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홍아름 기자] 선수들은 본인의 기록보다 팀 승리를 위해 경기를 뛴다. 그러나 개인기록도 결국 그 흔적으로 남는 법. 그래서 시작했던 「점프볼 랭킹쇼 TOP 3」가 프로에서의 순회를 끝내고 「대농 랭킹쇼 TOP 3」로 돌아왔다. 프로 농구는 물론이고 대학농구리그 또한 휴식기를 맞은 이때를 틈타 다시 한 번 그들의 기록에 초점을 맞춘 것. 신경 쓰지 않으려 하지만 괜히 신경이 쓰이게 되는, 한 경기 한 경기가 누적된 숫자에 대한 대학 선수들의 속마음은 어떨지 살펴보기로 했다.
프로-아마 최강전을 앞두고 대학 리그 휴식기도 막바지에 접어든 이때, 「대농 랭킹쇼 TOP 3」의 마지막을 ‘스틸’로 장식하고자 한다. 수비 중에 가장 공격적인 수비라 할 수 있는 스틸. 이러한 스틸은 상대의 흐름을 읽고 그 길목을 차단, 순식간에 공격권을 가져오기에 속공의 밑바탕이 되기도 한다. 남의 것을 뺏는 것이 허용되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의 능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상대에게 있어 얄미운 맥 커터(cutter) TOP 3엔 누가 있을까.
※ 선수들의 솔직한 마음을 전달하고자 표현을 그대로 옮겼음을 밝힌다.
※ 순위는 경기 당 평균 성공 개수로 매겼음을 밝힌다.
1위 박지훈 (중앙대학교, 가드)
13경기, 41 스틸, 경기당 평균 3.15개
Q. 박지훈 선수가 정의하는 ‘스틸의 맛’이란?
우선 스틸을 하면 팀 분위기도 살고 손쉽게 득점을 할 수 있잖아요. 그런 점에 재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빠른 농구가 더 부각될 수 있는 매력 또한 있고요.
Q. ‘이럴 때 상대의 틈이 잘 보인다’하는 것이 있나요?
노하우라기보다 그냥 이 선수가 패스할 것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그럴 때 미리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가 패스 할 것 같은 동작이 나오면 바로 자르러 나가요. 이번 시즌에 그런 상황이 많이 나왔는데, 그럴 때마다 많이 손에 걸린 것 같아요. 가끔 그런 촉이 잘 발동될 때가 있는 것 같아요(웃음).
Q. 본인 경기 중 스틸과 관련된 기억이 있나요?
작년에 단국대와 할 때 연장전에 저희가 3점을 지고 있었거든요. 근데 마지막에 스틸을 2개 하며 역전을 했어요. 그게 스틸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인 것 같아요.
Q. 상대 팀의 공격권은 많이 훔쳤잖아요. 그것 말고 ‘나에게 필요한’ 훔치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농구에서 제가 스틸 1위라고 하긴 하는데, 제가 수비에서 너무 부족함을 느껴요. 스틸로 자르고 나가는 것 말고, 상대 선수와 1대1로도 수비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수비 센스를 갖추고 싶어요.
Q. 인상 깊은 스틸러(STEALER)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인상 깊은 스틸이라기보다 수비를 잘한다고 생각이 드는 선수가 동근이 형(울산 모비스)이에요. 수비할 때 상대의 한 쪽 길을 자르고 몰아가시는 것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런 점을 보고 배워야 하지 않나 싶어요.
Q. 앞으로 훔치고 싶은 공의 소유자가 있나요? & 그 선수에게 전하는 선전포고!
대학리그에서는 많죠. (허)훈이도 있고 (천)기범이고 있고, (최)성모, (김)낙현이 등등 앞선에 잘하는 선수들이잖아요. 그런 애들도 수비하면서 잘 막아보고 싶죠.
