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퇴장한 늑대대장, 케빈 가넷

양준민 / 기사승인 : 2016-09-24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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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준민 인터넷기자] 또 한 명의 거목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최근 소속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계약해지 협상을 한 것으로 알려진 케빈 가넷(40, 211cm)은 24일(이하 한국시간), 공식적인 은퇴발표는 없었지만 자신의 SNS에 ‘Farewell’이라는 문구를 남기며 사실상 은퇴를 발표, 21시즌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이제는 NBA 전설로 남게 되었다. 올 여름 코비 브라이언트, 팀 던컨에 이어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던 또 한 명의 선수가 우리 곁을 떠나게 됐다.

1995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미네소타에 입단한 가넷은 NBA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늑대군단, 미네소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NBA에 데뷔 한 가넷은 데뷔시즌 평균 10.4득점(FG 49.1%) 6.3리바운드를 기록, NBA-올 루키 세컨드팀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성장을 거듭한 가넷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미네소타에 뛰며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는 등 자신의 최전성기를 미네소타와 함께 했다.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2003-2004시즌 당시 가넷은 평균 24.2득점(FG 49.9%) 13.9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가넷의 초인적인 활약으로 미네소타는 서부 컨퍼런스의 변방에서 리그를 호령하는 강호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하지만 가넷과 미네소타가 우승으로 가기에 현실은 너무나도 냉정했다. 가넷의 높은 연봉만을 감당하기도 어려웠던 스몰마켓, 미네소타가 현실적으로 가넷을 도와줄 조력자들을 영입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기 때문.

그나마 1996-1997시즌부터 1998-1999시즌까지 스테판 마버리가 있어 가넷과 함께 팀을 이끌었다. 가넷은 1996-1997시즌 데뷔 2년 만에 올스타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또한 데뷔 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이후 가넷과 미네소타는 2002-2003시즌까지 7년 연속으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라이벌 던컨이 좋은 감독과 동료들을 만나 승승장구하던 것과는 달리 미네소타 시절의 가넷은 홀로 고군분투를 이어갔다.

2003-2004시즌 당시도 가넷의 MVP급 활약으로 미네소타는 서부 컨퍼런스 결승까지 올라가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결승에서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이 이끌던 LA 레이커스를 만나 시즌을 마감했다. 당시 가넷은 코비와 샤크가 이끄는 레이커스를 상대로 6경기 평균 23.7득점(FG 46.3%) 13.5리바운드 4.5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동료들의 지원사격이 부족해 생애 첫 파이널 진출을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이후 가넷과 미네소타는 끝없는 암흑기에 빠지며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멀어졌다. 미네소타의 플레이오프 진출실패에도 가넷은 항상 평균 +20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꾸준했다. 가넷은 미네소타를 사랑했지만 NBA 우승에 대한 열망 역시 컸다. 결국 2007-2008시즌을 앞두고 가넷은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 셀틱스에 합류, 폴 피어스, 레이 알렌과 함께 빅3를 결성하게 된다.

당시 보스턴은 가넷 한 명을 얻기 위해 알 제퍼슨, 티오 래틀리프, 제럴드 그린, 세바스찬 텔페어, 라이언 곰즈에 현금과 2장의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미네소타에게 넘겼다. 트레이드 규모만 봐도 가넷의 가치가 얼마나 어마어마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보스턴의 이러한 선택은 2007-2008시즌 NBA 우승이라는 달콤한 결과로 다가왔다.

가넷-피어스-알렌으로 이어지는 보스턴 빅3는 결성 첫해부터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결성 당시 전성기가 지난 세 선수가 얼마만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들은 욕심이 아닌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2007-2008시즌 NBA를 지배했다. 가넷 개인도 2007-2008시즌 생애 첫 NBA 올해의 수비수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가넷의 2007-2008시즌 정규리그 기록은 71경기 출장 평균 18.8득점(FG 53.9%) 9.2리바운드 3.4어시스트.

정규리그의 상승세를 이어 빅3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승승장구를 거듭, 마침내 NBA 파이널에서 6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브라이언트와 파우 가솔이 이끌던 레이커스를 물리치고 세 선수 모두 생애 첫 NBA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2003-2004시즌의 한을 4년 만에 비로소 풀었던 가넷이었다. 가넷은 당시 6경기 평균 18.2득점(FG 42.9%) 13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맹활약을 펼쳤지만 파이널 MVP의 영광은 보스턴의 심장, 피어스에게로 돌아갔다.

이후 보스턴의 빅3는 라존 론도가 성장세를 보여주며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로 급부상하는 등 빅3를 넘어 빅4를 결성, 계속해 NBA 무대를 호령했다. 2009-2010시즌 또 한 번 NBA 파이널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우승을 향한 브라이언트의 열망을 꺾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무엇보다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빅3에게 세월의 흐름만큼 무서운 게 없었다.

가넷 역시도 계속해 무릎부상 등 잔부상에 시달리며 늑대군단 시절의 그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다. 운동능력과 활동량이 사라지면서 서서히 경쟁력을 잃어버리던 가넷은 파워포워드 포지션이 아닌 센터 포지션으로 변신을 꾀하며 얼마 남지 않은 선수생활을 이어가려했다. 그리고 결국 세대교체가 필요했던 보스턴은 2013-2014시즌을 앞두고 빅3의 해체를 결성, 가넷을 브루클린 네츠로 트레이드한다.

