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는 웨스트브룩, 이번 시즌에는 MVP ?

양준민 / 기사승인 : 2016-09-08 21:10: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양준민 인터넷기자] 러셀 웨스트브룩(27, 191cm)이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올 여름 다이내믹 듀오의 한축, 케빈 듀란트가 팀을 떠남에 따라 이제는 명실상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중심이 되었다. 또한 듀란트와 달리 웨스트브룩은 최근 오클라호마시티와 3년간 총액 8,750만 달러에 연장계약을 체결, 오클라호마시티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발판을 마련했다.

당초 듀란트의 이탈로 웨스트브룩 역시 오클라호마시티에 남을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였다. 실제로도 웨스트브룩은 그간 오클라호마시티와 연장계약협상에서 계속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오클라호마시티 샘 프레스티 단장은 “듀란트와 결별이 웨스트브룩의 잔류의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라는 말로 웨스트브룩과 재계약에 확신을 가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오클라호마시티의 바람처럼 결국 웨스트브룩은 ‘오클라호마시티 잔류’를 선택했다. 그간, 듀란트와 서지 이바카 등 주축선수들의 연이은 이탈로 우울한 날들을 보내던 오클라호마시티 팬들에게 웨스트브룩의 잔류는 그야말로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었다. 일단 웨스트브룩의 잔류로 오클라호마시티는 2017 FA시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많은 NBA 전설들도 오클라호마시티와 의리를 지킨 웨스트브룩을 칭찬하고 나서는 등 결과적으로 웨스트브룩은 오클라호마시티에 남음으로써 돈 이상의 가치들을 얻게 되었다. 마이클 조던의 경우, “웨스트브룩은 30년 전 나와 닮은 점이 많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2015-2016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코비 브라이언트도 자신과 비슷한 현역 선수로 웨스트브룩을 뽑았다.

비록 올 여름 듀란트가 팀을 떠났지만 웨스트브룩이 이끌 오클라호마시티는 여전히 매력적인 팀이다. 스티븐 애덤스와 에네스 칸터 콤비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들은 아직 20대 초반으로 여전히 큰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다. 이외에도 올 여름 트레이드로 올랜도 매직에서 오클라호마시티로 둥지를 옮긴 빅터 올라디포의 합류 또한 기대된다.

올라디포는 2015-2016시즌 평균 16득점(FG 43.8%) 3.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는 다가오는 올 시즌 웨스트브룩과 함께 백코트 콤비를 이루며 웨스트브룩의 새로운 파트너가 되어줄 전망이다. 다만, 웨스트브룩과 얼마만큼 좋은 호흡을 보여줄지는 의문이다. 카메론 페인도 이번 2016 서머리그에서 눈에 띠는 성장세를 보이며 오클라호마시티 구단관계자들을 흡족하게 했다. 페인은 2016-2017시즌 웨스트브룩의 백업멤버로 활약할 전망.

무엇보다 현재 오클라호마시티 로스터에 있는 주축선수들 대부분이 20대 초반의 선수들이다. 특별히 눈에 띠는 재능들은 없다. 하지만 웨스트브룩을 중심으로 하는 팀의 조각으론 충분한 잠재력들을 가지고 있다. 물론, 평균 30득점에 가까운 화력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어주던 듀란트의 공백을 하루아침에 매우기란 쉽지가 않은 상황. 하지만 이들의 가능성에 왠지 모를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ESPN도 최근 2016-2017시즌 서부 컨퍼런스 예상순위를 발표, 오클라호마시티를 6위에 올렸다. 더불어 “웨스트브룩을 중심으로 한 오클라호마시티는 충분히 서부 컨퍼런스 4위까지 노릴 수 있는 전력이다. 다만 우승으로 가기엔 아직은 너무나도 많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웨스트브룩 개인도 2016-17시즌 정규리그 MVP 예상순위 2위에 그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을 중심으로 공격전술들을 대폭 수정하는 중이다. 빌리 도노번 감독 역시 이를 인정,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음시즌 웨스트브룩에 초점을 맞춰 전술 운용을 가져갈 계획이다. 그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바로 다음시즌 오클라호마시티의 주전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성장하는 웨스트브룩이 있음에,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는 오클라호마시티

무엇보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미 한 차례 웨스트브룩을 중심으로 시즌을 치른 경험이 있다. 바로 2014-2015시즌이다. 듀란트는 스페인 농구월드컵을 준비하며 입은 오른발 골절상 등 여러 가지 부상들로 인해 2014-2015시즌 도중, 시즌아웃을 선언했고 오클라호마시티는 부득이하게 웨스트브룩을 중심으로 팀을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웨스트브룩 역시 이전 시즌 무릎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쳤다. 그렇기에 그가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하고 있었다. 데릭 로즈의 사례로 보았듯 마찬가지로 폭발적인 운동능력이 강점인 웨스트브룩이었기에 그에게도 무릎부상 후유증이 남아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웨스트브룩은 마치 무릎부상을 당한 적이 없었다는 듯 2014-2015시즌 67경기 출장 평균 28.1득점(FG 42.6%) 8.6어시스트 7.3리바운드 2.1스틸을 기록하는 MVP급 활약을 펼쳤다. 그해 득점왕과 올스타전 MVP도 그의 몫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의 활약으로 시즌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의 분전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 2014-2016시즌 45승 37패 서부 컨퍼런스 9위로 시즌을 마쳤다. 웨스트브룩은 1989년 조던이 4경기 연속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이후 26년 만에 4경기 연속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는 등 개인적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다만, “볼 소유욕이 강해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제대로 살려주지 못했다”는 비판들은 숙제로 남았었다.

