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양준민 인터넷기자]호주전에 이어 미국대표팀은 또 한 번의 졸전으로 세계 최강이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미국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세르비아 대표팀과의 조별예선 4차전에서 접전을 이어간 끝에 94-91로 승리했다. 이로서 미국은 조별예선 4연승을 기록,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다.
1쿼터 미국은 지난 경기에서 부진했던 지미 버틀러, 더마 드로잔 등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호주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듯 했다. 이날 버틀러와 드로잔은 각각 9득점(FG 50%), 11득점(FG 11%)을 올렸다. 하지만 미국은 또 다시 유럽 팀의 끈끈한 조직력에 밀리면서 이날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유럽리그 최고의 가드로 정평이 나 있는 밀로스 테오도시치는 이날 경기에서 미국 백코트진의 수비를 농락하며 세르비아의 추격전에 불을 붙였다. 경기시작 전부터 테오도시치를 경계대상으로 뽑은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의 불안감이 현실로 드러난 것.
이날 테오도시치는 3점슛 4개를 포함, 18득점(FG 44%) 6어시스트 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무엇보다 테오도시치는 고비 때마다 3점슛을 성공시키며 세르비아의 추격의지에 불을 지폈다. 자신이 왜 유럽 최고의 가드이자 NBA 수준의 가드인지 확실히 보여준 한 판이었다. 테오도시치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유타 재즈행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그의 모습을 NBA에서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또한 세르비아는 미라슬라브 라둘지카와 니콜라 조키치의 골밑장악을 앞세워 계속해 미국을 끈질기게 추격했다. 이날 이 둘은 43득점을 합작, 미국의 인사이드를 집요하게 공략했다. 특히나, 2015-2016시즌 NBA 올-루키 퍼스트팀에 뽑히며 존재감을 과시했던 조키치는 이날도 쾌조의 슛감을 선보이며 미국의 인사이드를 요리했다. 조키치는 25득점(FG 73%)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 역시 2개를 던져 2개 모두 림을 갈랐다.
슈셉스키 감독 또한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조키치는 영리하고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다. 무엇보다 그는 22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는 훌륭한 선수다. 그렇기에 패배의식을 벗고 조금만 더 자신감을 갖는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이라는 말로 조키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미국은 팀의 공격을 이끌어야 할 케빈 듀란트의 침묵이 아쉬웠다. 듀란트는 이날 12득점(FG 50%)을 올렸다. 기록상으로 보면 준수한 기록이다. 하지만 듀란트는 호주전 이어 이날 경기 역시 어딘가 모르게 산만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나 듀란트는 경기종료 11초를 앞두고 3점슛을 시도, 하마터면 세르비아에게 동점을 허용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개인기량에 의존하는 플레이가 많은 팀이다. 그렇기에 선수들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경기를 풀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 반면 세르비아는 주축선수들 대부분이 청소년대표시절부터 꾸준히 손발을 맞춰왔기에 개인기량 자체는 미국에 뒤쳐질지 몰라도 조직력은 월등히 앞서는 모양새였다.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유럽 팀들의 정교한 지역방어를 쉽게 뚫어내지 못하는 것. 이것이 바로 현재 미국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이다. 미국은 15일 오전 2시 15분, 프랑스와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프랑스는 현재 조별예선 3승 1패를 기록, 미국과 호주에 이어 A조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는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호주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지만 이후 전열을 재정비, 강호의 면모를 계속해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역시 루디 고베어를 중심으로 한 수비가 탄탄한 팀이다. 오늘 같은 경기력이라면 다음 프랑스전 역시 미국이 고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높아 보인다. 이미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최강이라는 미국에게 패배라는 단어는 쉽게 용납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전승우승’이라는 부담감을 떨쳐버리는 것 또한 지금 미국에게 놓인 과제다.
