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박정훈 칼럼니스트] 서울 삼성은 25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16-2017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114-91로 이겼다. 외국선수 마이클 크레익(26득점 5어시스트, 야투성공률 75%)과 김태술(13득점 9어시스트)을 앞세워 공격 농구의 진수를 보여준 시원한 승리였다. 삼성은 가장 먼저 2승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인삼공사의 리드를 이끈 김기윤
1쿼터 초반 두 팀 모두 공격이 잘 풀렸다. KGC인삼공사의 공격은 이정현(191cm)과 오세근(200cm)이 합을 맞추는 2대2 공격 시도가 많았다. 삼성은 볼핸들러를 압박했지만 이정현은 잘 빠져나갔고, 오세근은 좋은 마무리를 보여줬다. 이에 맞서는 삼성의 공격은 김태술(180cm)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김태술은 2대2 공격과 속공에서 김준일(201cm), 리카르도 라틀리프(199cm)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3도움을 배달했다. 1쿼터 5분 48초에 두 팀은 12-12로 팽팽히 맞섰다.
1쿼터 중반 인삼공사가 힘을 냈다. 그 중심에는 교체 투입된 김기윤(180cm)이 있었다. 김기윤은 재빨리 중앙선을 넘어가며 빠른 공격을 노렸다. 속공이 막힐 경우 오세근과 픽&롤을 시도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김기윤은 1쿼터에 4분 20초를 뛰며 7득점(3점슛 1/2) 2도움을 기록하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반면 삼성의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다.
KGC인삼공사의 강한 수비에 밀려 공 흐름이 정체되면서 자유투 득점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KGC인삼공사가 32-25로 앞서며 1쿼터가 끝났다.
▲공격에 문제 발생한 KGC인삼공사
2쿼터 초반 KGC인삼공사는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키퍼 사익스(177cm)가 공격을 주도했지만, 삼성 주희정(180cm)의 수비에 고전하며 연속 턴오버를 범했다. 이정현, 김민욱(205cm)의 턴오버도 발생했다. 삼성은 상대의 실수를 빠른 공격으로 연결했고 그 과정에서 주희정은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하프코트 공격은 마이클 크레익(188cm)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크레익은 3점슛을 터뜨렸고 뛰어난 피딩을 자랑하며 이관희(190cm)의 커트인, 문태영(194cm)의 중거리슛 득점을 도왔다. 삼성은 2쿼터 2분 54초에 36-36,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인삼공사의 공격은 잘 풀리지 않았다. 이번에는 슛 성공률이 문제였다. 오세근의 중거리슛, 이정현과 양희종(194cm)의 3점슛 시도가 계속 림을 외면했다. 인삼공사가 득점 정체에 빠진 사이 삼성은 달아났다. 크레익은 포스트업에 이은 A패스로 라틀리프의 중거리슛 득점에 기여했다. 기세를 탄 크레익은 직접 3점슛을 꽂아 넣었고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후 직접 질주해서 마무리하는 기동력도 선보였다. 주희정은 속공 상황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삼성은 2쿼터 5분 27초에 47-38로 앞서나갔다.
2쿼터 후반은 두 팀의 득점 쟁탈전으로 전개됐다. 인삼공사의 공격은 사익스가 주도했다. 사익스는 돌파와 속공을 직접 마무리하며 득점을 올렸고 침투에 이은 룸서비스 패스도 선보이며 페인트존을 공략했다. 문성곤(196cm)은 돌파, 이정현은 속공 3점슛으로 점수를 추가하며 에이스를 지원했다. 삼성은 크레익을 앞세워 맞섰다. 크레익은 KGC인삼공사 오세근을 상대로 자신 있게 포스트업을 시도하며 득점과 도움을 기록했다. 주희정은 3점슛 2방을 터뜨리며 득점에 가담했다. 삼성이 60-55로 앞서며 2쿼터가 끝났다.
▲원맨쇼 펼치며 경기를 지배한 크레익
3쿼터 초반 삼성의 공격은 라틀리프에게 집중됐다. 시작은 좋았다. 김태술의 패스를 앨리웁 덩크로 마무리하는 환상적인 플레이가 나왔다. 하지만 그 이후가 문제였다. 라틀리프는 1:1 공격을 계속 시도했지만 데이비드 사이먼(203cm)의 수비에 막혔다. 삼성은 주춤했고 KGC인삼공사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사이먼의 중거리슛, 이정현의 3점슛, 오세근의 자유투, 사이먼의 속공 마무리, 사익스의 3점슛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쉴 새 없이 득점을 올렸다. KGC인삼공사는 3쿼터 3분 11초에 68-63으로 앞서나갔다.
