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강현지 기자] 중앙대가 ‘높이’라는 숙제를 안고 2016시즌을 마감했다.
중앙대는 26일 연세대학교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남녀대학농구리그 플레이오프 4강전 연세대와의 경기에서 80-100으로 패했다. 중앙대는 연세대의 ‘높이’에 대비해 외곽슛과 김우재를 기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메우려고 했지만,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
2010년 중앙대는 대학농구리그에서 오세근(KGC 인삼공사), 김선형(서울 SK), 함준후(인천 전자랜드), 최현민(신협 상무), 박병우(신협 상무) 등 호화멤버를 자랑하며 대학 최고의 팀으로 꼽혔다. 경희대(2011)와 고려대(2014, 2016)에 앞서 중앙대가 먼저 정규리그 전승(22승)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막강 화력을 자랑했다.
2012년 경희대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지만, 2패로 왕좌에 등극하지 못했다. 이후 2013년(7위), 2014년(8위)에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승리하는 날보다 패하는 날이 더 많았다. 지난 시즌에는 6강에서 한양대에게 승리를 거뒀지만, 4강에서 경희대를 만나 탈락하며 중앙대의 명성은 점점 바래져갔다.
2015년 중앙대는 양형석 감독 부임과 함께 전혀 다른 팀으로 거듭났다. 빅맨의 부재에 5명이 함께 움직이는 속공 농구, 수비 농구를 내세우며 단점을 메웠다. 이에 박지훈, 박재한, 김국찬이 급부상했고,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았다. 박지훈은 지난 시즌에 반해 득점에서는 다소 떨어졌지만(0.48), 30%였던 3점슛 성공률을 40%대로 끌어올렸다. 리바운드, 스틸, 블록에서도 기록이 소폭 상승했다. 김국찬은 득점에서만 평균 +5.14득점이었고, 리바운드에서는 평균 3개를 더 따냈다.
중앙대는 2016년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연세대에게 패했지만, 두 선수의 활약을 앞세워 4연승을 이어가며 상승세에 올랐다. 또 다시 연세대에게 발목이 잡혀 한양대전까지 여파가 이어져 2연패를 겪었다. 이후 3연승을 거뒀지만, 이번엔 고려대를 만나 패했다. 하지만 건국대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연패를 면했다. 결과는 12승 4패, 지난 시즌(11승 5패)보다 한 뼘 더 나은 경기력을 보이며 시즌을 마쳤다.
활약의 중심에는 박지훈과 김국찬이 있었다. 두 선수가 팀내 주포로 거듭나며 평균 35.32득점(박지훈 19.38점, 김국찬 15.94)을 합작했고, 속공에 가담하며 상대를 압박했다. 연세대와의 4강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국찬은 18득점 9리바운드, 박지훈은 22득점 4리바운드 4스틸을 올렸다.
연세대와의 경기에서 양형석 감독은 김국찬 대신 이우정을 선발로 내세웠다. 인사이드 보다 외곽을 내세워 분위기를 가져오겠다는 심산이었지만, 이는 실패였다. 이우정이 두 번째 공격을 마친 후 득점에 가담하지 못했고, 1쿼터부터 공격 리바운드에서 밀렸다. 공격권을 따낸 연세대는 득점을 쌓았고, 1쿼터 6점차로 앞서갔다. 양 감독은 1쿼터 5분만에 이우정을 불러들이고 김국찬을 투입했다.
“초반에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는데 공격 리바운드가 밀리더라고요. 그 부분을 신경쓰고 들어갔는데, 살아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경기를 이어가다보니 높이에 대한 한계가 보이는 것 같아서 아쉬웠죠.” 당시 상황에 대한 김국찬의 말이다.
코트에 오른 김국찬은 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1쿼터 마지막 공격 리바운드 2개를 올렸고, 이 과정에서 파울을 얻어내 자유투 2구도 성공했다. 김국찬이 궂은일에 가담하며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력도 살아났다. 1쿼터 무득점에 그쳤던 박지훈이 2쿼터 첫 공격을 3점슛으로 연결했고, 박재한도 200cm 김진용에게 득점인정반칙을 얻어냈다.
공수에서 연세대를 흔들었던 김국찬의 활약 덕분에 중앙대는 2쿼터 중반에 점수차를 4점(32-36)으로 좁혔다. 하지만 3분 10초 최준용에게 파울을 추가로 범하며 김국찬은 파울 트러블에 걸렸고, 한 차례 위기를 맞았다. 이후 최준용의 득점력이 살아나며 또 다시 점수차는 두 자리수로 벌어졌지만, 박지훈이 속공으로 공격을 시도하며 득점을 만회했다.
3쿼터 양 감독은 파울트러블에 걸린 김국찬을 기용했다. “10점 내외로 갔던 상황에 국찬이가 없으면 안되겠다고 판단했다. 흐름상 국찬이가 들어가서 5반칙으로 나오더라도 시작을 그렇게 했어야했다.” 3쿼터 시작에 대한 양 감독의 말이다.
김국찬에 대한 양 감독의 믿음은 두터웠다. 김국찬이 파울 트러블에 걸리며 공격이 이전만큼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못했지만, 김국찬과 함께 뛰며 박지훈의 득점력이 살아났다. (박지훈은 후반 14득점을 올리며 추격의 선봉에 섰다.) 게다가 매치업 상대였던 안영준도 파울트러블에 걸리게 했다. 안영준은 4쿼터 2분 14초를 남겨놓고, 오반칙 퇴장을 당했지만, 김국찬은 끝까지 남아 경기를 마무리했다.
양 감독은 후반 김국찬의 모습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골밑에 큰 선수들이 있다보니 불안한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지훈이가 저돌적으로 패스길을 자르고, 내주며 자기 득점 찬스를 노렸지만, 그런 점이 국찬이와 우정이에게도 보여야 할 것이다."
박지훈, 박재한, 정인덕이 올해 프로 데뷔를 위해 팀을 떠나면 김국찬과 김우재, 이우정이 이제 그 자리를 메워야한다. 중심에는 김국찬이 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질문에 김국찬은 “소극적이었던 플레이를 바꾸며 노력하고 있다. 형들이 졸업하면 공백이 생기겠지만, 동계 훈련을 통해 빈 틈을 메우겠다. 올해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중앙대는 오는 10월 8일 충남 천안에서 개막하는 제97회 전국체전에 경기대표로 출전해 경북 대표인 동국대와의 경기를 치른다. 이번 시즌 한 번의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김국찬은 양 팀 최다득점(26득점)을 기록하며 중앙대를 승리로 이끈 바 있다. 과연 이날의 경기에서는 김국찬의 활약이 빛을 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사진_점프볼 자료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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