하지만 2015-2016시즌 웨스트브룩은 달라져 있었다. 여전히 넘치는 에너지 탓에 상대팀에게 다 이긴 경기들을 내준 적도 많았지만 장기인 폭발적인 돌파를 앞세워 상대 수비진을 뒤흔든 후 밖으로 빼주는 킥아웃패스 등 어시스트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것. 무엇보다 웨스트브룩은 2014-2015시즌 빅맨들과 2대2 플레이를 자주 시도, 2015-2016시즌 2대2 플레이에서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웨스트브룩은 2015-2016시즌 평균 23.5득점(FG 45.4%) 10.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생애 첫 더블-더블 시즌을 보냈다. 이전보다 팀원들을 살리는 플레이를 펼치는 등 팀 내에서 웨스트브룩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반면, 듀란트는 부상후유증으로 기복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오클라호마시티의 제1옵션은 이제 웨스트브룩이다”라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6 올스타전에서도 31득점(FG 52.2%) 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 2년 연속으로 올스타전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웨스트브룩은 2015-2016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올-NBA 퍼스트팀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명실상부 자타가 공인하는 NBA 정상급 가드대열에 합류한 것.

또한 소속팀 오클라호마시티도 웨스트브룩과 듀란트, 다이내믹 듀오가 건재함을 선보이며 2014-2015시즌 아쉽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아픔을 딛고 2015-2016시즌 서부 컨퍼런스 3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2014-2015시즌 오클라호마시티의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에 무척이나 안타까워하던 웨스트브룩은 단 한 시즌 만에 자신의 손으로 그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2015-2016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웨스트브룩의 진격은 계속 됐다. 특히나 웨스트브룩은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까지 평균 27.3득점 6.5리바운드 11.8어시스트 3.8스틸을 기록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3차전과 4차전, 2경기 평균 33득점의 폭발적인 득점력과 함께 어시스트 11.5개를 곁들이며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를 탈락위기까지 몰아넣었다.

그러나 웨스트브룩과 오클라호마시티의 시즌은 여기까지였다. 이후 거짓말처럼 내리 3경기를 모두 내준 오클라호마시티는 4대3으로 시리즈를 역전당하며 골든 스테이트에게 NBA 파이널 진출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웨스트브룩은 5차전부터 7차전, 3경기에서 평균 26득점 7.7리바운드 10.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록적으로 본다면 그는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다만, 3경기 평균 야투성공률이 36.8%에 그치는 등 실제 경기에서 무리한 슛들을 남발했다. 또, 시리즈 막판 계속해 클러치 턴오버들을 기록, 오클라호마시티가 시리즈를 내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어쩌면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에서 웨스트브룩이 조금만 더 평정심을 유지했다면 2015-2016시즌 NBA 파이널은 지금과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웨스트브룩은 지난 2년이라는 시간동안 성장을 거듭, 어엿한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이제는 듀란트 없이 홀로서기를 시작해야한다. 이전과는 달리 이제 팀의 부진에 따른 모든 비판들이 웨스트브룩에게로 향할 것이다. 또한, 오클라호마시티의 리더로서 팀원들 하나하나를 살피는 세심함도 필요해졌다.

2008년 9월 4일 시애틀 슈퍼소닉스는 연고지를 오클라호마시티로 이전, 팀의 모든 것들을 바꾸고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라는 이름의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웨스트브룩 역시 2008 NBA 신인드래프트로 오클라호마시티에 입단, 사실상 웨스트브룩은 오클라호마시티가 뽑은 첫 신인인 셈이다.

이후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을 비롯해 듀란트(골든 스테이트), 제임스 하든(휴스턴) 등 어린선수들과 함께 성장하며 현재 서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지금은 모두가 팀을 떠나고 웨스트브룩만이 홀로 남아 팀을 지키게 됐다. 물론, 앞으로 웨스트브룩 역시 끝까지 오클라호마시티에 남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그렇기에 이후 오클라호마시티가 부진을 거듭, 좀처럼 희망찬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 아무리 웨스트브룩이라도 생각을 달리 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오클라호마시티의 진정한 기둥이 된 웨스트브룩은 끝까지 오클라호마시티와 동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다가오는 2016-2017시즌 웨스트브룩과 오클라호마시티가 그려갈 그림들이 무척이나 궁금해진다.
#러셀 웨스트브룩 프로필
1988년 11월 12일생 191cm 91kg 포인트가드 UCLA 대학출신
2008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지명
NBA 올스타 5회 선정(2011-2013,2015-2016) NBA 올스타 MVP 2회 선정(2015-2016) 올 NBA 퍼스트팀(2016) 올 NBA 세컨드팀 4회 선정(2011-2013,2015) 2015 NBA 득점왕 2009 NBA 올-루키 퍼스트팀

#사진=손대범 기자, 나이키 제공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양준민 양준민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