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21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오리온과 KGC인삼공사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온 두 팀은 국내팀들과 연습경기를 시작했다. 이번 경기는 양 팀 모두 국내팀과 치른 첫 연습경기였다.
외국선수들이 모두 합류한 만큼 그들의 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오리온 애런 헤인즈, 인삼공사 데이비드 사이먼의 경우 익히 알려진 선수들이고 관심을 끈 건 인삼공사의 가드 키퍼 사익스(23, 178cm)와 오리온의 가드 오데리언 바셋(30, 185cm)이었다.
특히 사익스의 경우 다른 팀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인삼공사를 택하면서 사태가 일단락 됐다. 178cm에 불과한 작은 신장이지만 개인기가 좋고 운동능력이 엄청난 선수로 관심을 받고 있다. 오리온도 조 잭슨의 계약 거부로 사익스를 점찍어둔바 있으나, 인삼공사가 사익스를 선택하며 바셋으로 선회했다.
양 팀 모두 국가대표팀에 차출됐던 선수들은 이날 나서지 않았다. 오리온은 이승현, 허일영, 장재석이 빠졌고, 인삼공사는 이정현이 제외됐다.
1쿼터 양 팀 모두 외국선수 1명씩을 출전시켰다. 오리온은 바셋이 먼저 출전했고, 인삼공사는 사이먼이 나왔다.
바셋은 초반부터 의욕적으로 임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풀리지 않았다. 오세근에게 블록을 당하는가 하면 패스 실책을 범하며 흔들렸다. 인삼공사는 1쿼터 중반 사익스를 투입했다.
사익스는 투입되자마자 존재감을 발휘했다. 점프슛을 터뜨린데 이어 속공 상황에서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영상에서 보던 대로 점프력이 상당했다. 점프력은 조 잭슨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도 헤인즈를 투입했다. 초반 공격에서 헤인즈는 인삼공사 수비에 막혀 슛을 실패했다. 하지만 헤인즈는 헤인즈였다. 경기를 진행하면서 감을 잡았고, 덩크슛을 터뜨리는 등 득점을 이끌었다.
2쿼터 사익스와 바셋의 매치업이 불꽃 튀었다. 사익스는 바셋의 슛을 블록한데 이어 3점슛 3개를 연달아 꽂아 넣었다. 3점 라인에서 스크린을 받고 순간적으로 찬스가 생기면 그대로 솟아올랐다.
바셋도 자극을 받은 듯 했다. 3점슛을 성공시켰고, 이후 둘의 1:1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패스보다 서로의 수비를 뚫어 슛을 노렸다. 바셋이 사익스의 골밑슛을 파울로 끊는 등 자존심 싸움이 치열했다.
헤인즈의 득점력도 여전했다. 특유의 움직임으로 바스켓카운트를 만들어내며 사기를 높였다. 반면 사이먼의 경우 골밑플레이보다 중거리슛 비중이 더 많았다. 골밑 플레이가 많이 보이지 않았다. 김승기 감독에게 물어보니 “적극성이 좀 떨어진다. 손가락 부상이 있는데,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얼른 부상이 나아야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삼공사는 외곽슛이 잘 터졌다. 문성곤의 3점슛에 이어 전성현이 2쿼터 종료 직전 버저비터 3점슛을 터뜨렸고, 55-39로 리드를 가져갔다.
3쿼터 오리온은 정재홍에게 사익스의 수비를 맡겼다. 정재홍이 터프하게 수비하자 사익스는 계속해서 심판에게 어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한 수비에 민감해하는 듯 했다.
KBL 큰형님 문태종의 활약도 나왔다. 문태종은 문성곤을 상대로 포스트업에 이은 득점을 2차례 성공시켰다.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에 확률 높은 득점. 그의 실력은 여전했다. 노쇠화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3쿼터가 끝났을 때 점수는 75-67, 인삼공사의 8점차 리드였다. 사익스의 득점력이 상당했고, 외곽슈터들의 슛감도 괜찮았다.
