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umpball Tried It’은 점프볼 농구화 전문 필자가 가장 주목 받는 농구화를 착용해보고 솔직하게 평가하는 코너입니다.

[점프볼=김수연 농구용품 전문 칼럼니스트] “마이클 조던과 에어 조던은 농구계에 전에 없던 문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둘은 기존의 관습을 거부했고 농구 팬이 아닌 사람들도 농구화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지금의 신발 문화가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던 브랜드 회장 래리 밀러의 말이다. 에어 조던이 처음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을 때, NBA 사무국은 검정색과 빨간색이 들어간 농구화를 신지 못하도록 징계(Banned)를 내렸다. 그러자 나이키는 물러서기는커녕 그 기회를 살려 마케팅에 이용했다. 젊은이들의 저항 정신을 겨냥해 농구화를 하나의 문화로 만든 것.
나이키는 에어 조던 1이 발매된 이후 딱 서른 번째로 발매된 에어 조던을 통해 NBA 사무국이 징계를 내렸던 그 ‘검/빨 농구화’를 기념하고자 했다. 에어 조던 31의 검/빨 컬러는 조던 1 검/빨이 그랬던 것처럼 ‘징계 받은(Banned) 농구화’라는 별명과 함께 한정판으로 발매되었다.


The Details
조던 브랜드는 징계 받은 농구화를 기념하기 위해, 그리고 상업적, 대중적인 성공을 위해 최근 몇 년간의 신제품 에어 조던과는 달리 매끈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에어 조던 28과 에어 조던 29, 에어 조던 30의 경우에는 새로운 기능을 강조하고 겉모습은 투박하게 만든 것과 달리 에어 조던 31은 곡선을 강조하여 예쁘다는 말이 어울리도록 디자인했다. 지금 기준으로 생각하면 어색하지만 에어 조던 1에는 커다란 나이키 로고가 있었다. 나이키와 조던 브랜드는 에어 조던 2 이후 커다란 나이키 로고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신발의 측면에 나이키 로고가 붙은 것은 에어 조던 1이 유일하다. 에어 조던 31은 에어 조던 1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측면에 커다란 나이키 로고를 붙였다. 대신 뒤로 갈수록 소멸되는 느낌으로 처리했고 나이키 로고를 대신하고 계승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바로 뒤이어 점프맨 로고를 넣었다. 안쪽 복숭아 뼈 부분에는 마찬가지로 초창기 에어 조던 1과 에어 조던 2에만 붙인 윙 로고 (Wing logo)를 새겼다. 나이키 로고와 윙 로고는 마이클 조던 은퇴 후 그의 농구화를 잊고 살았던 팬들을 다시 소환하는 효과도 발휘했다. 또한 조던 브랜드는 징계 받은 농구화를 계승하는 모델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아웃솔(발바닥)에 ‘징계 받은 농구화’ (BANNED)라고 표시하기도 했다.

The Test
신제품 에어 조던은 사이즈가 크게 나오는 경우가 있었으나, 에어 조던 31은 볼이 넓지 않고 발등이 낮기 때문에 전형적인 나이키 사이즈를 생각하고 사이즈를 선택하면 틀림없을 것이다. 신발 끈을 당기면 발등을 날카롭게 잡아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신발 끈을 통과시키는 고리를 신발의 발바닥 부분과 연결하여 신발 끈을 당기면 끈 고리까지 당겨지기 때문이다. 직물 느낌의 어퍼(upper, 신발의 윗부분. ‘갑피’라고도 부른다)가 발등을 부드럽게 감싸면서 단단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플라이위브(flyweave)라 부르는 직물 구조의 어퍼는 얇고 유연하면서도 쉽게 변형되지 않아 무게를 줄이는데 효과적인 소재이다. 발목 부분에는 천연소가죽이라고 해도 믿을 법한 고급 인조 가죽과 신축성이 좋은 스판덱스를 동시에 배치하여 발목 또한 편안하게 감싸준다. 꼭 농구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평상시에 고급스럽고 편안하게 신을 수 있게 만들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에어 조던 31은 나이키 농구화를 즐겨 신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전장(全長, full-length) 줌-에어를 내장했다.
그리고 줌-에어를 잘 눌러주는 역할을 하는 플라이트-스피드(flight-speed)를 발가락부터 뒤꿈치의 3/4 면적만큼 깔았다. 줌-에어를 신발의 아웃솔(밑창, 접지가 이루어지는 곳) 바로 위에 내장하고 플라이트-스피드를 덧붙이면서 기존의 줌-에어 농구화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코트 바닥을 민감하게 느끼는 기능은 다소 줄어든 대신 반발력이 더 좋아졌다. 그리고 앞부분의 줌-에어가 다소 돌출되어 적응하는데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 뒤꿈치가 더 낮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에어 조던 29와 에어 조던 30과 비교해 에어 조던 31의 쿠셔닝은 훨씬 부드럽다. 농구화의 기능이라는 면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상업적, 대중적인 접근을 위해 폭신한 쿠셔닝을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2009년의 줌 코비 4는 발목 부분에 아주 두툼한 패딩을 내장하면서 로우컷 농구화의 발목 지지를 확 바꿔놓았다. 에어 조던 31은 이것을 뛰어넘어 꼭 필요한 부분에만 밀도가 있는 패딩을 내장하여 발목을 잡아주고 있다. 모두 여섯 개의 돌기를 통해 뒤꿈치와 발목을 잡아주며 뒤꿈치를 두르는 플라스틱 구조물이 없이도 안정감을 선사한다. 나이키 르브론 시리즈만큼 발목을 사정없이 잡아주는 편은 아니지만 발목 높이에 어울리게 발목을 지지해준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앞부분의 줌-에어가 돌출되어 조금 어색한 감이 있다. 측면으로 움직일 때 또한 마찬가지이다. 다행히 아웃트리거(out-trigger, 새끼발가락 부분의 아웃솔을 넓게 만들어 안정감을 보강하는 디자인)가 있어 불안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아웃솔의 성능에는 기복이 있다. 코트 바닥이 깨끗할 경우에는 길들이는 시간 없이 바로 끈적한 접지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아웃솔에 먼지가 붙으면 급격하게 성능이 떨어진다. 덕분에 계속해서 아웃솔을 손바닥으로 닦아줘야만 했다. 실외 코트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한다.

The Conclusion
매우 편안하고 유연하다. 아웃솔 성능의 기복을 빼면 기능에는 흠잡을 구석도 없다. 디자인에 집중한 덕분에 에어 조던을 잊고 살던 많은 팬들을 다시 불러 모았고, 신제품 에어 조던에 관심이 집중되는 결과도 얻었다. 가격(23만 9천원)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멋진 디자인에 가볍고 유연하고 편안한 전형적인 나이키 농구화를 좋아한다면 에어 조던 31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반면 실외 코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풍부한 쿠셔닝과 가성비가 중요하다면 조던 31보다는 다른 농구화를 찾는 것이 좋다.
사진_나이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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