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방이/곽현 기자] 한국농구 판정 논란과 기술 실종에 대해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4일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제 2회 한국농구발전포럼이 열렸다. 스포츠조선이 주최한 이번 포럼은 지난해에 이어 2회 째로 이번에는 ‘판정 논란과 기술 실종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포럼에는 대한민국농구협회 방열 회장, WKBL 신선우 총재, 스포츠조선 이성관 대표 이사, 김진, 문경은, 유도훈, 김승기 등 프로농구 감독들을 비롯해 남녀농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점프볼 손대범 편집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1부 판정 논란, 2부 기술 실종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과 해결방안에 대한 얘기가 이뤄졌다.
1부 판정논란에선 KBL 이재민 경기본부장, WKBL 김진수 교육관, 김태환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가 패널로 참석해 각자의 의견을 전했다.
손대범 편집장은 프로농구에서 심판들이 판정과 관련해 크게 존중받지 못 하고 있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김진수 교육관은 “심판들이 팬들이 기대하는 부분에 있어 100% 따라주지 못 했다. 하지만 NBA에도 판정 논란이 있다. 판정논란 하면 심판만 중심에 있는데, 심판 뿐 아니라 감독, 선수 모두 함께 풀어가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환 해설위원은 심판들의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판들의 움직임을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때가 있다. KBL은 지금 초창기 심판들이 대거 물러나고 새로운 얼굴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심판들의 테크닉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오해의 불씨가 많다고 본다. KBL에서 제도적인 변화를 주기도 했지만, 제도 변화를 줄 때 한 번쯤 공청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세운 기자는 무엇보다 대중들이 받아들이는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판의 판정에 대해 팬이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번은 경기에서 심판이 테크니컬파울을 주자 그 심판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걸 보고 팬들이 심판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크구나 라고 느꼈다. 심판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판이 다소 권위적이라는 인식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진수 교육관은 “사실 심판들에게 교육을 하면서 권위를 가지라고 한다. 심판이 갑이 되어선 안 되지만, 판정을 하는데 있어선 갑의 심정으로 하라고 한다. 다만 감독과 선수를 대할 땐 충분히 존중을 해줘야 한다. 사견이 개입되서 판정을 하는 심판은 없다고 본다. 오심이 많을수록 심판에 대한 평가는 안 좋다”고 말했다.

김태환 위원은 선수들과의 소통에 대해서 아이디어를 건네기도 했다. “외국선수들이 항의할 때 짧게라도 얘기를 해줄 수 있느냐가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전후반 한 번쯤 외국선수들에게 설명을 해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통역을 대동하고서라도. 그런 게 소통이 아닐까 생각한다.”
박세운 기자도 심판과 선수들 간의 소통을 강조했다. “심판이 권위적으로 비춰지는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주장만 심판에게 질의를 하 수 있다 보니 다른 선수들 같은 경우 질의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없다. 심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제스처가 오지 마라는 제스처다. 심판과 선수간의 대화가 너무 단절되지 않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재민 본부장은 심판들의 오심을 줄이는 것이 더 좋은 경기력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심판 시스템 중 바꾼 것 중 하나가 평가와 채용, 훈련이다. 투명성을 가지고 평가를 하고 있고, 3명의 분석관이 4단계에 걸쳐 평가를 한다. 경기 중 나온 심판의 실수는 각 팀들에게 보내주기도 한다. 지난 시즌 우리 심판들의 실수 수치가 평균 12.1개였다. 평균 수치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1부가 끝나고 2부에선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선수 개개인의 기술이 떨어지면서 프로농구 질적 하락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패널로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MBC스포츠플러스 김동광 해설위원, SK 장지탁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여자농구의 취약한 인프라를 문제로 꼽았다. “여자농구 선수 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예전과 비교해보면 포지션의 세분화가 덜 됐다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은 선수 숫자가 적다보니 모든 선수들이 다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다. 프로에 오면 선배들과 실력차도 크다보니 기술적으로 떨어지는 걸 느끼는 것 같다.”
