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볼 다이어리] 외국선수 올인, 만병통치약은 아니더라

손대범 기자 / 기사승인 : 2017-01-06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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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손대범 기자]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한국프로농구(KBL) 판타지게임에서 포인트가 가장 높은 선수는 대개 외국선수들이다. KBL 공식 판타지게임인 '판타지볼'에서도 판타지볼 포인트가 가장 높은 선수 1위부터 15위 사이에 국내선수는 3명 밖에 없다. 가장 높은 국내선수는 오세근(KGC인삼공사, 31.6점)으로 11위다. 팀 동료 이정현(KGC인삼공사)은 13위이고, 함지훈(모비스)은 14위다. 세 선수 모두 득점뿐 아니라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 여러 면에서 활약 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범위를 20위로 확장해도 국내선수는 김선형(SK)과 이승현(오리온)만이 보인다.

이렇다보니 외국선수를 넣으면 누구든 본전은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게 한다. 특히 제임스 메이스(LG), 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 데이비드 사이먼(KGC인삼공사)은 투자 효과가 확실히 리턴되는 선수들이다. 그런 만큼 연봉 부담도 크지만, 최소한 꼴찌는 피하게 해주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모두가 이런 효과를 주는 건 아니다. 193cm이하로 '단신 외국선수'로 분류되는 선수들은 다소 위험할 때도 있다. 아무래도 출전이 보장되는 쿼터는 2~3쿼터뿐이고, 그 외 쿼터는 장신선수들의 파울트러블과 같은 특이사항이 없는 이상 투입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단신 스코어러들의 장점은 분명 있다. 투입된 기간 중 공을 만지는 시간이 가장 길다. 실제로 2쿼터 평균득점 TOP10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1위- 헤인즈, 7.25득점(장신)
2위- 크레익, 7.23득점(단신)
3위- 사이먼, 7.19득점(장신)
4위- 맥키네스, 6.81득점(단신)
5위- 테리코 화이트, 6.44득점(단신)
6위- 찰스 로드, 6.12득점(장신)
6위- 라틀리프, 6.12득점(장신)
8위- 리오 라이온스, 5.96득점(장신)
9위- 마리오 리틀, 5.81득점(단신)
10위- 에릭 와이즈, 5.50득점(단신)

단신선수들이 만만치 않게 많다. 2~3쿼터 득점이 못해도 13~14점은 나온다고 봤을 때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 '가산점'이 붙는 항목을 고려하면 단신선수들에 대한 투자도 솔깃해질 때가 많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1월 5일 경기에서는 '외국선수 집중투자'로 인해 최하위의 굴욕을 맛봐야 했다. 필자가 농구전문기자, 해설위원들과 함께 하는 리그에서 일어난 일이다.

일단 게임은 참가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해 급하게 라인업을 짜야했다. 결국 찰스 로드(64만원)를 중심으로 마리오 리틀(50만원), 네이트 밀러(49만원)에 집중했다.

판타지볼은 무리한 '슈퍼팀' 결성을 막기 위해 샐러리캡을 20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세 선수에게 투자된 금액은 163만원. 결국 37만원으로 국내선수 세 명을 뽑아서 도전했다. 그래도 세 선수라면 평균만 해줘도 될 것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네이트 밀러는 주말 KGC인삼공사 전에서 무서운 득점력을 보이지 않았던가. 평소 리바운드 가담도 훌륭한 선수라 힘을 내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엉망이었다. 이제부터 그 처참한 성적표를 공개한다.


로드는 17득점 15리바운드 블록 3개를 기록했다. 로드는 이날 경기 전까지 3라운드 7경기에서 27.7득점을 기록 중이었다. 그런데 이날 LG를 상대로는 10점이나 부족한 17점에 그친 것이다. 게다가 실책도 4개나 기록했다. (앞선 LG와의 1,2경기에서도 그는 각각 25득점, 26득점씩을 기록했다.)

밀러와 리틀도 실망스러웠다. 네이트 밀러는 9점에 그쳤다. 지난 KGC전에서 그는 3쿼터에만 14점을 올리며 20점을 기록했다. 그 경기를 현장에서 취재한 나는 밀러의 상승세에 기대를 걸기로 햇다. 게다가 3라운드 들어서는 12월 31일 KCC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두 자리 득점을 기록해왔다. 가산점이 붙는 3점슛도 꼬박꼬박 기록했고 어시스트와 스틸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이날은 어시스트나 블록이도 없었고, 3점슛도 없었다. 실책은 3개나 기록했다. 평균 FBP 25.0점에 못 미치는 20.0이었다.

마리오 리틀도 마찬가지였다. 평균 28.4 FBP에서 많이 떨어지는 25.3점이었다. 13점은 좋았지만 그 외 공헌이 떨어졌다.

앞서 말했듯, 세 선수에게 집중하다보니 국내선수 선발은 이상했다. 이지원, 정성호, 류종현 세 명이 이 경기에서 남긴 FBP가 도합 0.0이었다. 이 말은 아예 코트에 나서지조차 못했다는 의미다.

반대로 1위를 차지한 최연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제임스 메이스를 택해 효과를 보았다. 이날 메이스는 38득점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로 활약했다. 가산점이 붙는 3점슛이 3개나 림을 통과하는 등 42.3 FBP를 상회하는 66.5 FBP를 기록했다. LG도 덕분에 이겼다.

이날 외국선수를 '빅-빅'으로 간 이들은 상위권을, '빅-스몰'로 택한 이들은 죄다 하위권이었다. 필자는 한술 더떠 국내선수의 공헌도를 무시했다가 낭패를 봤다.

혹자는 판타지는 복불복이라 한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결국 코트 위에서 경기하는 주체는 선수들이니 말이다.

실제로 제스퍼 존슨이 자신의 마지막 경기에서 18득점이나 기록할 지 누가 알았겠나. 이 선수의 3라운드 성적은 8.4점이었지만, 1월 4일 KGC와의 고별전에서는 3점슛 4개 포함 18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아마도 제스퍼 존슨을 선택한 이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반대로 '무조건 뽑는' 사이먼은 경기가 가비지 게임 양상으로 가자 일찍 벤치로 퇴근해 겨우(?) 20점 13리바운드에 그쳤다. 많은 판타지볼 유저들이 아쉬움을 금치 못했던 대목이다.

이처럼 선수들 활약은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그러나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국내 슈터, 국내 올-어라운더들의 작은 공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때로는 어중간한 외국선수 1명보다는 연봉은 절반에 불과해도 확실한 자원 2명이 나을 때가 있다.

# 사진=점프볼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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