브루클린에서 가넷은 주전으로 뛰었지만 2013-2014시즌 부상에 시달리며 54경기 출장에 그쳤다. 무엇보다 선수황혼기를 맞이한 가넷은 자신의 마지막을 전성기를 보낸 미네소타에서 끝내기를 갈망했다. 결국 가넷의 이러한 바람은 2014-2015시즌에 이뤄졌다. 2015년 1월 미네소타와 브루클린은 트레이드를 단행, 가넷은 8년 만에 친정팀 미네소타로 돌아왔다. 가넷의 트레이드 대상은 테디어스 영이었다.

그리고 가넷은 1월 25일 워싱턴 위저지와 경기에서 8년 만에 자신이 타겟센터로 돌아왔음을 알렸다. 가넷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지글리 보이가 격렬한 춤사위로 가넷의 복귀를 격하게 환영해주었다. 가넷은 이날 가진 홈 복귀전에서 5득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으로 활약했다. 경기가 끝난 후 가넷은 팬들에게 다음 홈 경기 티켓 1,000장을 선물하기도 했다.

가넷은 이후 미네소타로 돌아와 2시즌을 거치면서 단, 43경기 출장에 그쳤다. 실제경기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미네소타의 어린선수들에게 끼치는 가넷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가넷은 미네소타에서 칼-앤써니 타운스, 앤드류 위긴스, 잭라빈 등 앞으로 자신이 이루었던 영광을 이어가줄 어린선수들의 멘토를 자처, 비록 경기는 뛰지만 못했지만 코트 밖에서 이들의 성장세를 보며 행복한 나날들을 보냈다.

실제로 가넷과 친분이 두터운 닥 리버스 LA 클리퍼스 감독은 “가넷이 요즘 미네소타 어린선수들의 매력에 푹 빠졌다. 나와 만나면 항상 가넷은 그들을 칭찬하기 바쁘다. 가넷 스스로도 어린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는 게 무척이나 즐겁다고 말했다. 요즘 가넷은 정말 어린선수들을 가르치는 것을 즐기고 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또, 故 플립 샌더스 前 미네소타 감독 역시도 미네소타 선수들에게 “가넷이 라커룸을 지나갈 때 휴대폰을 만지는 모습을 보이지 말라. 만약 가넷이 그 광경을 본다면 너희들의 휴대폰을 모두 변기에 던져버릴 것이다”라는 우스갯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그만큼 미네소타 어린선수들에게 있어 가넷은 엄한 선생님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따뜻한 리더이자 존경의 대상이었다. 가넷은 시즌 도중 어린선수들을 상대로 장난을 치는 등 스스럼없이 다가가려고 애쓴 것으로 알려졌다.

팀 동료인 라빈은 “가넷이 우리 모두에게 무서운 사람인 것은 맞다. 하지만 동시에 모두에게 존경의 대상이다. 그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입성이 확실한 선수다. 모든 사람이 그와 함께 뛰고 싶어 하고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그와 함께 할 수 있어 무척이나 즐겁다”라는 말로 가넷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라빈은 가넷이 쓰던 라커룸을 물려받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가넷은 통산 21시즌이라는 긴 시간동안 영욕의 시간들을 보냈다. 그 시간동안 그가 남긴 기록은 정규리그 통산 1462경기 출장 26,071득점 14,662리바운드 5,445어시스트 1,859스틸 2,037블록. NBA 역사상 가넷은 2만5천점-1만 리바운드-5천 어시스트 달성한 세 번째 선수다. 또한 가넷은 NBA에서 6시즌 연속으로 평균 20득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한 최초의 선수이기도 하다. 기록적으로나 경기외적으로나 가넷이 NBA 역사에 크게 한 획을 그은 것만은 틀림이 없다.

무엇보다 가넷은 농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선수다. 때로는 승리를 위해 거친 입담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선수말년 많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팀의 패배에 누구보다 슬퍼하고 반대로 팀의 승리에 누구보다 기뻐하는 선수가 바로 가넷이다. 가넷이 있는 팀들은 그 어느 팀보다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할 정도로 가넷은 리더로서 자질이 넘치는 선수였다.

이제는 그런 가넷은 정든 코트를 떠나 팬들에게 작별을 고할 시간이 찾아왔다. 라빈의 말처럼 가넷은 은퇴 후 명예의 전당이 입성이 확실하다. 선수시절 인간미로 넘치는 모습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가넷은 은퇴 후 어떤 제2의 삶을 살지 또 한 명의 전설이 이제는 정말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 케빈 가넷 프로필
1976년 5월 19일생, 211cm,115kg, 파워포워드-센터
1995년 NBA 신인드래프트 5순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입단
NBA 챔피언(2008) NBA 정규리그 MVP(2004) NBA 올스타 15회 선정 NBA 올스타게임 MVP(2003) NBA 올 해의 수비수상(2008),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
NBA 커리어 통산 정규리그 1,462경기 출장 평균 17.8득점 10리바운드, 3.7어시스트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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