유재학 감독은 과거와 비교해 수비전술이 다양해진 반면 공격기술은 퇴보했다고 말했다. “요즘 선수들이 운동능력, 신체조건이 좋아진 건 분명한 사실이다. 기술적인 부분에선 예전 선수들이 낫다고 생각한다. 드리블, 슈팅, 스텝 같은 부분들. 대신 예전보다 수비의 중요성이 많이 대두됐고, 전술, 전략이 전보다 발전됐다. 때문에 공격이 다소 뒤처지지 않았나 싶다.”
김동광 위원은 선수들이 개인기술에 투자하는 시간을 더 늘리고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가드들이 수비수 하나 제치는 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근데 지금은 그런 선수가 얼마 없다. 슈터들도 예전엔 에어볼이 안 나왔는데, 지금은 에어볼이 심심찮게 나온다. 연습을 실전처럼 해야 하는데, 등한시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지금이라고 훈련을 많이 안 시키는 게 아니다. 예전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가르치는데도 선수 개개인의 열정과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나 싶다.”
유재학 감독은 성적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학교스포츠의 시스템적인 문제를 꼬집었다. “지도자들이 학생들의 기본기를 가르쳐야 하는데, 승부에 집착해서 가르치다보니 기본기가 완성되지 않는다. 지도자들 입장에선 그럴 수 있다. 학교에서 성적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학교스포츠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고, 그 안에서도 선수들이 개인기량을 갈고 닦아야 한다.”
장지탁 국장은 “매년 선수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육성캠프를 다녀온다. 2주 동안 다녀오면서 얼마나 늘겠나 생각한다. 이러한 훈련이 꾸준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곳에 있는 초등학교, 중학교 선수들 드리블 실력이 김선형 만큼 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우리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경험담을 전했다.

유재학 감독은 개인기술이 늘기 위해선 선수 개개인이 재미를 느끼고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기술이라는 건 어릴 때 재미를 느끼고, 선배들이 하는 걸 보고 따라하면서 자기 걸로 만드는 것이다. 타의에 의해서 하는 건 절대로 발전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손대범 편집장은 지도자들이 선수들의 화려한 기술을 싫어하고, 지나친 패턴 플레이가 창의성을 망친다는 의견에 대해 패널들의 의견을 물었다.
유 감독은 “내가 화려한 기술을 못 쓰게 하는 대표적인 지도자다”라며 “완벽하게 자기 기술이라면 쓰게 할 것이다. 하지만 자기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못 쓰게 한다. 성공 확률이 80%는 돼야 쓰게 할 것이다. 패턴이 많다고 하는데, 기술이 있으면 패턴이 필요 없다. 창의적인 플레이는 어릴 때 해야 한다. 그래야 프로에 와서 쓸 수 있는데, 언제 프로에 와서 창의적인 플레이를 다시 가르치겠는가. 프로에서는 이기기 위해 농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광 위원은 반복훈련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송도중고등학교 시절 전규삼 할아버지 밑에서 백드리블, 백패스 같은 기술을 많이 배웠다. 많이 연습을 했지만, 본격적으로 쓴 건 대학을 졸업하면서부터다. 끊임없는 반복훈련을 해야 완전한 자기 기술이 된다.”
한편 최근 농구계에 스킬트레이닝이 열풍처럼 불고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위 감독은 “스킬트레이닝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며 “내가 생각 못 한 걸 가르치는 걸 보고 놀랐다. 내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 어떻게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다”고 말했다.
유 감독도 “나도 스킬트레이닝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하지만 스킬을 가지고 있어도, 언제 써야 하는지 모르면 소용이 없다. (양)동근이가 한 번은 김선형, 김종규 같은 선수들이 스킬트레이닝을 받는다는 얘기를 듣고 자기도 한 번 해볼까요 라고 묻더라. 쓸데없는 소리 말고 하던 거나 잘 하라고 했다. 동근이 나이에 트레이닝을 받을 필요는 없다. 언제 어떻게 농구를 하는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2시간 40여분에 걸쳐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자리에 참석한 방열 회장은 “이런 포럼을 우리 협회에서 해야 하는데, 이렇게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논의에서 나온 내용들은 감독, 프런트, 연맹 관계자들에게 영감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프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보다 성공적인 시즌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사진 –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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