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볼 다이어리] 잠시 잊어도 될 것들 : 네임밸류, 팀 승패

손대범 기자 / 기사승인 : 2016-11-08 02:24: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손대범 기자] 판타지볼은 국내 최초로 한국프로농구(KBL)를 대상으로 한 판타지 게임이다. 그날 그날의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 스틸, 3점슛, 실책 등 계량 기록을 대상으로 승, 패를 가린다. 각 항목마다 판타지볼 포인트(FBP)가 부여되어 이를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사람이 이긴다. 항목별 FBP는 다음과 같다.


득점-1.0
3점슛-0.5
리바운드-1.2
어시스트-1.2
스틸-2.0
블록-2.0
실책-(-1.0)



오픈베타테스트 시작 후 나는 여러 농구전문기자, 해설위원들과 조를 이루어 게임을 가졌다. 판타지볼의 경우 데일리 드래프트 방식으로, 그날그날 마음에 맞는 이들과 경기를 치르는 팀 대상으로 선수 선발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몇 시즌 전, 나는 ESPN에서 서비스하는 NBA 판타지게임에서 르브론 제임스를 뽑았으나 바쁜 나머지 르브론을 벤치에만 두고 몇 개월을 허비한 적이 있다.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그때 같은 리그 멤버들로부터 받았던 조롱과 비난을 생각해본다면 내 입장에서는 차라리 데일리 드래프트가 낫다는 생각도 해본다.



+ 사진 설명 : 라틀리프와 빅터면 다 될 줄 알았다. +




# 네임밸류 따라갔다가 낭패


판타지볼의 가장 큰 난관은 샐러리캡을 맞추는 일이다. 개인당 소진할 수 있는 금액은 200만원인데, 외국선수 2명을 넣고나면 60%가 사라진다. 물론 외국선수 2명이서 판타스틱한 활약을 보이면 그래도 중간은 간다. 그런데 어중간하게 이름만 믿고 갔다가 낭패를 보는 수도 있다.


11월 4일 금요일 경기가 대표적이다. 커스버트 빅터와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영입하는데 연봉의 대부분(120만원)을 쓴 나는 결국 나머지 국내선수를 주희정과 이관희로 채워야 했는데, 두 선수의 기록은 도합 6점 5리바운드 1어시스트 0블록 0실책이었다. (빅터도 부상으로 장시간 소화하지 못했다.)


반면 같은 리그 1위를 차지한 최연길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마이클 크레익과 찰스 로드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두 선수 모두 라틀리프보다 연봉이 저렴했지만, 크레익은 이날 18득점 11리바운드로 활약했고, 로드 역시 메인 옵션으로서 14득점 18리바운드 3블록을 기록했다. 블록은 한 개당 2.0 FBP라는 사실! 필자의 경우, 라틀리프의 블록을 기대했는데, 애석하게도 이날 라틀리프는 블록슛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최 위원의 경우 국내선수 라인업에 김지완이 14득점으로 깜짝 활약을 하면서 자신의 평균 FBP(14.1)을 훨씬 웃도는 27.0FBP를 기록했다.


8명이 참가한 이 그룹에서 나는 5위에 그쳤다.


(적어도 판타지게임에서는 라틀리프와 크레익을 선발할 때는 고민을 좀 하게 될 것 같다. 어차피 선발은 라틀리프이지만, 매치업에 따라 크레익이 단시간에 보이는 임팩트가 워낙 크기에 개인 기록에도 서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팀 승패는 중요하지 않아


판타지게임은 팀 승패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하위팀 에이스일수록 비중이 높게 나와 재미를 볼 때가 많다. 11월 5일 토요일 경기에서는 전략을 바꾸어 하위팀 위주로 선발했다.


리오 라이온스(KCC)가 효자가 됐다. 35득점 12리바운드 7어시스트 1스틸. 자신의 평균 FBP는 38.2점이었는데, 이날 SK를 상대로는 무려 58.8 FBP를 기록했다.


센터 포지션에는 kt의 김현민을 투입했다. 연봉 19만원의 김현민은 팀내 센터자원이 부족한 가운데, 올 시즌 8.3득점 5.0리바운드 1.3블록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4-2015시즌에도 그는 8.3득점 4.8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지금보다 안정적이진 못했다. 이날도 LG를 상대로 7득점 5리바운드 1블록으로 분투했다. 평균에 근접한 수치를 내준 것이다.


외국선수로 뽑은 마이클 이페브라가 7득점으로 부진했지만, 라이온스-김현민-김영환의 활약으로 나는 7명 그룹에서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팬들 입장에서 KCC와 kt의 패배는 아쉬웠겠지만, 선수 개인의 기록을 바탕으로하는 판타지 게임에서는 그런 부분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다.


