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인 참가자, 외국 출신 참가자들 대거 지명
[점프볼=잠실학생/곽현 기자] 일반인 참가자, 외국 출신 참가자들이 대거 지명을 받으며 그 동안의 편견을 깼다.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SK의 2라운드 9번째 지명에서 예상치 못 한 이름이 호명됐다. 주인공은 바로 실업팀 이글스의 가드 김준성(24, 177cm).
2년 전 명지대 소속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했던 김준성은 어느 팀의 지명도 받지 못 했다. 당시 명지대의 팀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물론, 작은 키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 했기 때문.
그는 올 해 실업팀 이글스에 소속돼 다시 한 번 프로에 도전했다. 이글스는 지난 전국체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대학리그 우승팀 연세대를 격침시킨데 이어 준결승전에선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상무와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김준성은 연세대 전에서 20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러한 활약에 이날 현장에서 가드를 원하는 팀들은 김준성의 선발을 고려할 정도였다. 한데 2라운드에서 대학생 선수들을 제치고 그가 지명되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SK 문경은 감독은 김준성을 뽑은 이유에 대해 “우리 팀에 김선형의 백업가드들이 있는데 그 선수들이 갖고 있지 못 한 것에 주목을 했다. 2년 전 드래프트 때보다 노력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실업팀 기록을 보니 슛 적중률이 많이 향상됐더라. 나도 선수 시절 슛 꽤나 던져본 입장에서 그게 웬만큼 노력해서는 안 된다. 그 동안의 노력이 보인 것 같고, 공을 가지고 하프라인을 넘어오는 게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실함이 보였다. 이런 선수가 팀에 들어오면 팀 분위기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성은 그 동안 농구를 포기할 생각에 여러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농구교실 강사도 해보고 명지대 코치를 하기도 했다. 다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장례식장 매니저를 하기도 했다. 올 해 봄쯤 실업팀에 들어가 훈련을 하면서 살을 많이 뺐다. 86kg까지 나갔는데 지금은 72kg 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아버지가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재작년 드래프트에서 떨어졌을 때 아버지가 간암 판정을 받으셔서 항암치료를 받고 나오신 날이었다. 어머니가 많이 우셨다. 내가 외동아들이고, 어머니 혼자 직장을 다니면서 제 뒷바라지를 해주셨다. 아버지 건강도 이제 많이 좋아지셨다. 나도 다 컸는데, 농구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제일 잘 하는 게 농구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준성은 SK에 지명된 뒤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 했다. 그 동안의 고생과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운동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이글스에서 체육관이 없어서 전국의 고등학교 팀을 돌면서 연습을 했다. 변변한 버스도 없고 모든 여건이 넉넉지 않았다. 이글스 팀원들 다 열심히 했다. 전국체전에서 좋은 결과가 있어 힘들었던 부분이 풀리는 느낌에 눈물이 났다.”
김준성에 이은 2라운드 10순위도 예상 밖의 지명이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2라운드에 일본 후지대 출신 오종균(25, 184cm)의 이름을 호명했다.
오종균은 한국 대진고와 명지대에서 농구를 하다 일본으로 건너가 후지대에서 농구를 했다. 독특한 이력의 참가자인 만큼 모비스의 선택에는 놀라움이 따랐다. 더군다나 2라운드에 그를 택한 이유가 궁금했다.
유재학 감독은 이날 트라이아웃에서 오종균을 처음 보고 그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오늘 트라이아웃에서 처음 봤다. 슈팅 폼이나 포물선을 보고 슈터로서의 자질이 있다고 판단했다. 저 정도면 키워볼만하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평했다.
슛 하나로 유재학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오종균. 그는 프로 데뷔에 앞서 간절함과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프로팀인 모비스에 뽑혀서 영광이다. 처음에 내 이름을 부르신지 몰랐다. 단상에 올라서 감독님과 악수를 하면서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꿈을 이룬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종균은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모비스는 양동근, 함지훈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 감독님께서 내 슛 능력을 보고 뽑으신 만큼 중요할 때 한 방을 넣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모비스 훈련이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일본에서 온 만큼 간절함이 크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감독님 마음에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4라운드에선 대부분의 팀들이 지명을 포기한 가운데 오리온과 모비스만이 지명권을 행사했다. 오리온은 4라운드 1순위로 중앙대 출신의 조의태(24, 194cm)를 지명했다. 조의태는 지난 해 중앙대 소속으로 참가했으나 어느 팀에도 지명 받지 못 했다. 1년간 스킬트레이닝, 3X3농구대회 참가로 다시 도전을 꿈꿨던 조의태는 1년 만에 감격의 지명을 받았다.
4라운드 10순위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선수 지명을 위해 다시 한 번 자리에 일어섰다. 관중석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유재학 감독은 명지대 주긴완(26, 192cm)을 지명했다. 홍콩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주긴완은 홍콩에서 귀화한 선수다. 한국에 온지 5년이 됐다는 주긴완은 지난해에도 드래프트에 참가했으나 지명을 받지 못 했다. 올 해 졸업예정자 신분으로 다시 도전해 뜻을 이룬 것.
주긴완은 단상에 올라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환경과 언어가 다른 한국에서 농구를 하며 힘든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주긴완은 “절 뽑아주신 유재학 감독님 감사드립니다”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주긴완 외에도 중국에서 귀화한 김철욱도 전체 8순위로 KGC인삼공사에 지명되는 등 외국 출신 선수들이 ‘코리안 드림’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렇듯 일반인, 외국 출신 선수들의 지명이 대거 이뤄지면서 드래프트 판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엄밀히 얘기하면 이들은 일반인이 아닌 선수 출신들이다. 대학 졸업 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프로에서 쓸 수 있다는 판단이 서고 있는 것.
이런 추세라면 대학 졸업 후 프로 데뷔에 실패하더라도 일반인 신분으로 재도전하는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유용우,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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