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1_Scan. 011번 참가자: 임정현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던 그는 탁구와 축구를 거쳐 농구에 발을 들였다. 중학교 1학년 때 이미 186cm에 달하는 큰 키와 뛰어난 운동신경을 갖춘 그는 자연스럽게 코치의 눈에 띄었고, 엘리트 농구를 권유받았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본격적으로 농구에 매진했는데, 그 과정에서 보여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은 지금의 그를 만든 가장 큰 장점이었다.
경기도 포천에서 서울로 올라온 그는 1년을 유급하며 모든 것을 농구에 걸었다. 외롭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이 자신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됐다. 강한 자립심으로 이어졌고 양정고등학교 무대에서도 흔들림 없는 중심을 지탱하는 밑바탕이 됐다.
“처음 농구를 시작했을 때 이 길이 맞나? 싶기도 했어요. 그래도 표명일 코치님이 잘 알려주셔서 믿고 따랐죠. 아파도 참고 ‘쉴 시간은 없다’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버텼던 것 같아요. 외롭긴 했지만 혼자가 좋았어요. 스트레스 받을 때는 혼자 있는 게 안정이 되더라고요. 심심하면 친구 불러서 같이 지내기도 했고요.”
농구를 시작했을 때는 더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 두려움도 컸지만 기본기에 충실했다. 특히 슈팅에 대한 꾸준한 훈련은 그의 플레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3학년 시절 표명일 코치의 지도 아래 무빙슛과 다양한 슛을 익히며 득점원으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그의 강점은 ‘배운 것을 빠르게 흡수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었다.
종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결승전에서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활약을 보여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험은 또 다른 동기부여로 이어졌다.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하고 이를 계기로 더 강해지는 모습은 그의 성장 곡선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우승은 했지만 결승에서 너무 못해서 속상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부족한 걸 많이 느낀 대회였습니다.”

그의 농구 인생에 가장 큰 전환점은 표명일 코치를 만난 것이었다. 최약체로 평가받던 양정중을 단 1년 만에 4강, 우승팀으로 탈바꿈시킨 지도자와 함께하며 그는 농구 인생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믿음과 근성으로 성장하는 선수라는 평가가 따라붙는 이유다.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표명일 코치님을 만난 거예요. 세세하게 알려주시고 어떻게든 키워주겠다는 믿음을 주셔서 힘든 순간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온 그는 슈팅 변화를 위해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다. 매일 밤 코치와 함께 무빙슛을 반복하며 새로운 무기를 다듬어갔다. 골밑에서만 머물던 플레이어가 외곽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움직임부터 수비 대응까지 전부 다시 배워야 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결국 이 힘든 시기가 성장의 발판이 됐다.
“야간마다 코치님이랑 무빙슛을 따로 연습했어요. 힘들었지만 그게 미래의 자산이 될 거라 생각해서 참았죠. 지금까지 도움되고 있으니까 그때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특히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기량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연습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쌓았고, 지도자의 굳은 믿음이 큰 힘이 됐다. 자신을 향한 기대가 대학 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연습경기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어요. 코치님이 항상 저를 믿는다고, 대학에서도 원할 거라고 말씀해주셨거든요. 그 말이 큰 힘이 됐습니다.”

