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리그] 스페인 접수를 준비중인 체코 가드, 옐리넥

이민욱 기자 / 기사승인 : 2016-10-31 04: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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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민욱 칼럼니스트] 2016-2017시즌 스페인리그(Liga Endesa)의 모라방크 안도라(Morabanc Andorra) 소속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체코 출신의 데이비드 옐리넥(196cm, 가드)은 초반이기는 하지만 스페인리그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스페인을 넘어 NBA 팀인 댈러스 매버릭스의 관심 리스트에도 올라있는 옐리넥. 그가 어떤 선수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유럽 프로 무대에서의 옐리넥
1990년생으로 체코(옐리넥이 태어났을 때는 체코슬로바키아였다)의 브르노(Brno)에서 태어난 옐리넥은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프로리그에서 현역 최다 득점(11526점) 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자국 내에서는 스타 농구 선수였던 조제프 옐리넥의 아들이다.


체코 내에서는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옐리넥은 2007년 만 17세의 나이로 스페인리그의 호벤투트(2007-2012) 유스 팀에 입단하게 되었다.


호벤투트는 스페인 내에서도 수준급의 유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팀으로 유명하다. 스페인 대표팀의 리키 루비오(193cm, 가드), 루디 페르난데스(198cm, 가드/포워드)가 바로 호벤투트의 손을 거쳐 스페인리그의 스타로 성장한 케이스다.


NBA 무대에서 감각적인 패싱을 뽐내고 있는 LA 레이커스의 1983년생 가드 마르셀로 후에르타스(191cm, 가드) 역시 호벤투트 출신으로 20대 초반 브라질 리그에서 스페인리그로 넘어올 때 후에르타스가 처음으로 선택한 스페인 팀이 바로 호벤투트(2004-2007)였다.


2008-2009시즌 호벤투트의 성인 팀에서 데뷔전을 치른 옐리넥은 이후 2010-2011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풀-타임을 소화하며 스페인리그 경기에 나섰다.


옐리넥의 스페인리그 기록


2010-2011시즌: 34경기 15.4분 출장 7.0점 1.6리바운드 0.7어시스트
2011-2012시즌: 34경기 18.6분 출장 7.6점 1.2리바운드 0.8어시스트




이 때 옐리넥은 스페인리그를 대표하는 촉망받는 신예로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2010-2011시즌(수상자는 당시 후엔라브라다 소속이었던 구스타보 아욘)에는 스페인리그 라이징 스타상 후보로도 올랐다.


옐리넥이 스페인리그에서 잘 나가다보니 NBA 팀도 그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해당 팀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2012년 3월 21일이었다. 유럽농구 유망주들의 소식을 올리는 유로홉스(Eurohopes) 트위터에는 미네소타의 스카우트 다르코 듀리시치가 그란 카나리아와 호벤투트와의 경기에 옐리넥을 보기 위해 경기를 관전했다는 뉴스가 올라오기도 했다.


2011-2012시즌이 끝나고 옐리넥은 호벤투트를 떠나게 된다. 2012년 여름 터키리그의 올린 에디르네(Olin Edirne)로 이적하였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2012-2013시즌 중이던 2013년 1월 다시 스페인리그의 라보랄 쿠차(Laboral Kutxa) 로 팀을 옮긴다.


라보랄 쿠차 시절 유로리그 포커스 온 코너에 나온 옐리넥
https://www.youtube.com/watch?v=Q_NbIBfCRKY


스페인리그와 유로리그에 나서는 라보랄 쿠차(현 바스코니아)에서 옐리넥은 2013-2014시즌 팀의 핵심 전력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으나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팀에서 조금씩 자기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옐리넥은 2014년 8월 라보랄을 떠나 VTB 유나이티드 리그(VTB United League)의 크라스니 크릴리야(Krasnye Krylia 2014년)로 둥지를 옮긴다. 하지만 2014-2015시즌이 한창이던 2015년 1월 2일 터키의 USAK로 다시 이적하게 된다.


유럽에서 불과 몇 개월 만에 그것도 시즌 중에 팀을 다시 옮기는 건 좋은 행보라고 볼 수 없다. 팀이 선수를 데려왔으면 그만한 기대치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냉정하게 봤을 때 옐리넥은 이 시기 소속팀이 원하는 역할을 전혀 해내지 못했다.


물론 옐리넥이 머물던 팀들의 성적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이렇게 VTB 유나이티드 리그와 터키 리그에서 방황하던 옐리넥에게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준 건 바로 폴란드리그(PLK)였다.


2015년 8월 21일 폴란드리그 팀인 안빌 브워츠와베크(Anwil Włocławek)로 향한 옐리넥은 2015-2016시즌 폴란드리그 42경기(플레이오프 포함)에서 평균 17.0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옐리넥의 활약 뒤에는 이고르 밀리시치 안빌 감독이 있었다. 밀리시치 감독은 평균 29.9분이나 옐리넥을 경기에 출장시킬 정도로 굳건한 신뢰를 보냈다(2016년 3월 6일 FIBA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사에서 옐리넥은 밀리시치 감독에게 공개적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옐리넥은 자신을 믿어준 밀리시치 감독에게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으로 화끈하게 보답했다. 안빌은 2014-2015 정규시즌만 하더라도 16팀 중 12위를 차지했던 팀이었다.


