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박정훈 칼럼니스트] 고양 오리온이 27일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진 2016-2017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99-67로 이겼다. 스위치디펜스와 지역방어의 성공, 높이와 속도의 우위를 앞세운 완벽한 승리였다. 개막 후 2연승을 기록한 오리온은 선두로 뛰어 오르며 삼성, 동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 비슷한 작전을 들고 나온 오리온과 kt
1쿼터 두 팀은 비슷한 작전을 들고 나왔다. 공격은 포스트업 시도 없는 올-아웃, 수비는 상대팀 에이스를 집중 견제하는 방법이었다. 초반 성적표는 공격은 성공적, 수비는 아쉬움이었다. 오리온의 에이스 애런 헤인즈(199cm)는 첫 2번의 공격에서 내-외곽의 동료에게 어시스트를 배달했고 그 후 돌파, 포스트업을 통해 직접 림을 공략했다. kt 공격의 핵 조성민(190cm)은 오리온의 집중 수비(픽&롤 시도하면 바꿔막기에 이은 더블팀)를 상대로 무리하지 않고 패스를 선택하며 이재도(180cm)의 연속 3점슛 성공에 기여했다. 1쿼터 6분 39초, 오리온이 14-11로 근소하게 앞서나갔다.
두 팀의 공격 호조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오리온의 공격은 김동욱(194cm)이 주도했다. 김동욱은 자신보다 작은 kt 조성민, 김종범(190cm)을 상대로 포스트업을 시도하며 어시스트(최진수의 3점슛)와 득점을 기록했다. 장재석(203cm)과 호흡을 맞춘 픽&롤을 통해 3점 플레이도 만들어냈다. 이에 맞서는 kt의 공격은 내-외곽의 조화가 돋보였다. 박상오(196cm)와 김종범은 약속된 움직임에 의해 골밑 득점을 올렸고 이재도는 본인의 경기 3번째 3점슛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좋은 타이밍에 던진 김종범의 3점슛이 림을 외면한 부분은 아쉬웠다. 오리온이 25-18로 앞서며 1쿼터가 끝났다.
▲ 희비 엇갈린 바셋과 이재도
2쿼터 초반 두 팀 포인트가드의 희비가 엇갈렸다. 오리온의 포인트가드 오데리언 바셋(185cm)의 활약은 뛰어났다. 바셋은 kt 이재도의 수비를 상대로 돌파와 속공 마무리를 통해 연속 득점을 올렸다. 기술도 좋았지만 스피드, 점프력, 힘 등이 더 뛰어났다. 반면 kt 포인트가드 이재도의 활약은 아쉬웠다. 바셋에 비해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코트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돌파, 아웃 넘버를 초래한 가로채기 시도는 상대에게 속공 빌미를 제공하는 무리한 플레이였다. 2쿼터 3분 42초, 오리온이 35-25로 앞서나갔다.
이후 경기는 득점 쟁탈전으로 전개됐다. kt는 수비 변화에 대한 대응이 좋았다. 오리온의 바뀐 수비(3-2지역방어)를 맞아 첫 공격에서 전형적인 존어택에 의한 이광재(184cm)의 3점슛이 성공됐다. 오리온이 바로 대인방어로 변화를 줬을 때는 제스퍼 존슨(199cm)의 피딩에 이은 이재도의 3점슛이 작렬했다. 또 다시 펼쳐진 오리온의 3-2지역방어는 왼쪽 코너에서 터진 박상오의 3점슛으로 격파했다. 이에 맞서는 오리온의 공격은 외국선수들이 주도했다. 바셋과 헤인즈는 속공 상황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번갈아 득점했다. 3쿼터 3분 1초를 남기고 오리온의 10점차 리드(44-34)가 계속됐다.
두 팀의 화력 대결은 2쿼터 후반에도 이어졌다. kt의 득점은 제스퍼 존슨, 래리 고든(191cm), 박상오가 이끌었다. 하프코트 공격은 고든이 하이-로우 게임, 포스트업을 통해 득점을 주도했고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는 박상오가 좋은 결정력을 보여줬다. 존슨은 두 선수에게 도움을 배달하는 조력자로 활약했다. 오리온은 외국인 듀오를 앞세워 맞섰다. 헤인즈는 중거리슛, 3점슛, 골밑슛을 차례로 넣으며 코트 어떤 위치에서도 득점이 가능하다는 걸 증명했고, 바셋은 날카로운 돌파에 이은 슬램덩크를 작렬시켰다. 오리온이 53-42로 앞서며 2쿼터가 끝났다.
