
부상 당했을 때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었지만, 끝내고 싶지 않았다. 복귀까지 1년 정도 걸린다고 해서 후반기 복귀를 목표로 재활했다. 많이 뛰지 못하더라도 후배들을 끌고 가며 끝까지 하고 싶다는 의지로 재활했던 건데 마무리가 좋지 않아 아쉽다. 회복이 더뎠다.

염윤아에게 KB스타즈는 어떤 의미인가?
전체 경력의 절반 정도를 이 팀에서 뛰었다. 이전까지는 스스로 존재감이 없는 선수, 수비수 역할을 하는 선수라 여겼다. 자존감을 높여준 팀이 KB스타즈다. 나를 필요로 했고, 덕분에 나를 알릴 수 있었다.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어서 나를 필요로 하는 만큼 보답하고 싶었다. 애정을 갖고 있는 팀이다.

그간 부상과 시련에도 복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KB스타즈에서 나를 필요로 했던 게 가장 컸다. 역할이 크든 작든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역할과 책임감을 준 게 원동력이었다. 팀에서 계속 믿음을 주셨다.

덤덤히 은퇴 소감을 말했지만, 부모님 얘기를 할 땐 감정이 북받친 듯 보였는데?
부모님이 많이 힘들어하셨다. 28살까지는 경기를 많이 못 뛰었고, 매 시즌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다 여기까지 왔다(웃음). 죄송한 마음도, 고마운 마음도 든다. 힘들 때마다 부모님이 잡아주셔서 은퇴식까지 할 수 있었다.

최고의 은퇴 선물은 통합우승일 텐데 향후 선수단과 동행하는 건가?
부산 원정 경기(30일)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플레이오프는 함께하지 못할 것 같다. 재수술을 받아야 해서 챔피언결정전 막판 1경기 정도만 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수도, (강)이슬이도 “언니를 위해 열심히 뛰어서 우승하겠다”라고 문자를 보내줬다. 신한은행전(24일) 결과를 특히 미안해했다. 오늘(27일)은 열심히 하겠다고, 정신 차렸다고 하더라(웃음). 멀리서라도 열심히 응원하겠다. 후배들 모두 기특하고 존경한다. 이렇게 좋은 팀에서 함께 뛰었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 얘기가 꼭 전달됐으면 한다.

혹시 못다 한 말이 있다면?

부모님, 남편이 뒷바라지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도 감사드린다. 내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인데 나를 좋아해 주신다는 건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었다.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부상을 당했을 때 함께 슬퍼해 주셔서 ‘잘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팬들에게 받았던 많은 사랑에 보답하며 열심히 살겠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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