하지만 옐리넥이 합류하면서 2015-2016 정규시즌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으며 플레이오프에도 나가 4강(최종 성적 4위)까지 진출했다. 그리고 이 시기 유럽에서 옐리넥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던 댈러스의 관심까지 이끌어냈다.


2015-2016시즌 폴란드리그를 뜨겁게 달군 옐리넥 하이라이트
https://vimeo.com/153363503


2015-2016시즌 옐리넥의 폴란드리그 기록


평균 17.0점 4.5리바운드 2.0어시스트 1.1스틸.




2016년 7월 초, 엘리넥은 안도라의 품에 안기면서 2년 만에 스페인 무대로 컴백했다. 안도라는 2015-2016시즌 옐리넥이 오기 직전의 안빌과 팀 사정이 비슷해 보였다.


1995-1996시즌 스페인리그에서 19위를 차지하며 강등된 안도라는 오랫동안 1부 리그로 올라오지 못하다가 18년이 지난 2013-2014시즌 2부 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고 1부 리그로 올라왔다.


1부 리그로 돌아온 안도라는 지난 두 시즌(2014-2015, 2015-2016)모두 14위를 차지한 하위권 팀이었다(2014-2015, 2015-2016시즌 스페인리그 참가 팀 수는 모두 18팀이었다).


물론 정규시즌 초반이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기는 하나 현재까지 안도라의 옐리넥 영입은 성공적인 것 같다.


옐리넥은 폴란드리그에서의 상승세를 스페인리그에서도 계속 이어가면서 엄청난 득점력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스페인리그에서 옐리넥의 하이라이트 경기는 그란 카나리아전과 호벤투트전이 아닐까 싶다.


당시 옐리넥은 각각 19점(자유투 4/4), 20점(24분 출장 3점 2/2 자유투 6/6)의 고득점을 올렸으며 팀은 옐리넥의 득점포를 앞세워 2경기(97-89, 92-73) 모두 승리했다. 이 기간 동안 옐리넥의 3점 슛 성공률은 무려 83.3%(5/6)였다.


옐리넥의 다득점 행진이 더 놀라웠던 건 득점 대비 출장시간도 한 몫 한다. 두 경기에서 옐리넥의 출장시간은 고작 27분 59초, 24분 38초에 불과했다.



체코 대표팀에서의 옐리넥은?


이제 대표팀에서 옐리넥의 활약을 살펴보자. 유로바스켓 2009 강등라운드에서 옐리넥은 만 19세의 나이로 동갑내기 얀 베슬리(211cm, 센터)와 한 살 아래(1991년생)인 토마스 사토란스키(201cm, 가드)와 함께 성인 대표팀 경기에 나섰다.


당시 이들의 나이는 놀랍게도 10대였고 이는 체코 대표팀 농구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후 옐리넥은 꾸준히 베슬리 사토란스키와 함께 대표팀 경기에 나섰으며 최근에 열린 유로바스켓 2015 본선에서는 체코의 벤치 멤버로 나와 올림픽 최종예선 행에 크게 기여한다.


당시 그가 벤치에서 나와 기록한 평균 득점은 고작 4.8점. 사실 기록만 봐서는 그다지 눈에 띄는 활약상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속을 잘 들여다보면 옐리넥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그는 큰 경기와 중요한 시기에 놀라운 힘을 발휘했다.


16강전 크로아티아(80-59 체코 승)와의 경기에서 옐리넥은 13점을 넣으며 체코의 21점차 대승의 주역이 되었는데 특히 2쿼터가 대박이었다.


2쿼터에서 옐리넥은 11점을 몰아넣는 대단한 집중력을 보여줬고 이 때 체코는 경기 분위기를 확실하게 자신들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7-8위 순위 결정전이었던 라트비아(97-70 체코 승)전에서 옐리넥은 또 다시 두 자리 수 득점(11점)을 해내면서 체코 승리에 숨은 공헌을 했다. 이 경기를 이기면서 체코는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올해 옐리넥은 올림픽 최종예선에 나가는 체코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되었다. 2015-2016시즌 폴란드 무대에서 활약도 괜찮았기에 큰 문제가 없으면 최종예선에 나가는 것이 당연해보였다.


하지만 최종예선에 나가는 체코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에 옐리넥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왜일까? 옐리넥의 탈락이 최종 결정된 건 특히 올해 6월 30일(현지 시각) 멕시코(82-53 체코 승)와의 평가전이 끝난 직후였다.


멕시코 전에서 옐리넥은 팀 내 최다득점(15점)자였을 정도로 몸 상태에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로넨 긴즈버그 체코 대표팀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7월 1일 FIBA 홈페이지에 올라온 뉴스에 따르면 긴즈버그 감독이 옐리넥을 탈락시킨 이유는 두 가지였다.