현재 대표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카멜로 앤써니 역시 경기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 세르비아는 우리가 만난 팀들 중 가장 강한 상대였고 터프한 팀이었다. 하지만 오늘 저녁 우리는 승리했다. 다만, 오늘 우리는 전체적으로 부족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다. 남은 시간 좀 더 많은 대화를 통해 부족한 점들을 고쳐갈 것이다. 이는 다음 프랑스전을 본다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란 말로 프랑스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다짐했다.

▲미국대표팀, 이제는 커즌스가 아닌 ‘조던’을 선발로 생각해볼 때
부제만 본다면 은퇴한 마이클 조던을 복귀시키자는 말인가라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필자가 말하는 조던은 바로 ‘디안드레 조던’이다. 현재 미국에게 있어 NBA 최고의 센터인 드마커스 커즌스의 부진은 무척이나 아쉽다. 커즌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리그 넘버원 센터의 위용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 지난 호주전에서도 커즌스는 앤드류 보거트의 영리한 플레이에 계속해 휘말리며 고전을 면지 못했다.
이날 경기도 1쿼터 커즌스는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커즌스의 세르비아전 경기기록은 9득점(FG 66.7%) 3리바운드 5어시스트.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팀에서 겉도는 모습을 보이며 대표팀에 쉽게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미국의 경기력은 조던이 나왔을 때가 더 좋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커즌스 역시 수비가 좋은 선수다. 하지만 그는 공격형 센터로서 더 주목을 받는 선수. 2015-2016시즌 커즌스는 평균 26.9득점(FG 45.1%)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이 좋은 선수다. 하지만 소속팀인 새크라멘토에선 공격 1옵션을 맡던 것과는 달리 그는 현재 미국의 주 공격옵션이 아니다. 그렇다보니 볼을 많이 잡아야 경기력이 살아나는 타입인 커즌스가 이런 상황에 적응하기란 쉽지가 않아 보인다.
다음은 커즌스의 이번 대회 조별예선 4경기 경기기록이다.
#드마커스 커즌스 조별예선 4경기 경기기록(*기록참조=nba.com)
4경기 평균 8.5득점 5.2리바운드 2.2어시스트 0.8스틸 FG 65% FT 88.9%
무엇보다 현재 미국의 선발라인업을 살펴본다며 수비보단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있다. 그렇기에 미국으로선 공격적인 성향의 커즌스보단 수비적인 성향이 짙은 조던을 선발센터로 쓰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일수도 있다. 조던은 말이 필요 없는 자타가 공인하는 NBA 최고의 수비형 센터다. 조던은 2015-2016시즌 평균 12.7득점(FG 70.3%) 13.8리바운드 2.3블록을 기록, 2016 올-NBA 퍼스트팀에 뽑히는 동시에 올-디펜시브팀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수비에 있어선 리그 최고를 자랑한다.
커즌스에게도 백업멤버로 뛴다면 지금보다 충분히 더 많은 공격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문제는 커즌스가 자신이 백업멤버를 맡아야 한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지가 의문이다. 해결책은 둘 중 하나다. 커즌스가 이런 상황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든지 아니면 그를 과감히 백업멤버로 내리든지 이제는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이미 미국은 한 차례 변화를 시도한 적이 있다. 바로 좀처럼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클레이 탐슨을 과감히 제외하고 조지를 선발로 기용한 것이 그것이다. 호주전부터 선발로 나온 조지는 이후 2경기 공·수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슈셉스키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보여줬다. 따라서 미국으로선 '조던의 선발카드'라는 묘수는 충분히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카드다.
이날 경기의 승리로 미국은 국제대회 72연승을 이어갔다. 하지만 드림팀이라 불리던 이전 대표팀들과 경기력을 비교했을 때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 이번 리우올림픽 역시 미국의 금메달을 의심하는 이들은 없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어차피 최고라면 그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앤써니의 말처럼 미국은 다음경기인 프랑스전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며 결과와 내용 모두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들이 찾은 변화의 해법이 무엇일지 벌써부터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사진=손대범 기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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