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곽현 기자] 동부가 26일 LG를 꺾고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승리도 승리지만 점수를 보면 놀랍다. kt전에서 91-85로 승리한데 이어 이날은 98-71, 27점차 대승을 거뒀다.
2경기 연속 90점 이상의 고득점으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동부는 전통적으로 수비농구를 하는 팀이다. 김주성 입단 이후 위력적인 높이와 견고한 수비시스템을 이용해 상대의 득점을 묶는 농구를 해왔다. 그런 동부가 개막 이후 2경기에서 90점 이상을 거뒀다는 사실이 놀랍다.
기록을 찾아보면 동부가 개막 2경기에서 90점 이상을 거둔 것은 2000-2001시즌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 동부는 무려 5경기 연속 90점 이상을 득점한바 있다.
그 동안 수비팀 이미지가 강했던 동부, 이번 시즌 공격팀으로서 변모를 시도하려는 것일까?

▲맥키네스의 폭발력
이날 동부의 공격을 주도한 선수는 웬델 맥키네스(28, 192cm)다. 강철같은 몸과 엄청난 파워, 스피드, 점프력을 앞세워 LG의 골밑을 공략했다. 워낙 힘이 좋고 터프하다 보니 LG 국내선수들 같은 경우 맥키네스에 지레 겁을 먹을 정도였다. 1쿼터부터 덩크슛을 터뜨리며 기선제압을 한 맥키네스는 속공의 선두에 서며 득점을 이끌었다. 이날 맥키네스는 덩크슛 3개 포함 18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맥키네스는 경기 후 “지난 시즌보다 더 승리를 갈망하고 있다.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헤인즈, 에밋 같은 선수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부를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며 각오를 전했다.
로드 벤슨은 미스매치를 적극 활용했다. LG는 김종규가 부상으로 빠져 벤슨을 막을만한 마땅한 선수가 없었다. 제임스 메이스가 맥키네스를 막고 류종현에게 벤슨의 수비를 맡긴 LG다. 벤슨은 류종현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1:1을 시도했고, 많은 파울을 얻어냈다. 벤슨은 이날 자유투 10개 중 8개를 넣는 좋은 적중률을 보였다. 벤슨은 kt전에서도 자유투 7개를 모두 성공시킨바 있다. 현재 벤슨의 자유투 성공률은 88.2%나 된다. 통산 성공률이 59.7%임을 비춰볼 때 초반 스타트가 상당히 좋다고 할 수 있다.
허웅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허웅은 내외곽을 넘나드는 활약 속에 18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빠른 스피드로 속공을 성공시켰고, 풀업점프슛, 스텝백 점프슛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이날 두경민의 발목부상을 완벽히 메운 선수가 김현호다. 김현호는 1쿼터 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11점 3스틸로 깜짝 활약, 안정적으로 백코트를 이끌었다. 김현호는 “시즌을 준비하면서 정말 열심히 훈련을 했다”며 “동부의 백업가드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데, 그런 편견을 깨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날 동부는 6명의 선수가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하며 고르게 활약했다. 팀 필드골성공률이 59%에 이를 정도로 적중률이 높았다. 3점슛도 20개 중 10개를 넣었다. 어시스트 21개가 나왔는데, 이는 패스 게임에 의한 득점이 많이 나왔다는 의미다.
2경기 연속 고득점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빠른 경기 템포, 적중률 높은 득점력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김영만 감독은 2경기 연속 다득점에 대해 “외국선수들이 높이도 좋은데 기동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특히 맥키네스가 러닝게임에 강점이 있다”며 외국선수들의 선전을 이유로 꼽았다.

▲김주성의 9,500득점
의미 있는 대기록도 나왔다. 김주성(37, 205cm)은 이날 1쿼터 3분 15초를 남기고 자유투 1구를 성공시켜 역대 3번째로 정규리그 9,500득점 달성에 성공했다. 김주성보다 먼저 이 기록을 달성한 이는 단 2명 있다.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서장훈과 KCC 추승균 감독이다.
김주성은 오랜 시간 꾸준히 선수생활을 이어오고 있기에 이런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김주성은 이날 11점에 7리바운드 6어시스트 2블록으로 펄펄 날았다. 2, 3쿼터에 외국선수가 2명이 뛰면서 김주성은 1, 4쿼터에 많은 시간을 뛰고 있다. 동부로서는 김주성의 체력을 비축해주고, 1, 4쿼터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든 셈이다.
김영만 감독은 김주성의 기록 달성에 대해 “워낙 성실하고 몸 관리를 잘 하는 선수다. 후배들도 편하게 만들어준다. 앞으로 계속해서 기록을 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이날 경기로 인해 정규리그 통산 득점이 9,510점이 됐다. 이번 시즌 10,000득점 돌파도 도전해볼만 하다. 남은 경기는 52경기. 평균 10점씩만 넣는다면 이번 시즌 안에 역대 3번째로 10,000득점 돌파가 가능하다.

▲LG 메이스의 데뷔전
레이션 테리의 대체선수로 영입한 제임스 메이스(30, 201cm)가 이날 KBL 데뷔전을 가졌다. 메이스는 이탈리아, 터키 등 유럽리그에서 뛰며 기량을 인정받아온 선수다. 과거 자유계약 시절에도 각 구단 레이더망에 잡혔던 선수로 현 드래프트 제도에는 올만한 선수가 아니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때문에 그의 기량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
메이스는 1, 2쿼터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벤슨, 맥키네스, 김주성, 윤호영이 버티는 동부의 포스트진을 거의 홀로 상대하다시피하며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골밑에서 힘과 순발력, 점프력이 상당했다. 2쿼터 벤슨의 공을 가로채 덩크로 연결시키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메이스는 이날 20점 1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영만 감독은 메이스에 대해 “저돌적이더라. 공격리바운드 참여가 굉장히 좋다. 힘이 좋아서 혼자 막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평했다.
다만 후반에는 다소 체력이 떨어진 듯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 했다. 외곽에서의 슈팅도 그다지 위협적이지 못 했다. 부상으로 한 동안 쉬었다는 메이스는 아직 체력이나 경기감각이 완전치 못 한 것으로 보인다. 100% 컨디션을 찾는다면 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특히 김종규가 합류한다면 LG의 골밑은 더욱 든든해질 것이다.
이날 LG의 경기력은 아쉬움이 남았다. 2쿼터까지는 동부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3쿼터부터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갔다. 특히 동부의 변칙적인 지역방어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 했다.
단신 외국선수 마이클 이페브라는 좋은 개인능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아직 외국선수들과 국내선수들 간의 유기적인 호흡은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선수들 간의 약속된 움직임을 더욱 맞출 필요가 있다.

▲홈팬들의 특별한 응원
하프타임에 인상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응원단장이 코트로 나오더니 관중들에게 자리에서 일어나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부분의 관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다른 경기장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그만큼 원주 팬들은 적극적이다.
이후 관중들과 다 함께 GOD의 ‘촛불 하나’를 불렀다. 이미래 치어리더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부르며 호응을 유도했다. 이 치어리더의 노래 솜씨는 수준급이었다. 관중들도 하나가 돼 노래를 완창했다.
이러한 응원전 덕에 체육관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팬들이 한마음이 돼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선수들 역시 이러한 팬들의 기운을 충분히 받았을 것이다. 3쿼터부터 경기를 압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닐까?
#사진 -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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