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혼혈 4인방, 화려함·성적 모두 잡는다

곽현 / 기사승인 : 2015-06-18 00:08: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곽현 기자] 저절로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2m에 육박하는 큰 키, 작은 얼굴과 긴 팔, 다리. 농구를 하기 위해 태어난 듯한 그들의 비주얼이다.

바로 프로농구 SK나이츠의 이승준(37, 205cm), 김민수(33, 200cm), 이동준(35, 200cm), 박승리(25, 198cm)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아버지가 다른 국적을 가지고 있는 혼혈선수들이다. 이승준, 이동준은 친형제다.

네 선수는 이번 시즌 SK에서 함께 뛰게 됐다. SK가 FA와 트레이드로 이승준, 이동준 형제를 영입하면서 혼혈 4인방이 구성된 것이다.

혼혈선수들은 순수 국내선수들과 비교해 좋은 체격조건, 운동능력을 자랑한다. 힘도 세고, 점프력도 높다. 생김새도 조금 다르다. 때문에 늘 많은 팀의 관심을 받아왔다.

그들에 대한 선입견도 있다. 자유로운 외국문화에 익숙하다 보니, 한국농구에 쉽게 적응하지 못 한다는 것이다. 한국농구는 개인기보다 팀플레이를 더 중시하고, 훈련양도 많다. 또 합숙도 해야 한다. 때문에 혼혈선수들은 관리하기가 까다롭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SK는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혼혈선수 4명을 보유하고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지에 대한 물음표가 따른다.

17일 양지 SK체육관에서 SK와 유니버시아드 챌린지팀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챌린지팀은 유니버시아드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들을 제외한 대학선수들로 구성이 됐다. 25일 개최되는 아시아퍼시픽 챌린지 참가를 위해 만들어진 팀이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이승준의 몸 상태였다. 이승준은 아킬레스건 파열로 지난 시즌 단 1경기도 뛰지 못 했다.

이승준의 몸 상태는 예상보다 좋았다. 코트를 왕복하는 스피드나 순발력, 점프력, 체력이 일정 수준 올라온 모습이었다. 전희철 코치는 이승준의 몸 상태에 대해 “70~80%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준·이동준 형제의 콤비 플레이도 볼 수 있었다. 두 선수가 한국에 와서 같은 팀에서 뛰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둘 모두 설레는 마음으로 SK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3쿼터 이승준의 패스를 받은 이동준의 중거리슛이 성공되기도 했다. 김민수는 이승준이 있다 보니 내외곽을 오가며 플레이를 했다. 3점슛을 쏘거나, 돌파해 인사이드 득점을 노렸다.

SK의 높이는 월등했다. 이승준, 김민수, 박승리, 3명이 트리플포스트를 서기도 했다. 제공권 싸움에서 앞선 SK는 수비리바운드 후 속공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이승준은 좋은 아웃렛 패스를 건넸다.

SK는 김선형이 기초군사훈련으로 빠져 있었고, 이정석, 박형철이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 했다. 가드들이 대거 빠진 탓에 경기는 썩 매끄럽지 못 했지만, 포스트의 높이를 앞세워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오용준은 3점슛을 여러 차례 터뜨리며 외곽 득점을 이끌었다.

SK는 이번이 2번째 연습경기였다. 아직 볼 감각이나 선수들 간의 호흡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또 대학선수들과의 경기였기에 절대적인 평가를 내리긴 힘들었다.

고무적이었던 것은 선수들의 적극성이었다. 이승준, 이동준은 새 팀에 와서인지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트랜지션도 열심히 했고, 동료들과 토킹도 많이 했다. 겉보기에도 SK의 면면은 든든했다. 이승준, 이동준이 가세하며 높이가 좋아졌다.

문경은 감독은 “오늘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트랜지션을 열심히 해줬다는 것이다. 큰 선수들이 달려주면 공격하기가 수월하다. 이승준, 이동준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단점들을 보완하는 데 시간은 좀 걸릴 것이다. 하지만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SK는 시종일관 리드를 가져간 끝에 85-43으로 크게 이겼다.

경기 후 네 선수를 만났다. 서로 한 팀에서 뛰게 된 소감이 궁금했다.

“재밌어요. 같이 뛰면 커뮤니케이션도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연습한 시간이 얼마 안 됐는데, 더 맞추면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김민수

“형이랑 같이 뛰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민수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고, 승리도 이번에 함께 뛰게 되서 정말 좋아요.” -이동준

“서로 영어가 되니까 의사소통이 편해요. 국내선수, 외국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박승리

“같이 한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호흡을 맞추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개막 전까지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승준

이동준은 SK의 훈련 분위기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고 전하기도 했다. “재밌어요. 훈련은 힘들지만, 분위기가 밝고, 서로 경쟁이 많아서 더 재밌는 것 같아요.”

SK에 있었던 김민수와 박승리는 두 선수의 합류로 더 좋은 전력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팀은 수비, 리바운드가 중요해요. 승준, 동준이형이 그런 것만 잘 해주면 팀에 큰 도움 될 것 같아요. 또 두 명 들어와서 이번 시즌 덩크도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김민수

“우리 팀은 빠른 농구를 하는 스타일인데, 승준, 동준 두 선수가 와서 골밑 레벨도 더 높아졌어요.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승리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문경은 감독은 이들 4명의 융화와 역할 분담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4명 모두 스타일이 비슷한 면이 있고, 3, 4번 포지션을 오가는 선수들이다. 더군다나 4라운드부터 2, 3쿼터 외국선수가 2명이 뛰게 되면 국내선수들의 출전시간 배분을 잘 해야 한다. 선수 개개인마다 확실한 임무 부여와 적절한 용병술이 필요하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만큼이나 SK의 농구도 화려할 수 있을까? 이번 시즌 SK의 성적은 이들 혼혈 4인방의 활약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 - 곽현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곽현 곽현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