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아시아컵 일정을 마친 뒤 만났던 이현중(나가사키 벨카)의 말이다. 그는 7월 안양에서 열린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남자농구 대표팀의 간판으로 활약하며 국내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그에게는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연료는 팬들의 사랑이다. 환호와 갈채에서 느껴지는 희열은 팬들의 응원 앞에 선 프로 선수들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하지만 해외 리그를 선택한 선수들에게는 늘 외로움이 뒤따른다. 자국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보다 ‘어디 얼마나 하나 보자’는 낯선 시선과 맞서야 한다.
박지수(KB스타즈)도 그 외로움을 겪었다. WKBL의 절대 강자였던 그녀는 2024-2025시즌 유럽 무대로 향했다. 튀르키예 명문 갈라타사라이에서 뛰었다. 자신이 여왕이었던 리그를 떠나, 더 크고 빠른 선수들과의 경쟁을 택했다.
당연히 외로움은 피할 수 없었다. 박지수는 이현중과 달리 국내에서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온몸으로 느껴본 선수다. 청주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그리워, 리그 중 짧은 휴식기였음에도 잠시 귀국할 정도였다.
“휴식기에 잠깐 한국에 왔었어요. 외국에서 생활하니까 청주 팬들의 응원이 정말 너무 그립더라고요. 홈경기라도 보고 싶었는데 마침 그 기간에 청주 경기가 없었어요. 그때 다시 느꼈어요. 프로선수에게 팬들의 응원이 얼마나 큰 힘인지.”
22일 청주체육관. 드디어 박지수는 홈 팬들 앞에 섰다. 1쿼터 시작 3분 54초, 교체로 600여일 만에 청주 코트를 밟는 순간이었다.
“시즌 출정식 때 팬들을 만나긴 했지만 코트에 서진 못했거든요. 공식 경기에서, 이 팀의 유니폼을 입고 뛰니 기분이 또 달랐어요. 역시 청주… 이 팀에서 뛰는 게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지 다시 느꼈어요.”
팬들의 응원은 곧 박지수의 에너지원이었다. 그는 27분 동안 23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개막전 승리(64-55)를 이끌었다.
“연습경기에서도 20분 이상 뛴 적이 없었어요. 몸이 좋아질 만하면 다쳐서 시즌 준비가 완벽하진 않았어요. 경기력도 아직 올라오고 있는 중이에요. 무엇보다 팀이 이미 만들어 놓은 색깔이 있을 텐데 제 중심으로 다시 맞추게 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감독님께도 제가 팀에 녹아들겠다고 말씀드렸고, 기다려주셨어요.”
“지금도 가끔 선수들이 저를 보려고 플레이를 맞춰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그냥 원래 하던 대로 하라고 얘기해요. 아직 맞춰가는 단계라 제 실력이 생각만큼 안 나올 때는 답답하지만… 그 와중에 개막 2연승이에요. 더 맞아가면 진짜 강팀 되지 않을까요?(웃음)”
마지막으로, 그리웠던 팬들에게 진심을 담아 인사를 전했다.
“미디어데이 때 자신감을 보였던 이유도 우리 팀이 좋아질 거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청주 팬 여러분, 더 많이 경기장 오셔서 응원해주세요. 정말… 너무 그리웠어요.”
사진제공=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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