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중구/맹봉주 기자] 길거리 농구대회를 취재하다보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참가팀이 꼭 하나 이상은 있다.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아디다스 크레이지코트 2016’도 예외는 아니었다.
먼저 고등부 경기에 참가한 ‘#wecametoseedrose’ 선수들이 필자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길고 어려운 팀명, 전혀 고등학생답지 않은 성숙한 외모의 그들을 그냥 지나치기는 힘들었다.
이들은 필자가 대회를 주최하는 아디다스 관계자에게 “이 친구들 정말 고등학생 맞나요?”라고 되물을 정도로 뛰어난 신체조건을 자랑했다. 키가 몇이냐는 물음에 김민성(17) 군은 “저는 192cm이고 (최)정훈이는 190cm이에요. 우리 팀 평균 키가 187cm이에요”라며 웃어보였다.
#wecametoseedrose는 팀명만큼이나 재밌는 사연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청라달튼외국인학교에 재학 중인 최정훈(18) 군과 김민성 군은 우연히 페이스북을 통해 아디다스 크레이지 코트 2016 홍보 영상을 봤다. 영상을 본 후 대회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같이 대회에 나갈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주위 친구들의 소개로 체대를 준비 중인 이원규(18) 군과 미국에서 온 김준혁(17) 군을 알게 됐다. 김민성 군은 “아는 친구로부터 (김)준혁이와 (이)원규를 소개받았어요. 모두 농구를 잘한다고 하더라고요”라며 “크레이지 코트 하나 때문에 모이게 된 셈이에요. 서로 알게 된 지 얼마 안 되서 아직도 서로를 잘 몰라요(웃음)”라고 이들이 모인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 국적이 서로 다르다 보니 의사소통에 얽힌 웃지 못 할 이야기도 있다. “가끔 자기들끼리 영어를 쓸 때는 짜증이나요(웃음).” 자신을 팀 내 유일한 한국인이라 소개한 이원규 군의 얘기다. 옆에 있던 최정훈 군은 “경기 중에는 일부러 상대방이 작전을 못 알아듣게 영어를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원규도 같이 못 알아들을 줄은 미처 생각 못했네요, 하하”라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이날 2승 1패를 거두며 조별 예선 1위로 파이널 무대에 진출했다. 8월 13일~15일 열리는 파이널무대에선 NBA 슈퍼스타 데릭 로즈(뉴욕 닉스)도 함께한다. 데릭 로즈를 만나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이들은 “로즈와 직접 만나서 얘기할 거에요. 지금은 말 할 수 없어요. 로즈 때문이라도 꼭 우승을 할 거에요”라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오전 고등부 경기가 끝나고 이어진 대학/일반부 경기에선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지난 5월 열린 ‘LG 휘센컵 3on3 길거리 농구대회’ 대학/일반부 정상을 차지한 '음주돼지' 선수들이었다.
“이게 얼마만이에요, 여기까지 저희를 취재하러 오신 거에요?”라며 필자를 반긴 김철(33) 씨. 휘센컵 대학/일반부 MVP 수상자이기도 한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대회잖아요. 도전하는 마음으로 왔어요. 예전 대학생 때 왔었으니까 10년 만에 참가하는 거네요. 대회 참가를 위해 전주에서 올라 왔어요. 규모도 크고 서울권 팀들이 많은 만큼 다들 실력도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필자와 간단한 인사 후 경기를 가진 ‘음주돼지’. 예선 첫 경기를 16-15로 아슬아슬하게 이기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경기 시작과 함께 0-6으로 뒤지며 이변이 일어나나 했지만 경기 후반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김철 씨는 “모든 게 낯설어요. 보통의 3대3 대회와 달리 정식 코트 규격과 농구 골대에서 하니까 적응이 안 됐어요. 공도 평소에 연습하던 것과 완전 달랐고요. 항상 점수를 주고 시작해서 어려운 경기를 하는 게 문제에요(웃음)”라며 첫 경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30~31일 장충체육관에서 펼쳐진 ‘아디다스 크레이지코트 2016’ 예선전은 모두 끝이 났다. 이제 8월 6~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본선과 8월 13~14일 잠실에서 진행되는 결승전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다가오는 본선, 결승전에는 또 어떤 흥미로운 팀들과 선수들이 눈앞에 나타날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_맹봉주 기자,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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