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허재 감독은 존스컵에서 선수들의 경쟁력을 시험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표팀은 양동근, 조성민 등 기존에 대표팀을 이끌어온 고참들이 제외됐다. 허 감독은 젊은 선수들끼리 구성된 대표팀에서 각 선수들이 어느 정도 실력발휘를 할 수 있는지 보고 싶었을 것이다. 이번 대표팀은 기존에 뛰었던 선수들을 비롯해 새로이 합류한 선수들도 여럿 있었다.
23일부터 31일까지 대만에서 열린 윌리엄존스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6승 2패를 거두며 필리핀(8승)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대표팀이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허재 감독은 이번 존스컵 시험무대를 토대로 9월 9일 열리는 FIBA아시아챌린지에 참가할 최종 대표팀 명단을 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존스컵에서 13명 선수들의 활약상은 어땠는지 살펴보았다.
이승현
이번 대표팀에서 기둥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뛰었고, 팀이 정상 전력을 가동할 땐 항상 이승현이 있었다. 실제 허재 감독은 이승현을 중심에 두고 여러 선수들을 기용해보며 라인업을 테스트하는 모습이었다. 그만큼 이승현은 대표팀의 중추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이승현은 훈련명단엔 이름을 올렸지만, 최종명단에선 번번이 고배를 마신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대표팀 골밑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신장(197cm)은 크지 않지만 강한 힘과 능숙한 기술로 상대 주요 빅맨 수비를 전담한다. 굳건한 박스아웃으로 리바운드도 잘 잡아낸다. 공격에서는 중거리슛의 정확도가 높았고,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장면도 자주 만들었다. 또 가드들에게 걸어주는 스크린, 이후 파생되는 2:2 공격에서도 가장 안정감을 보여준 선수다. 올 해 대표팀에서도 이승현의 역할은 막중하다.
김종규
경기를 치르면서 점차 안정감을 찾는 모습이었다. 허재 감독은 이승현과 함께 김종규를 늘 주전센터로 투입했다. 그만큼 믿음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마지막 대만A와의 경기에선 28점을 터뜨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귀화선수 퀸시 데이비스와의 높이 싸움에서도 뒤지지 않았다. 그간 골밑에서 득점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다소 성급한 부분이 많았는데, 침착함이 쌓인 모습이다. 득점 마무리 능력이 좋아졌다. 속공도 열심히 참여하고, 중거리슛 능력도 좋다. 올 해 대표팀 골밑은 이승현과 김종규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훈
이번 대회에서 거둔 수확 중 하나는 바로 허훈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연세대 3학년에 재학 중인 허훈은 선수단 중 막내다. 하지만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는 침착함과 안정성, 때론 과감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가드 포지션 중에선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소화했다. 허재 감독이 그만큼 신뢰를 보냈고, 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선형보다도 더 중용됐으니 말이다. 허훈은 안정적인 볼 핸들링과 타이밍을 뺏는 순간 돌파가 돋보였다. 외곽슛도 정확했고, 패스 시야와 타이밍도 좋았다. 어시스트 4.3개로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외국선수들을 상대로 주눅 드는 모습도 없었다. 승부근성은 아버지를 그대로 빼닮은 듯하다. 허훈은 존스컵에서의 활약을 토대로 올 해 대표팀 승선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허웅
허웅 역시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이번 대표팀에서 내외곽 공격옵션이 가장 확실했던 선수는 허웅이었다. 3점슛이 정확할 뿐 아니라, 돌파 스피드가 빨라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대부분 선발 멤버로 출전하면서 허재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자신감을 찾는 모습이었는데, 초반에는 긴장한 나머지 슛 적중률이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자신감과 여유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돌파력 좋은 슈팅가드가 필요하기 때문에 허웅의 가치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김선형
양동근이 빠진 가드진에서는 김선형이 중심을 잡아줘야 했다. 매 경기 선발로 출전하며 공수를 조율했다. 특유의 스피드와 상대 수비를 헤집는 플레이는 여전했다. 수비를 분산시킬 수 있는 선수이며, 속공진행능력 역시 우수했다. 보는 이를 깜짝 놀라게 하는 패스 플레이도 나왔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외곽슛 성공률은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에서 3점슛 성공률을 대폭 끌어올린 것처럼 국제대회에서도 위협적인 슈팅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예상 외로 출전시간이 적어 보여주지 못 한 플레이도 많았을 것이다.