정점을 찍은 것일까? 그 이후 KGC인삼공사의 공격은 뚜렷한 하락세였다. 사익스가 시도한 플로터, 중거리슛, 3점슛이 계속 림을 외면했다. 사이먼의 포스트업, 양희종의 3점슛 시도 역시 득점에 실패했다. KGC인삼공사의 득점은 정체됐고, 삼성은 김태술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김태술은 발군의 속공 전개 능력을 자랑하며 라틀리프, 크레익에게 도움을 배달했다. 하프코트 공격 때는 정면에서 골밑의 라틀리프에게 한번에 연결시키는 고난도 패스를 선보였다. 삼성은 김태술의 활약에 힘입어 3쿼터 중반 71-68로 리드를 되찾았다.
삼성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수비와 공격에서 상대를 압도한 것이다. 수비는 골밑의 높이가 돋보였다. 라틀리프, 크레익은 각각 이정현, 김민욱의 슛을 블록했다.(2개의 블록 이후 인삼공사의 공격은 위축됐고 야투 성공률이 뚝 떨어졌다.) 공격은 크레익의 원맨쇼가 펼쳐졌다. 크레익은 김민욱의 슛을 블록으로 저지한 후 직접 공을 몰고 가서 속공을 마무리했다. 하프코트 공격 때는 1대1 공격을 시도하며 상황에 따라 돌파, 슛, 패스를 선택하는 수준 높은 플레이를 선보였다. 삼성이 85-73으로 앞서며 3쿼터가 끝났다.
4쿼터 초반 KGC인삼공사는 2-3지역방어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변화는 실패였다. 왼쪽에서 외곽슛 기회가 계속해서 발생한 것이다. 삼성 김준일의 3점슛, 문태영의 중거리슛이 모두 왼쪽에서 터졌다. 림을 돌아 나온 문태영의 3점슛 시도 역시 왼쪽 코너에서 이뤄졌다. 김태술에게 정면 엔트리 패스를 너무 쉽게 허용한 부분도 아쉬웠다. 설상가상으로 인삼공사는 공격도 잘 되지 않았다. 사이먼의 골밑 공격이 막히면서 이정현이 주도하는 픽&롤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인삼공사의 득점은 정체됐고 삼성은 4쿼터 4분 25초에 98-79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성기 모습을 재연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김태술
삼성은 수비에 초점을 맞추고 경기에 나섰다. 인삼공사의 이정현, 사익스 등이 2대2 공격을 시도하면 김준일, 라틀리프 등의 장신 수비수가 볼핸들러를 압박했다. 지난 시즌 6번의 맞대결에서 평균 8개를 허용한 3점슛을 막기 위한 수비였다. 이 날 인삼공사에게 11개의 3점슛(성공률 44%)과 함께 91점을 내줬으니 수비는 실패했다. 하지만 무려 114점을 넣는 막강 화력을 앞세워 강적을 잡아냈다. 경기 후 삼성 이상민 감독은 "지난해 6강에서 득점을 많이 허용해서 졌다. 오늘도 많이 허용했지만 많이 넣어서 이겼다."고 밝혔다. 이런 날도 있는 게 농구다.
크레익은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코트를 넓게 쓰며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했다. 외곽에서 공을 잡으면 상황에 따라 돌파, 또는 슛을 시도했다. 골밑에서는 힘을 이용하는 포스트업이 돋보였다. 자신에게 수비가 집중되면 동료들의 기회를 봐주는 능력도 뛰어났다. 김태술의 활약도 빼어났다. 속공 전개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했다. 근데 이 부분은 부진에 빠졌던 지난 3시즌 동안에도 나쁘지 않았다. 부활 여부는 하프 코트 경기 운영에 달렸다. 이 날 김태술은 높은 야투 성공률(83%)를 바탕으로 선택의 폭을 넓히며 전성기 시절의 경기 운영을 재연했다.
#사진 -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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