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재능기부, 프로라면 김선형처럼

곽현 / 기사승인 : 2016-08-14 0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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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곽현 기자] 프로농구 서울 SK나이츠의 김선형(28, 187cm)이 의미 있는 재능기부에 나섰다.


김선형은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모여라! No.5’ 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서울에 있는 남녀 초중고등학교 선수 중 김선형과 같은 등번호 ‘5’인 선수들을 초대해 클리닉을 해주는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저마다 등번호 5번을 달고 있는 15명의 선수가 모였다. 김선형은 이번 행사를 자비를 들여 진행했다. 김선형은 2~3년 전부터 이러한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고 한다. 자신과 같은 등번호 5번을 단 선수들에게 농구를 가르쳐주고,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싶어서였다.


저마다 부푼 기대감을 안은 학생들이 모였다. 부모님들도 찾아와 자녀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김선형은 “일본 축구선수가 J리그에 진출해 지역 연고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1년에 한 번씩 식사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좋아보였다. 스포츠선수가 직접 그런 자리를 갖는다는 걸 높이 샀고, 나도 기회가 있으면 그런 자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지역 연고 선수들에게 재능기부든, 교감을 같이 가지면 좋을 것 같았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김선형이 나서자 구단도 가만있을 수 없었다. SK 프런트들도 현장을 찾아 클리닉을 도왔다.


“(최)준용이가 자기도 5번인데 가면 안 되냐고 하더라(웃음). 대학생은 안 된다고 했다. (양)동근이형은 자기는 6번인데 어떻게 안 되겠냐고 했다(웃음).” 김선형의 재능기부 소식에 동료 선수들도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날 클리닉에는 김선형의 절친한 친구이자 SK 유소년 팀장인 권용웅 코치도 함께 했다. 초등학생과 여자 선수들이 한 조가 됐고, 중고등부 선수들이 한 조가 돼 클리닉이 진행됐다.


김선형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드리블 기술을 성심성의껏 전수했다. 상대 타이밍을 뺏는 리듬, 강약 조절의 노-하우를 알려줬다. 개인훈련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세심하게 전했다.


기술을 직접 시범을 보이고, 선수들이 따라하게끔 했다. 페이크 후 렉스로우 드리블, 방향 전환에 이은 더블클러치 등 단순히 화려함을 떠나 실전 경기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술이었다. 선수들은 김선형의 얘기 하나하나를 유심히 들었다. 권용웅 코치는 페이크 기술, 슛 밸런스를 잡는 법을 알려줬다.


SK 관계자는 “우리 빅맨 캠프를 참가한 코치들은 기술 훈련에 대해 마인드가 좋다. 선수들이 개인기술을 쓴다고 ‘겉멋 들었다’고 하지 않는다. 코치들의 시야를 바꾸는데 좋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SK가 매년 개최하고 있는 빅맨 캠프는 선수들 뿐 아니라 지도자들의 시야도 넓혀주는 효과를 주고 있다.


개인훈련이 끝난 후에는 편을 나눠 5:5경기도 펼쳤다. 선수들이 이날 배운 기술을 시험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김선형도 선수들과 뒤섞여 함께 경기를 치렀다.


휘문고 3학년인 이용기는 “상대를 쉽게 제칠 수 있는 방법, 여러 페이크에 대해 배웠다. 나도 경기 때 김선형 선수처럼 스텝을 이용해 속공득점 하는 걸 좋아한다. 김선형 선수는 자유자재로 상대를 속일 수 있다. 늘 그 다음 상황까지 생각을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김선형 선수를 좋아해 5번을 달고 뛰고 있다. 오늘 자리가 매우 뜻 깊었다”고 말했다.


숙명여고 1학년인 이재원은 “평소 안 하던 기술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 드라이브인, 다양한 드리블, 스텝으로 제칠 수 있는 기술들을 배웠다. 김선형 선수를 좋아했는데, 직접 배우니까 기분이 좋고 집중도 잘 됐다.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선초 4학년인 이학현은 이날 가장 어린 참가자였다. 귀여운 외모에 수준급 기량으로 김선형을 놀라게 한 선수이기도 하다. 이학현은 “재밌었다. 양손 드리블을 배운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스텝백 점프슛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김선형 선수를 좋아하는데, 이렇게 만나서 기분이 좋다”며 수줍게 소감을 전했다.


김선형은 이날 행사를 마치며 아이들에게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훈련을 하면서 중고등학교 시절이 생각이 났다. 오늘이 끝이 아니라 각자 팀에 들어가서 개인연습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내년에 다시 할 때 다들 5번을 잘 지키길 바란다.”


이날 클리닉을 치른 소감에 대해서는 “좋은 번호를 달아서 그런지 아이들이 습득력이 빠르고 열정이 많아 좋았다. 아이들과 좋은 교감이 된 것 같다. 예전에 난 누가 알려줘서 하기보다는 열정을 가지고 개인훈련을 했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등번호 5번이라는 인연으로 만난 이들. 하지만 정작 김선형은 처음 5번을 달았을 때 의도한 건 아니었다고 한다.


“대학 때까지는 9번을 달았다. 프로에서도 9번을 달려고 했는데, (주)희정이 형이 쓰고 있었다. 그래서 남는 번호인 5번을 달게 됐다. 그게 지금의 번호가 됐다. 선수로서 바람이 있다면 선수들이 다 5번을 달았으면 좋겠다. 내 번호에 대한 욕심이 있다. 물론 실력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선수들이 번호 욕심보다는 내 플레이를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이날 클리닉에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코치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연습을 강조했다. 요즘에 전술훈련 양이 많다보니 개인훈련을 잘 못 하는 것 같다. 개인훈련으로 실력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됐으면 좋겠다. 재능기부든, 미국 전지훈련이든 개술적인 걸 배워야 빨리 흡수가 된다. 그만큼 개인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이러한 자리를 매년 열고 싶다고 말했다. 엘리트 선수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다고 한다.


“매년 이런 자리를 갖고 싶다. 선수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가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 (정)재홍이 형이 했던 것처럼 선수들이 나서야 농구 저변확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내년에는 좀 더 발전된 자리를 갖고 싶다. 기술적으로 더 높은 단계 교육을 한다든지, 더 맛있는 저녁을 먹는다든지(웃음). 오늘 5번들만 모여 있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내 선수들 같았다. 앞으로 많이 지켜볼 것 같다.”


오리온 정재홍도 직접 농구클리닉을 열어 일반인들에게 기술을 전수해주기도 했다.


NBA 스타들의 경우 자신의 이름을 건 농구캠프를 여는 이들이 많다. 캠프를 통해 농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쳐주고, 그들과 스킨십을 하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레 농구에 대한 관심도를 키우고 저변확대를 하는 일이 된다.


김선형은 평소에도 SK에서 주최하는 재능기부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하는 선수다. 실력은 물론 팬들을 위한 서비스 역시 가장 성실히 임한다. 이날도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달려와 클리닉을 진행했다. 프로선수라면 이러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김선형의 재능기부행사는 농구저변 확대는 물론 다른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팬들과 호흡하는 선수야말로 진정한 프로선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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