한편, 이날 이 그룹 1위는 점프볼 인터넷기자 출신의 H기자가 차지했는데, 그는 데이비드 사이먼만 외국선수로 기용하고 고르게 국내선수를 채택하는 방식으로 효과를 보았다. 이정현(26득점), 최준용(12리바운드), 김영환(15득점 5리바운드) 등이 FBP를 골고루 높여줬다. 흥미로운 건 H기자의 소속팀도 LG를 제외하면 모두 패했다는 사실!



# 웃다 울다


KBL은 흔히들 '뻔한 선수의 뻔한 활약'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그날그날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시즌이 끝나는 날에는 '평균의 법칙'을 따라 숫자가 제 자리로 돌아가지만, 상대팀에 따라 영웅이 되고 역적이 되는 선수들은 달라진다는 의미다.


매치업에 따라, 그날 컨디션에 따라, 혹은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감독의 의중에 따라 그 선택의 결과가 달라진다.


11월 6일에는 두 그룹에서 각기 다른 라인업으로 도전했으나, 결과는 처참했다.


하지만 잠시나마 스스로 대견해한 상황도 있었다.


첫번째 그룹(편의상 A그룹)에서의 일이다.


오리온-전자랜드 경기였다. 오리온은 지난 주에 3경기를 치렀다. 삼성 전에서는 2차 연장을 갔고, 바로 전 경기에서도 연장전을 치러야 했다. 선수들이 지쳤을 것이라 생각해 주전 가드에 오데리언 바셋을, 포워드에 김강선을 넣었다. 안 쓰는 라인업을 쓰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마침 주전 라인업이 발표됐을 때 뿌듯함이 느껴졌다. 이틀 전, 스포츠동아 정지욱 기자의 "형은 소질이 없나봐요"라는 한 마디를 설욕하겠다는 마음에 불탔다. 예상대로 첫 경기에서 바셋은 21득점 4리바운드를, 김강선은 9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김강선의 시즌 FBP는 0.5점이었는데, 이날 무려 14.3 FBP를 기록했다. 1경기까지는 내가 1등이었다.


하지만 오후 4시 경기가 열리자 순위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간절한 만큼 갤럭시가 도와줄거라 생각했지만 갤럭시는 펑 터져버렸다. 일단 라틀리프는 더블더블을 해줬지만, 파트너 크레익이 더 빛났다. 23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휘저었다. 한 주간 잘 해줬던 김준일은 7점에 그쳤고, 이시즌의 기록지는 청순했다. 자괴감이 들고 괴로웠다.


A그룹 우승자는 KBL홍보팀 직원이었고, 정지욱 기자가 2위였다. 변기훈의 침묵으로 애가 타던 정지욱 기자였으나 김태술의 깜짝 대활약에 찰스 로드, 문태영의 대활약에 웃음 지었다.


우승자의 팀은 애런 헤인즈를 제외한 5명이 모두 국내선수였는데, 오세근의 더블더블 활약에 김선형의 13득점 9어시스트가 빛났다.


오세근의 FBP는 45.6점으로 11월 6일 3경기에 출전한 국내 선수 통틀어 가장 높았다. (전체 1위는 찰스 로드)



+ 사진 설명 : B그룹에서의 나의 팀, 그리고 처참한 성과 +




# 국내선수만으로 1위


또 다른 농구전문기자들과 격돌(?)한 B그룹으로 가보자. 이 그룹은 8명이었다.


나의 라인업은 김지완-변기훈-전성현-함지훈-찰스 로드-박찬희였는데, 변명부터 하자면, 찰스 로드와 함지훈에 초점을 두고 김지완이 주중 경기에서 보인 활약을 재현해줄 것이라 기대했으며, 전성현이 지친 KGC인삼공사의 활력이 되어줄 것이라 기도했으나, 물거품이 됐다. 로드와 함지훈을 제외하면 누구도 10점 이상 못 올렸으며, 박찬희까지 포함한 3명을 제외하면 누구도 리바운드 3개 이상을 걷어내지 못했다.


나의 FBP는 105.1점. 1위(145.5점)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1위팀은 외국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대신 김태술, 이정현, 전준범, 이승현, 최준용이 말 그대로 고른 활약을 보였다. 더블더블은 없었지만 3점슛도 골고루, 리바운드 골고루, 어시스트도 골고루, 대신 공을 오래 갖고 있는 선수들이 몇 없다보니 실수도 없었다. 참고할 만한 부분이었다.


8위는 또 다른 국내농구전문 월간지인 더 바스켓의 박진호 편집장이었다. 박 편집장의 8위 사실이 알려지자, 그의 SNS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다.


"농구전문지 편집장이라는 X이 농구예측게임 꼴찌라니! 대국민사과라도 해야하는거 아니야. 으하하하. 다른 농구 편집장들은 200점씩 했겠다!!!"



죄송합니다. 다른 농구편집장은 7위였습니다. ㅠㅠ.


# 사진=점프볼 자료사진(유용우, 이청하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손대범 기자 손대범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