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일 감독의 중국농구 도전기 “선수들 성장 볼 때 보람”

곽현 / 기사승인 : 2016-09-06 01:56: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곽현 기자]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 여자국가대표팀에서 코치를 지낸 정상일(49) 감독. 그는 현재 중국 상해 여자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코치생활을 한 그로서는 중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해 1월 부임한 그는 선수들의 성장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중국농구 도전기를 들어보았다.


Q.현재 맡고 있는 팀은 어떤 팀인가?
A. 상해 여자청소년 대표팀으로 한국으로 치면 여고 2학년생들이다. 가장 큰 목표는 내년 열리는 중국전국체육대회 본선 진출이다. 이 대회는 중국에서 올림픽 이상으로 중요시하게 여긴다. 때문에 농구뿐 아니라 다른 종목도 한국 및 외국지도자들을 많이 쓴다. 내년 10월 천진에서 열린다.


Q.중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는 소감은?
A.중국 남·녀 팀에 유능한 한국 감독님들이 많이 활동하고 계시다. 모든 사람들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나도 처음 6개월은 적응이 안 돼 정말 힘들었다. 지금은 지낼 만 하다. 중국농구 인기가 자국민들에게 상당해 농구 감독이라고 하면 많이 존중해준다. 나라도 작고 농구실력도 떨어지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조금 의아해하긴 하지만, 한국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날로 늘어갈 때는 많이 인정을 해주고 있다.


Q.중국농구의 특성은?
A.유소년, 청소년, 성인팀의 경기를 보면 중국농구만의 색깔은 잘 보이지 않는다. 거의 미국농구와 비슷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성인남자는 큰 신장에 비해 공·수 전략 전술이 다양하지 않고, 개인기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유소년, 청소년팀은 지도자들이 세밀함이 부족하고, 기본기 및 열정 또한 부족한 것 같다. 중국 특유의 느긋한 성격 때문인지…. 한국지도자들의 열정과 기술, 노력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요즘 한국지도자들을 많이 선호하는 것 같다.


Q.중국농구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A.언어, 음식, 환경이다. 지금은 괜찮은데 처음엔 많이 힘들었다. 두 번째는 선수들 지도다. 문화적으로 한국과 다르다보니 스승한테 대하는 태도와 훈련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한국은 상하 관계가 뚜렷한데 여기선 훈련 때는 감독이지만, 그 외에는 거의 친구 개념이다. 요즘은 인구 정책이 많이 풀려 한 자녀 가정이 많고, 곱게 자란 아이들이라 여러 가지로 어렵더라. 지금은 한국식으로 분위기를 바꿔놨는데, 그 전엔 많이 힘들었다.


Q.의사소통에 대한 문제는?
A.통역이 있으니 그리 불편한 점은 없다. 지금은 웬만한 곳은 혼자서도 가고, 말은 잘 하지 못 하지만 눈치코치로 대충은 안다. 또한 중국은 농구용어가 전부 자국어라 처음 3개월 동안 공부를 많이 했다. 예를 들어 공격이 ‘찐꿈’ 수비가 ‘빵써우’다. 영어로 말하면 아무도 못 알아 듣는다. 경기 때 내가 하는 말을 통역이 전달하면 아무래도 느리다. 농구가 공수전환이 워낙 빠르다보니. 그래서 농구용어는 공부를 했다. 또 중국어 억양이 강하다보니 처음엔 선수들이 나에게 대드는 줄 알았다(웃음).


Q.보수, 처우는 어떤지?
A.풍족하진 않지만 한국에서 가족들과 평범하게 먹고 살 정도는 된다. 집은 체육관 근처 아파트를 해줘 불편함은 없다. 저녁 한끼 정도는 집에서 맛있게 해먹을 정도다. 중국에서 상해는 살만하다고 한다. 물가가 너무 비싸고 집값 또한 엄청 비싸다. 한국보다 더 비싼 것 같다. 원래 우리 팀이 꼴찌였는데, 중간 정도로 만들어놓으니 많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


Q.지도자로서 보람이 있다면.
A.처음 상해 선수들을 2주간 훈련시켜 보고 많은 고민을 했다. 어디서부터 부딪쳐서 지도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고, 자신이 없었다. 한번은 집사람과 통화하면서 고민을 얘기했더니 집사람이 중국 사람들이 못 하니까 당신을 데려왔겠지 잘 하면 데려왔겠냐고 하더라. 그 말이 공감이 됐고, 이후 정말 죽기 살기로 하다보니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 작년 전국대회에서 아무도 예상 못한 8강에 들었을 때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지역대회에서 상위 입상했을 때 기분이 좋았다. 이제는 다른 팀들이 우리를 무시하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 선수들이 농구선수 티가 조금씩 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Q.농구인으로서 부러운 점이 있다면.
A.아무래도 선수 인프라가 가장 부럽다. 키가 190cm 정도 되는 사람은 길에 널려 있다. 팀도 많고 선수도 많다. 하지만 이런 좋은 선수들을 잘 만들어주는 지도자가 부족한 것 같다. 그러고 보면 한국 지도자들이 정말 잘 가르치는 것 같다. 한국 여자농구가 어려운 건 선수수급이다. 일선에 초중고 지도자들이 정말 힘들 것 같다. 전지훈련을 가면 한 건물에 체육관이 12~15개나 있다. 선수단 전용 호텔도 있다. 또 연령대별 대표선수 구성과 합숙훈련 등 국제대회 준비를 많이 한다. 물론 연령대별 전임감독 코치도 있고, 23개 성과 직할시까지 연령별 팀과 선수는 정말 많다.


Q.올 해 목표는?
A.내년 10월 천진에서 중국인들의 축제인 전국체육대회가 있다. 예선은 7팀만이 통과를 한다. 7강에 들어가는 것이 1차 목표다. 작년엔 가능성이 1%였는데 지금은 30~40% 정도 됐다고 생각한다. 현재 상해팀 랭킹이 9위 정도인데 남은 시간 열심히 노력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최선을 다하고, 예선 탈락해도 후회하지 않도록 절실한 마음으로 할 것이다.


#사진 – 정상일 감독 제공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곽현 곽현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