▲지역방어의 실패와 성공
kt 조동현 감독은 하프타임 인터뷰에서 헤인즈에 대한 도움수비 실패, 속공을 허용한 트랜지션의 아쉬움을 전반전 열세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리고 3쿼터 초반 2-3지역방어를 꺼내들었다. 존이 속공 방어에 취약하다는 걸 생각하면 우선순위로 헤인즈 봉쇄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 결정은 실패였다. 오리온은 45도 3점슛 라인을 잘라 들어가는 움직임을 통해 림을 공략했고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헤인즈가 연결해서 바셋이 마무리한 속공 득점도 나왔다. 헤인즈 수비를 위해 택한 kt의 지역방어를 무력화 시킨 것이다. 3쿼터 2분 17초, 오리온은 63-44로 앞서나갔다.
kt는 수비를 대인방어로 바꿨다. 그리고 남은 3쿼터는 두 팀의 득점 전쟁으로 채워졌다. 오리온의 공격은 바셋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그는 픽&롤의 볼핸들러로 나서며 이승현(197cm)의 3점 플레이를 도왔다. 자신에게 수비가 집중되면 반대편 기회를 봐주는 방법으로 이승현, 최진수(203cm)의 중거리슛 성공에 기여했다. kt는 고든을 앞세워 대항했다. 존슨(체력 저하)과 조성민(바꿔막기), 이재도(바셋의 수비)가 막힌 상황에서 고든은 주 공격수로 나섰고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 중거리슛, 자유투 등을 통해 득점을 올렸다. 오리온이 73-56로 앞서며 3쿼터가 끝났다.
오리온은 4쿼터 시작과 함께 3-2지역방어를 펼쳤다. 김동욱이 앞선 중앙, 헤인즈-이승현이 2선을 지키는 드롭존이었다. kt는 지역방어를 상대로 외곽슛 기회를 잘 만들었다. 하지만 천대현(193cm), 이광재, 박지훈(184cm)이 던진 3점슛이 차례로 림을 외면했다. 오리온은 수비의 성공을 헤인즈가 마무리하는 속공으로 연결시켰다. 하프코트 공격은 신장의 우위를 살리는 방법(김동욱, 헤인즈의 포스트업)으로 진행됐다. 오리온은 경기 종료 7분 2초를 남기고 82-58, 24점차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수비, 높이, 속도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오리온
오리온은 kt를 손쉽게 제압했다. 가장 큰 승인은 수비가 훌륭했기 때문이다. 오리온 수비의 기본은 바꿔막기였다. kt가 스크린 공격을 펼치면 바로 바꿔 막으며 외곽 공격을 견제했다. kt 에이스 조성민에 대한 수비는 한발 더 나아갔다. 조성민이 픽&롤을 시도하면 바로 바꿔 막은 후 근처의 외곽 수비수가 도와주는 이중 수비가 펼쳐졌다. 4쿼터에는 마무리 카드로 3-2지역방어를 선택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 날 오리온은 kt의 3점슛(7/26)을 잘 막아냈고 조성민에게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kt는 높이에서 열세였다. 오리온 장신 포워드 군단의 포스트업을 막을 수비수가 부족했고 페인트존에 침투하는 바셋에게 긴장감을 안길 빅맨도 없었다. 이에 대비해서 제스퍼가 골밑에 위치하는 다운 수비를 펼쳤지만 효과가 없었다. 공격도 문제였다. 에이스 조성민은 바꿔막기에 완전히 막혔고, 체력이 떨어진 존슨은 날카로움이 없었다. 이재도, 고든이 분전했지만 팀 야투 성공률(37%)이 너무 낮았다. 속공 허용의 빌미를 제공한 상태에서 속도전에도 밀렸다. 페인트존에서 54점을 내줄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사진 – 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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