프로 가서는 선형이 형이나 동근이 형 등 역시나 앞선에서 잘하는 형들 막아보고 싶긴 해요. 한명만 굳이 고르라면 동근이 형이요. (양동근 선수에게 선전포고의 메시지를 전한다면요?) 어휴. 제가 감히 어떻게. 못할 것 같아요. 그냥 메시지를 전한다면…
“농구 보면서 잘 배우고 있으니 앞으로도 다치지 않고 계속 좋은 모습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위 전태영 (단국대학교, 가드)
11경기, 27 스틸, 경기당 평균 2.45개
Q. 전태영 선수가 정의하는 ‘스틸의 맛’이란?
어떤 것이든 남의 것을 뺏어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기술력을 갖춘 팀을 상대로 공을 뺏어올 수 있다는 것에 희열을 느껴요. 내가 이 선수의 공을 뺏었구나하는 그런 짜릿함도 있고요.
Q. ‘이럴 때 상대의 틈이 잘 보인다’하는 것이 있나요?
저는 패스 길을 노리는 것보다 상대 팀 센터들이 공격 리바운드 잡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볼이나 드라이브인 후 레이업 할 때 뺏는 스틸이 많아요. 패스 길을 노린다기보다 공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킵핑 하는 것을 보고 스틸하는 요령이 있어요. 따로 연습한 건 아니고 중, 고등학교 때 신장이 작은 팀에 있었기 때문에 큰 센터들을 상대할 땐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공격 리바운드를 뺏을 수가 없는 거에요. 볼 킵핑할 때 더블팀 가서 뺐거나 리바운드 뺏긴 후에 스틸하는 방법 밖에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 같아요.
Q. 본인 경기 중 스틸과 관련된 기억이 있나요?
기억에 남는 건 아직 없지만, 제가 가드들 볼을 빼앗기보다 센터들 볼을 많이 가로채죠.
Q. 상대 팀의 공격권은 많이 훔쳤잖아요. 그것 말고 ‘나에게 필요한’ 훔치고 싶은 한가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성모형의 스피드를 닮고 싶어요. 정말 빠르거든요. 원래 (정)성우형(창원 LG)이 가장 빨랐거든요. 스타일이 다르긴 한데 성우 형이 좀 더 빠르긴 해요. 아! 그리고 안 다치는 사람들 너무 부러워요. 부상을 방지하는 센스, 이런 거 정말 뺏어오고 싶어요. 김국찬도 많이 부딪히는데 안 다치더라고요. 딱 보더라도 동국대 준형이나 훈이, 낙현이도 부상이 없거든요. 저는 대학 때 안 다쳐본 적이 없어요. 이번 시즌에도 다쳐서 4경기 정도 못 뛰었거든요. 제대로 된 컨디션에서 붙어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Q. 인상 깊은 스틸러(STEALER)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박)지훈이형이 아무래도 저랑 다르게 패스 길을 엄청 노리고 있거든요. 경기 다시보기를 하면 눈빛에서 저 패스 노리고 있구나라는 게 느껴질 정도에요. 일부러 패스를 주게끔 함정을 파놓을 때도 있고요. 그리고 스틸하는게 보이다 보니, 지훈이형이 수비가 붙으면 공격자에게 조심해서 패스를 주게되죠.
Q. 앞으로 훔치고 싶은 공의 소유자가 있나요? & 그 선수에게 전하는 선전포고!
아무래도 빅3(이종현, 강상재, 최준용)라고 하는 대표팀 간 형들있잖아요. 그 형들이 잘 하시고 인정도 받으시니깐, 그런 형들 공을 뺐으면 내가 농구를 헛되이 하지 않았구나. 이 형들 것도 뺐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빅 3한테 선전포고요?(하하하) 앞으로 형들과 경기가 없어서 공을 빼앗을 순 없으니깐, 다른 선수를 꼽자면 저희 학년 중에서 탑 가드라고 하는 훈이나 낙현이, 우정이, 경희대에 민영이 등이요. 경쟁자다 보니 공을 뺐고 싶네요.