#002_Life in University. (대학: 지명을 위한 1차 관문)
사실 임정현의 대학 진학 과정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쉽지 않았다. 지원한 학교 진학이 모두 불발되며 갈 곳이 없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위기의 순간 속 이호근 감독의 연락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경주 캠퍼스(동국대 WISE 캠퍼스)를 오가며 훈련을 이어가는 생활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교통비와 몸 관리, 그 모든 부담 속에서도 그는 버텼다. 자신보다 더 힘들었을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끝까지 견뎌낸 것이 오히려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죠. 사실 몸이 힘든 건 괜찮았는데 부모님이 힘들어하시는 걸 보니까 너무 무너지더라고요. 그래서 더 참고 버텼던 것 같아요.”
그렇게 서울과 경주를 오가며 동국대 농구부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한 임정현. 이호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그는 슛 감각을 확실히 다듬었다. 자신 있게 던질 것, 슛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갈 것, 후반 체력 저하까지 고려해 평소에도 뒷 링을 맞히는 슛을 연습할 것. 이런 조언은 그의 슛을 더 날카롭게 만들었다. 팀원들 역시 “슛 타이밍이 빨라졌다”는 피드백을 전하며 신뢰를 보냈다.
“항상 슛 타이밍을 빨리 가져가라고 하셨어요. 훈련 때 그걸 의식했더니 경기에서도 잘 나오더라고요. 팀원들이 ‘슛 타이밍 빨라졌다’고 해줄 때 정말 힘이 됐습니다.”
결과는 기록으로 이어졌다. 종별대회에서 3점슛 7개를 꽂아 넣었고 2023년 5월, 대학리그 중앙대와의 경기에서도 6개의 3점을 성공시키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당시 벤치의 믿음과 후배들의 응원은 그의 자신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그때는 자신감이 없었는데 한두 개가 들어가니까 벤치에서도 ‘자신 있게 해라’라고 해주고, 후배들도 ‘형 믿을게요’라고 해줬어요. 같이 이기고 기뻐했던 게 아직도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003_Application. (드래프트 참여를 원하십니까?)
올 시즌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임정현에게는 재도전의 시간이다. 그에게는 지난해 얼리 엔트리에 뛰어들었지만 낙마한 아쉬움이 있다. 그 순간은 그의 농구 인생에서 가장 큰 시련으로 남았다. 하지만 임정현은 이 시기를 좌절에 머무르지 않고 보완의 기회로 삼았다.
특히 슈팅의 기복과 성공률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안 들어가더라도 과감하게 던지며 멘탈을 다잡으려는 자세는 그가 가진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실패를 극복하는 힘이 결국 성장을 이끌었다.
“드래프트에서 떨어졌을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그래도 결과는 이미 나왔으니까요. 더 보완해서 프로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죠. 특히 슈팅 기복이 심하고 성공률도 낮았던 걸 느꼈어요. 성공률과 개수 모두 올려야겠다고 더욱 독하게 마음 먹었죠. 제가 자신감이 있으면 잘 들어가는데, 몇 개 안 들어가면 자신감이 죽더라고요. 그래서 ‘안 들어가도 과감하게 쏘자’라는 마인드와 함께 멘탈 관리에 더 집중했어요.”
그는 밤마다 슈팅 루틴을 이어가고 있다. 각 포지션에서 50개씩, 하루 총 250개의 슛을 성공시키는 방식이다.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몸에 새겨 넣는 습관이자 자신감을 다지는 과정이었다. 그 결과는 프로와의 연습경기에서도 드러났고 실제 리그에서도 안정된 슛으로 이어지며 팀 공격의 확실한 무기로 자리했다.
지난해 평균 6.13점에 그쳤던 임정현은 올 시즌 10.36점을 올리며 팀 내 득점 2위를 기록했다. 3점슛 성공률 역시 22.5%에서 30.1%로 상승. 실전에 통하는 슛으로 가치를 증명했다.
“요즘은 루틴을 정해놓고 연습해요. 그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프로 구단이랑 연습경기에서도 슛이 잘 들어갔어요. 노력 끝에 얻은 자신감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슈팅 부분에서 위협적인 무기로 만들려고요.”
치열한 경쟁 속 자기 PR의 중요성 역시 더욱 커진다. 취업준비생인 드래프트 도전자들이 입사 희망 기업인 KBL 10개 구단에게 왜 다른 도전자들보다 자신을 선발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렇기에 ‘25슬램게임’은 각 도전자들에게 ‘1분 자기소개’의 시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제 장점은 중요한 순간 한 방이 있다는 거예요.”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3점슛이 있죠. 키가 월등히 큰 건 아니지만, 수비나 오펜스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에 자신 있어요. 이제는 내외곽 수비도 전방위로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에서 빛나진 않아도 제 역할을 묵묵히 해내며 팀을 받쳐줄 수 있는 선수예요. 슬램덩크 명대사 중 ‘넌 가자미다’라는 말 있잖아요. 화려하진 않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희생하며 승리에 공헌하는 것.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 믿어요. 그런 선수가 되기 위해 항상 성실히 노력하겠습니다.”

#004_My Future (‘프로’농구 선수 임정현의 삶은?)
누구나 행복한 상상이라는 것을 해본 적 있지 않나. KBL 일원이 되고 싶은 꿈을 가진 드래프트 참가자들은 저마다 한 번씩 “내가 프로 선수라면?”이라는 행복한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그래서 물었다. 프로 선수가 된 당신은 어떤 플레이를 펼치고 팬들과 동료들에게 어떤 칭호를 받는 선수가 되어있을 것 같은지에 대해 말이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요.”
“저는 묵묵히 한 방을 넣어주는 선수가 될 것 같아요. 상대의 공격을 완벽히 차단하는 수비수로서 팀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한 발 더 뛰는 모습이 제 이미지로 각인됐으면 합니다. LG 정인덕 선수처럼 팀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요. 무엇보다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해 프로에 진출하고, 긴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오래 한다는 건 그만큼 강하게 살아남았다는 증거니까요.”
유년 시절의 호기심에서 시작해 재수라는 시련까지, 임정현의 농구 인생은 늘 도전의 연속이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며 배운 것들을 무기로 삼아왔다. 그에게 이제 남은 건 프로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일뿐이다.
#사진_임정현 제공, 점프볼DB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