하지만 4쿼터 사익스의 개인플레이가 너무 많이 나왔다. 공을 잡으면 거의 본인이 마무리를 했다. 체력문제 탓인지 점점 슛도 짧았다.
바셋은 몸이 풀린 탓인지 4쿼터 플레이가 가장 좋았다. 바셋도 개인기도 상당했다. 드리블 페이크에 이은 스톱&고, 크로스오버 드리블 등 수비를 농락하는 실력을 선보였다. 패스도 돋보였다. 반대편 사이드에 비어 있는 동료에게 빠르게 패스를 전달하며 동료들의 박수를 받았다.
인삼공사가 공격에 주춤하는 사이 오리온은 바셋과 국내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종료 직전 최진수의 3점슛까지 터지며 92-89, 3점차 승리에 성공했다.
이날 바셋은 3점슛 2개를 넣으며 14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승리를 이끌었다. 사익스도 3점슛 4개를 넣으며 29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2블록으로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이날 사익스가 슛을 많이 시도한 건 김승기 감독의 주문도 있었다고 한다. 김 감독은 “오늘은 슛을 좀 많이 던지라고 주문했다. 평소에 너무 패스만 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초반에는 잘 했는데, 마지막에 체력이 좀 떨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처음 본 사익스는 ‘조 잭슨’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작은 신장과 능숙한 드리블, 돌파, 3점슛 등이 잭슨을 연상케 했다. 탄력도 어마어마하고 승부욕도 강했다. 팬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선수로 보인다. 다만 4쿼터 개인플레이가 많았던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동료들과의 조화가 더 필요해 보였다.
사익스는 경기 후 “기분은 좋다. 매일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고, 하루하루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습경기를 통해서 많이 배우고 있다. 각 선수들의 장점은 뭔지를 파악하고 있는 단계다”고 말했다.
불꽃 튀는 대결을 펼친 바셋과의 매치업에 대해서는 “매우 좋은 선수다. 일본에서 일본 가드들만 맞서다 미국 선수랑 해보니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 오리온이 잘 하는 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익스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에너지를 바탕으로 득점도 하고 좋은 찬스를 만들어줄 수 있다. 슛뿐만 아니라 돌파, 패스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즌 보여주고 싶은 모습에 대해 “다방면에서 에너지 넘치는 모습,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덩크슛도 많이 보여주고 싶다. 속공 상황이라면 다양한 덩크를 보여줄 수 있다. 가장 자신 있는 덩크는 윈드밀 덩크다”고 말했다.
바셋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탁월한 개인기를 갖추고 있고, 득점력과 동료를 살려주는 패스 능력도 겸비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잭슨의 자리를 잘 메워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성격이 정말 좋다. 선수들과 잘 어울리고, 늘 밝고 장난도 잘 친다”고 말했다. 팀 적응에 있어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바셋이다.
바셋은 이날 경기 소감에 대해 “어떻게 경기에 임해야 하는지 연습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사익스와의 매치업에 대해서는 “미국선수와 붙어본 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전반엔 사익스가 잘 했지만, 후반엔 나도 내 플레이를 하면서 괜찮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셋은 동료 헤인즈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전했다. “굉장히 영리한 선수다. 헤인즈와 같이 뛰면 공간을 만들어 동료를 살릴 수 있도록 잘 도와준다”고 말했다.
바셋의 본 포지션은 1번 보다는 2번에 가깝다고 한다. 그는 1번으로서의 경험이 자신에게 있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1번을 맡으면서 농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내 경력에 있어 좋은 경험라고 생각한다. 오리온 같은 경우 만들어줄 수 있는 플레이가 많다. 팀에서 분위기를 조율할 수 있는 포지션이라는 점도 만족스럽다.”
그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다양하다. 어느 위치에 있든 다르다. 헤지테이션이 좋고 스톱&고, 상대 타이밍을 뺏는 기술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보여주고 싶은 플레이에 대해서는 “애런이나 문태종처럼 나도 경기를 뛰면서 리더 역할을 하고 싶다. 한국선수들과 융화되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 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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