“내가 하나라도 뺐으면 기록이 비슷해지니깐, 내 껀 절대 안 뺐길 거다”

3위 원종훈 (단국대학교, 가드)
14경기, 32 스틸, 경기당 평균 2.29개
Q. 원종훈 선수가 정의하는 ‘스틸의 맛’이란?
개인적으로 체격이 큰 선수들은 체격이 작은 선수들 보다 뺏기가 쉬운 것 같아요. 그래서 저보다 큰 선수들을 이길 수 있는 매력? 짜릿함이 있어요.
Q. ‘이럴 때 상대의 틈이 잘 보인다’하는 것이 있나요?
그냥 열심히 하다보면 공이 보이더라고요. 농구를 지금까지 계속 해왔기에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를 생각하다보면 찬스가 오는 것 같아요. 그때 쉽게 뺏을 수 있죠.
Q. 본인 경기 중 스틸과 관련된 기억이 있나요?
딱히 제 스틸에 대한 기억은 없어요. 그런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은 장면은 있어요. 전에 NBA를 보다가 앨런 아이버슨이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디나이 수비를 안 하는 척 하다가 공이 오니까 뺏어서 레이업을 넣었거든요. 그런 결정적인 스틸 한번 해보고 싶어요.
Q. 상대 팀의 공격권은 많이 훔쳤잖아요. 그것 말고 ‘나에게 필요한’, 훔치고 싶은 한 가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슈팅? 득점력이요. 저희 학교에 득점력 좋은 선수들도 있을 뿐 아니라 경기에서 득점력 좋은 형들과 1-1을 했을 때 지니까 화가 나더라고요. 자존심도 상하고. 그래서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Q. 인상 깊은 스틸러(STEALER)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제가 수비를 모비스에서 선수 생활을 하셨던 하상윤 선생님께 배웠는데요. 그래서인지 모비스 경기를 자주 봤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양동근 선수의 수비 또한 많이 보게 됐어요. 그래서 양동근 선수의 플레이가 인상 깊어요.
Q. 앞으로 훔치고 싶은 공의 소유자가 있나요? & 그 선수에게 전하는 선전포고 메시지!
다른 팀 선수들은 후폭풍이 있을 것 같아서 말을 아낄게요(웃음). 그리고 같은 팀에 전태영 선수라고요. 얄밉게 농구 하는 형이 있는데요(웃음). 같은 팀이다 보니 상대로 임할 기회가 없잖아요. 그래서 내년에 형 프로 가면 대학 선수들과 연습 경기가 있으니 그때부터 스틸을 노려보려고 합니다.
“태영이 형, 형 프로 가면 제가 형 공 뺏을 테니 잘 기억해두세요.”
그리고 KBL 선수들 중에서는 양동근 선수죠. 제가 수비에 있어 많이 플레이를 봐왔기 때문에 만약 뺏게 되면 영광일 것 같아요.
“프로 무대에서 뵙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코트에 계속 부상 없이 멋진 모습으로 계셔주세요!”

여기서 잠깐! 양동근, 트리플 크라운 달성?
지난 2015-2016시즌에 프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점프볼 랭킹쇼 TOP 3」에서도 ‘훔치고 싶은 공의 소유자’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정현, 커스버트 빅터, 박찬희로 구성된 인터뷰 대상자 중 이정현이 훔치고 싶은 공의 소유자로 양동근을 지목한 바 있었다. 그리고 대학 선수들 중 박지훈과 원종훈 또한 양동근을 지목했다. 이로써 양동근은 지목에 있어 3관왕을 달성하게 됐다. 그만큼 수비에 있어 월등한 능력을 가진 선수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프로에서의 후배 선수들은 물론 대학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프로 데뷔 13년차의 양동근. 곧 돌아올 시즌에도 양동근의 존재감은 엄청나리라 기대되는 바다.
# 사진_한필상,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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