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준 前 감독 “농구는 재밌어야···승리에 집착하면 안 돼”

맹봉주 / 기사승인 : 2016-08-18 16: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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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속초/맹봉주 기자] “어린 선수들이 너무 이기는 농구에 빠져있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 농구는 재밌어야 한다. 이 아이들이 한국농구의 미래 아닌가. 아이들이 집에 가서 ‘농구가 재밌다, 또 하고 싶다’는 말이 나오게끔 해야 한다.”


강을준 전 창원 LG 감독이 한국 농구를 향해 뼈있는 충고를 건넸다.


대한농구협회는 지난 16일 강원도 속초실내체육관에서 ‘2016 유소년 농구캠프’를 실시했다. 3박 4일간 진행될 이번 농구캠프를 위해 강을준 감독과 정병호(홍대부중), 최성우(단대부중), 한규헌(삼선중) 코치 등 9명의 지도자가 지도 강사로 나섰다.


오랜만에 언론에 얼굴을 드러낸 강을준 감독은 “협회의 이번 취지가 정말 좋은 것 같다. 처음 협회에서 부탁이 왔을 때, 초등학생들에게 재밌는 농구를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기 와서도 다른 코치들과 그렇게 뜻을 모았다”고 했다.


남자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등록선수 및 유소년클럽 선수 59명이 참가한 이번 유소년캠프는 엘리트와 생활 농구의 통합을 기념하는 한편, 유소년 우수선수 발굴 및 육성을 위해 기획됐다.


“이런 캠프가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땐 강 감독은 “3박 4일 동안 아이들이 배워봤자 실력이 얼마나 늘겠나. 이 짧은 기간 동안 이아들이 ‘농구는 재밌는 운동이다’라고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어린 아이들이 농구를 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은 지난 2011년 LG 감독직에서 물러나 현재는 KBL 기술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쳐 프로 팀 감독까지 두루 지낸 만큼 한국농구 현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그가 작심한 듯 한국농구에 대해 쓴 소리를 내뱉었다.


“초등학생들이 패턴플레이를 한다는 게 안타깝다. 이게 우리나라 농구 현실이다. 이기는데 집착해있다. 그러다보니 정작 중요한 기본기가 부족하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유로스텝이나 플로터 등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나라는 너무 틀에 박힌 농구만 한다. 그런 농구가 처음엔 잘된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벽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이를 뛰어넘기 위해선 기본기가 필요하다. 많이 나온 얘기지만 현재 우리나라 농구 선수들의 기초가 너무 부족하다.”


이어 아마추어, 프로 팀 감독을 거치며 느꼈던 경험담을 털어 놓으며 기본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내가 명지대 감독을 10년 하면서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친 건 기본 드리블이었다. 프로 팀 감독도 해봤지만 프로 선수들 중에도 기본기가 부족한 선수가 태반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프로는 기초를 배우는 데가 아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들이 오는 곳이다. 기초는 중학교, 고등학교 때 다 마치는 것이다. 프로에서는 오롯이 팀 승리와 팬들을 위한 화려한 볼거리에 집중해야한다.”


연신 ‘재밌는 농구’를 강조하며 아마추어 농구의 기본기 부족을 지적한 그지만 “선수들의 기본기 부족을 일선지도자들의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기초위주로 재미있게 해야 된다는 걸 이들도 알지만 당장 대회에 나가 성적을 올려야 하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씁쓸해 했다.



이날 강을준 감독은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치는 한편, 잘하는 선수에게는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칭찬을 하는 등 어린 선수들과 스스럼없는 모습을 보였다. 강 감독 외에 다른 지도자들 역시 아이들과 슈팅게임을 하는 등 이날 참가한 학생들과 한데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표정도 역시 밝았다. 한 학생은 “체력훈련을 안 해서 좋다. 소속 팀에선 달리기만 하는데 여기는 기술훈련을 중점적으로 한다”며 좋아했다. 다른 선수들 역시 “플루토, 픽앤롤 등 색다른 기술 등을 배워 좋았다”며 재밌다는 반응이었다.


강 감독에게 “아이들이 재밌어한다”고 말하자 그는 “그런가? 다행이다”라며 밝게 웃었다. 강 감독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항상 웃으면서 했으면 좋겠는데... 초등학생 선수들은 무엇보다 농구를 재밌게, 즐기면서 하는 게 중요하다”며 아이들이 승리가 우선이 아닌 재미있는 농구를 할 것을 당부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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