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고양/이원호 인터넷기자] 에이스 헤인즈가 부진하자 베테랑 김동욱의 가치가 더욱더 빛났다. 김동욱은 1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22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오리온의 승리(95-86)에 기여했다.
오리온은 초반부터 애런 헤인즈(24득점 5리바운드), 김동욱의 득점포와 슈터들의 3점포가 연이어 터지며 19점차(40-21)까지 점수를 벌려 일찍이 승기를 잡은 듯 했다.
하지만 2쿼터부터 흐름이 SK쪽으로 빠르게 넘어갔다. 외국선수 두 명이 뛸 수 있는 2,3쿼터. SK의 코트니 심스(20득점 8리바운드), 테리코 화이트(27득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3점슛 5개), 김민수(17득점 8리바운드)가 골밑과 외곽에서 맹활약하며 3쿼터 중반 역전(52-54)을 허용했다.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될 뻔한 상황. 이때 베테랑 김동욱이 힘을 냈다. 김동욱은 리드를 허용하고 점수가 벌어질 수도 있던 상황(61-66)에서 따라붙는 3점 슛을 기록했고, 4쿼터 초반 동점(70-70) 상황에서도 자유투 득점과 중거리 슛을 기록하며 팀의 재역전을 이끌었다. 경기 막판에는 본인의 득점뿐만 아니라 동료들을 살려주는 3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노련함을 보이기도 했다.
오리온은 헤인즈가 여전히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다소 아쉬운 장면들을 보였다. 헤인즈는 지난 15일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승부처였던 4쿼터 무득점에 그쳤고, 수비에서도 김주성을 제대로 막지 못하며 3점슛 2개를 허용했다. 헤인즈가 후반에 부진하자 추일승 감독은 4쿼터 중반 이후부터 연장전까지 오데리언 바셋이 뛰게 했다.
헤인즈는 이날(19일) 1쿼터에만 15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내 최다득점(24득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2, 3쿼터에는 심스에게 무기력하게 막히며 1득점에 그쳤다. 3쿼터 중반 접전 상황에서는 두 명의 외국선수가 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진수와 교체되기도 했다. 그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4쿼터 초반 심스가 허리 통증으로 교체되면서 덩크슛을 선보이는 등 팀을 도운 헤인즈였지만 심스가 계속 뛰었다면 득점력을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었다.
김동욱은 이에 대해 "헤인즈도 나이가 들다보니 파괴력은 예전보다 떨어지지만 마무리 능력이 워낙 탁월한 선수다. 헤인즈을 믿고 있다"며 헤인즈에 대한 믿음과 함께 "오늘 같은 접전상황에서는 저나 헤인즈처럼 경험 있는 선수들이 중심을 지키며 벌려놨던 점수를 지켰어야 했다"며 승부처에서 베테랑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얘기했다.
김동욱은 충분히 제 역할을 수행해줬다. 팀 동료 이승현이 후반에만 18득점을 몰아치며 승리의 주역이 되기도 했지만, 1쿼터부터 꾸준히 득점을 기록하고, 중요한 상황마다 흐름을 가져온 건 김동욱이었다.
오리온은 이번 시즌 헤인즈, 바셋 뿐만 아니라 김동욱을 중심으로 한 공격 루트도 많이 가져가고 있다. 김동욱은 이번 시즌 평균 11.2득점으로 이승현(12.4득점)과 함께 팀 국내선수 중 유이하게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1라운드 첫 패배(104-107)를 기록했던 서울 삼성전에서는 개인 통산 최다인 31득점을 몰아치며 폭발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2점 성공률(50.6%)과 3점 성공률(40.6%)도 안정적이어서 효율성도 높다.
김동욱은 본인 공격뿐만 아니라 194cm의 신장 우위를 살려 미스 매치를 유발하며 슈터들의 오픈찬스를 돕고, 2대2플레이에도 능해 헤인즈, 이승현과 득점 장면을 연출해내고 있다. 타고난 센스를 바탕으로 간헐적으로 리딩 역할도 맡으며 어느새 팀 내 어시스트 1위(경기당 5.0개)를 기록하고 있다.
김동욱의 이러한 다재다능함이 빛을 발하며 오리온은 삼성(8승 3패)을 제치고 단독 1위(8승 2패)로 올라섰다. 헤인즈, 바셋만으로는 리그 전체 54경기를 지배할 수 없다. 결국에는 이날과 같이 김동욱, 이승현 등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뒷받침 되어줘야 한다.
경기 후 가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이승현이 체력문제에 대한 질문에 "(문)태종이형이랑 (김)동욱이형이 열심히 뛰는데 힘들다고 할 수 없다"고 얘기하자 옆에 있던 김동욱은 "난 괜찮아"라며 농담 섞인 말을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김동욱은 실제로 이번 시즌 평균 33분 46초를 뛰어 데뷔 후 두 번째(1위 : 2011-2012시즌, 35분 09초)로 출전시간이 길고 팀 내에서도 이승현(평균 34분 44초) 다음으로 길다. 김동욱은 이날도 양 팀 최장 시간인 36분 50초를 뛰었다. 그렇게 김동욱의 시간은 거꾸로 흐르고 있었다.
#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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