먼저 대표팀 훈련 기간 중 그가 댈러스의 미니 캠프 참가로 생긴 공백으로 대표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점. 다음으로 대표팀에는 그의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체코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긴즈버그 감독은 “체코가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못 보여줬을 때 사람들이 왜 옐리넥을 안 뽑았냐고 비난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이후 최종예선에서 긴즈버그 감독의 ‘옐리넥의 대표팀 제외’는 잘못된 선택임이 제대로 입증됐다.


최종예선에 나선 체코는 경기력이 작년 유로바스켓만 못했다. 당시 체코는 사토란스키와 베슬리에 의한 공격 의존도가 컸다.


이 때 다른 선수들의 뒷받침이 필요한데 만 36세의 노장 가드 이리 웰쉬(201cm, 가드)가 ‘베테랑의 품격’에 걸 맞는 활약을 펼쳤을 뿐 그 외 선수들의 활약은 아쉬웠다. 옐리넥의 부재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옐리넥의 장, 단점은?


최근 옐리넥은 과거에 비해 경기 스타일이 조금 달라졌다. 공격 루트가 다양해진 것. 본인이 더 큰 무대로 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옐리넥은 원래 정확한 슈팅 능력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슈터였다. 하지만 현재는 슛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자신을 맡은 수비수와 스크리너 사이를 파고드는 드리블 돌파(‘스플릿 더 디펜스’ 로 불리기도 한다)를 실전에서 사용하는 등 돌파 공격 향상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옐리넥의 현란한 드리블 돌파
https://www.youtube.com/watch?v=bJtBh45ARw0


그는 유려한 스텝과 타이밍 조절에 의한 돌파에 능하다. 예전보다 림 근처에서 시도하는 공격도 많이 깔끔해지고 정교해졌다.


플로터와 더블 클러치도 실전에서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안다. 리바운드 가담에도 무척 적극적이다.


다만 수비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발전 가능성은 보인다. 사이드 스텝은 과거에 비해서 기민해졌고 상대 움직임을 정확하게 읽고 따라붙는 능력도 많이 개선되었으며 도움 수비를 들어오는 타이밍도 괜찮다.


하지만 현대 농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수비라고 볼 수 있는 상대 스크린에 대한 대응이 좋은 편이 아니다. 또한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수비에서 상대할 때 대처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


아울러 공격에서는 볼을 안전하게 지키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과거에 비해 볼 핸들링 실력이 많이 좋아졌지만 피지컬한 상대 수비가 강하게 압박을 가하면 당황하는 기색이 종종 엿보인다.



댈러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옐리넥
옐리넥이 호벤투트에 있던 시절 미네소타가 옐리넥을 유심히 지켜본 적은 있지만 현재 NBA 팀들 중 옐리넥에게 가장 지극 정성을 쏟는 팀은 댈러스인 것 같다.


2016년 6월 18일자 유로훕스(Eurohoops)에서 옐리넥은 당시 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하는 대표팀 훈련에서 잠시 빠지고 댈러스의 초청을 받아 미니 캠프(6/20- 6/22)가 열리는 미국으로 건너간다는 뉴스가 실렸다.


사실 댈러스와 옐리넥은 오랜 연결고리가 있다. 2012년 옐리넥은 NBA 드래프트에서 언드래프티가 된 뒤 댈러스의 섬머리그 팀에 참가했다.


당시 옐리넥은 5경기에서 적은 출장시간(6분 3분 9분 4분 12분)에 제한적인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성적표(평균 득점 5.2점)는 출장시간 대비로 괜찮았다.


옐리넥의 섬머리그 최고 활약은 2012년 7월 15일에 열린 덴버 너게츠와의 경기에서 나왔다. 당시 벤치에서 나온 옐리넥은 이 날 불과 11분 56초의 출장시간에 11점(3점 2/4) 1스틸 1 블록슛을 기록했다.


이때의 옐리넥을 인상 깊게 봤는지 댈러스는 이후 유럽에 머물던 옐리넥의 경기를 모니터링 할 정도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으며 현재까지도 옐리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스페인으로 발걸음을 돌렸지만 옐리넥은 매버릭스의 미니 캠프 초청에 응한 뒤 유로훕스 기사에 실린 인터뷰에서 “미니 캠프 참가는 NBA 진출을 위한 중요한 단계다.” 라고 밝히기도 했다.


옐리넥은 대표팀 훈련을 하고 있었으나 댈러스의 미니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휴가를 내면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맡겼을 정도로 NBA 진출에 대해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옐리넥이 뛰고 있는 스페인리그에서는 검증을 끝마친 유망주들이나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NBA로 활발하게 진출하여 좋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2016-2017시즌 스페인리그에서 옐리넥이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안도라를 안빌처럼 플레이오프로 이끄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면 조만간 NBA 무대에서 옐리넥이 경기에 나서는 장면을 볼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 사진=유로리그 유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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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욱 기자 이민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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