변기훈
슈터로서 확실한 슈팅능력을 증명했다. 선발로 출전하며 대표팀의 외곽 공격을 이끌었다. 변기훈은 경기당 2개 가까운 3점슛을 성공시켰다. 변기훈은 이번이 첫 국가대표다. 그만큼 대표팀 최종 승선에 대한 욕심이 강하다. 슈터가 절실한 대표팀에 변기훈은 분명 필요한 선수다. 그러기 위해선 조성민 등 기존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가 중요하다. 아무래도 작은 신장(187cm)은 약점이 될 수 있다. 대신 빠른 발과 터프한 수비력이라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허일영
변기훈과 함께 외곽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당 2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상대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높은 포물선으로 꽂히는 3점슛은 굉장히 깔끔하며 날카롭다. 허일영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이라면 역시 신장이 큰 슈터라는 점이다. 특히 리바운드에 임하는 적극성이 좋다. 상대 포워드에 대한 수비도 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허일영은 이번 대표팀의 주장을 맡으면서 부담감이 컸다고 한다.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감각을 회복해가는 모습이었다.
최진수
3번, 혹은 4번으로 투입되곤 했는데, 공격에선 큰 임팩트를 보이지 못 했다. 대신 수비에선 큰 신장(202cm)이 도움이 됐다. 3번 포지션으로 뛸 때는 전체적인 팀 높이를 살려주면서 리바운드에 힘이 됐다. 수비 적극성과 활동량도 좋았다. 간간히 터뜨리는 3점슛도 나쁘지 않았다. 아쉬운 점이라면 공격에서 본인만의 확실한 색깔을 보이고, 자신감을 찾는 일일 것이다. 최진수에게 주어지는 기대감은 분명 지금 이상이니 말이다.
최준용
늘 큰 기대감을 받고 있는 선수지만, 이번 대회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다재다능함을 모두 어필하지 못 했다. 최준용은 공을 가지고 있을 때 장점을 발휘한다. 하지만 현 대표팀에선 최준용이 오래 공을 가지고 있기 힘들다. 공이 없을 때 움직임을 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포워드로서 좀 더 공격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우선 슛 적중률을 높여야 한다. 3점슛, 점프슛, 포스트업 등 다양한 공격옵션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종현
오른쪽 발등 피로 골절로 대회를 다 마치지 못 하고 조기 귀국을 해야 했다. 상당 기간 재활이 필요할 수도 있어 대표팀으로선 적신호가 켜졌다. 골밑에서 이종현의 존재감은 상당하다. 이번 대회에서 발등의 통증이 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공수에서 폭발력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종현이 강점을 발휘하는 부분은 수비다. 가공할 블록슛으로 상대를 위축시킨다. 블록슛 뿐 아니라 스텝과 움직임을 이용한 수비를 더 부지런히 할 필요가 있다. 공격에서도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강상재
4번 포지션에서 이승현의 백업을 맡아줄 수 있는 선수다. 몸싸움에 능하고, 공격에선 3점슛과 포스트업, 점프슛 등 다양한 공격이 가능하다. 기동력도 좋아 속공에도 잘 참여한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는 적은 출전시간 탓인지 다소 위축된 모습이 보였다. 보다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장점을 보여야 한다.
김준일
몸상태가 썩 좋은 건 아니라고 한다. 존스컵 출국 전부터 무릎에 통증을 호소했다. 때문에 순간적인 움직임이나 지구력에서 부족함이 있다. 장점은 골밑에서 자신 있게 일대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본인보다 웨이트가 떨어지는 선수를 상대로는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공격적인 부분보다 수비와 리바운드, 스크린 같은 궂은일에 더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이재도
너무 짧은 시간을 출전하면서 특별히 보여줄 게 없었다. 이재도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수에서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는 선수다. 지난 시즌 일취월장한 기량을 보이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선 워낙 출전 기회가 적어 본인으로서도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다.
#사진 – 대만농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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